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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직썰] 발행어음·CP 패닉…증권사 생존게임 시작됐다

한국투자·KB증권 안정성 주목…PF 리스크 관리가 열쇠
증권사 체질에 생존 갈려…당국, 초단기 금융규제 강화

  • 입력 2025.04.17 20:00
  • 수정 2025.04.28 08:59
  • 기자명 안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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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금융의 영향 아래 놓여 있습니다. 자금의 흐름에 따라 가정의 살림살이부터 기업의 흥망, 국가 경제의 성패까지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낯설고 어렵게 느껴집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금융권에서 벌어지는 주요 이슈를 소개하고, 그것이 사회 전반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 짚어보려 합니다. [편집자주]
서울 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전경, 여의도 증권가 모습. [연합뉴스]

[직썰 / 안중열 기자] 글로벌 경제 충격과 레고랜드 사태가 맞물려 촉발된 PF(Project Financing) 부실 문제가 초단기 금융시장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긴축 기조의 장기화와 금리 변동성 확대가 맞물리면서 발행어음과 기업어음(CP) 시장에 유동성도 막히고 있다.

증권사별 유동성 관리 역량과 자산 건전성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면서, 체질에 따라 생존 여부가 결정되는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증권사별 유동성 관리 역량 극명한 차이

한국투자증권은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유동성 비율 유지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 최소화 전략으로 시장 변동성에 강하다.

자체적인 유동성 통제 시스템과 선제적 신용 리스크 관리가 시장 불안정 속에서도 상대적 ‘안전지대’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다만 대체투자 자산군 쏠림은 중장기적으로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 외부 충격에 대비한 자산 다변화와 사업 포트폴리오의 유연성 확보가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를 통해 기본적인 충격 방어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다양한 지역과 자산군에 걸친 분산 투자 전략으로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다만 국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 부담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최근 비우량 PF 대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경기 둔화 국면에서 잠재 부실이 현실화될 경우 손실 흡수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금융지주 계열사의 탄탄한 자금 조달 기반을 바탕으로 양호한 유동성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단기 자금 시장의 변동성에도 비교적 견조한 대응이 가능하지만, 최근 PF 대출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점은 향후 리스크 트리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 고위험 군 PF 자산의 경우, 조기 경보 체계 강화와 신속한 리스크 관리도 요구된다.

KB증권은 유동성과 자산 건전성 측면에서 업계 최상위권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보수적인 자산 운용 전략과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외형 성장세가 다소 정체되면서, 수익성 개선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 강화가 필요하다.

신한투자증권은 단기 유동성 대응 역량은 우수하지만, 신사업 부문에 대한 내부 통제와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삼성증권은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를 줄이며 안정성을 확보했지만, 낮은 수익성과 경쟁력 약화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특히 수수료 기반 비즈니스 모델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무너진 ‘초단기 상품 안전신화’…금융당국, 발행어음·CP 규제 강화

2022년 레고랜드 사태와 2024년 부동산 PF 부실 사태를 거치면서 초단기 금융상품이 무조건 안전하다는 신화는 완전히 깨졌다.

지방정부 보증에 대한 신뢰 붕괴와 부동산 경기 침체는 CP·발행어음 시장을 급속히 위축시키며, 발행사 체질에 따라 시장 신뢰와 자금 조달 여건이 극명하게 갈리는 양상을 초래했다.

전문가들은 “발행사의 유동성 비율,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 신용등급 변동 추이를 상시 모니터링해야 한다”면서 “PF 대출 비중이 높은 기관은 시장 스트레스 상황에서 급격한 자금 경색에 직면할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초단기 금융시장의 리스크 누적을 방지하기 위해 발행어음과 CP 관련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PF 자산 편입 제한, 발행사 유동성 비율 상향,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 등이 주요 골자다.

당국은 “초단기 금융상품의 무분별한 발행은 실물경제 내 자금 흐름을 왜곡하고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며 선제적 리스크 억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자본시장 전문 변호사는 직썰과의 통화에서 “규제 강화는 단기적으로 증권사들의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으나, 체질 개선과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초단기 금융시장은 생존 능력을 증명한 소수의 무대로 재편되고 있다. 유동성 리스크를 통제하고 자산 구조를 다변화한 증권사만이 향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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