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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직썰] ‘빅5’ 금융지주의 명암…누가 진짜 강자인가

질의 경쟁 시대, 금융지주별 차별화 전략이 성패 가른다

  • 입력 2025.04.17 11:42
  • 수정 2025.04.28 09:00
  • 기자명 안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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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금융의 영향 아래 놓여 있습니다. 자금의 흐름에 따라 가정의 살림살이부터 기업의 흥망, 국가 경제의 성패까지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낯설고 어렵게 느껴집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금융권에서 벌어지는 주요 이슈를 소개하고, 그것이 사회 전반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 짚어보려 합니다. [편집자주]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감원, 5대 금융지주, 은행연합회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금융 상황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감원, 5대 금융지주, 은행연합회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금융 상황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썰 / 안중열 기자] 양적 팽창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질이 승부를 가른다.

5대 금융지주(신한·KB·하나·우리·NH농협)는 외형 면에서 비슷한 크기로 성장했지만, 전략과 내실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고금리, 부동산 리스크, 글로벌 불확실성이 겹친 시장 환경에서, 진짜 강자는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글로벌 확장성, 디지털 전환 역량을 가진 쪽이다. 

◇‘안정적 지배구조’ 신한금융, 글로벌 전략 선도

2001년 금융지주 체제를 가장 먼저 도입한 신한금융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지배구조 안정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총자산 698조원, 자기자본이익률(ROE) 8.2%를 기록했으며, 비은행 부문이 순이익 41%를 차지해 수익구조의 균형이 돋보인다.

특히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은행·카드 사업을 병행하며 글로벌 거점을 확장하고 있고, ESG·디지털 전환에도 적극적이다. TOAST,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협업해 미래 금융 역량도 키우는 중이다. 다만 내수 성장 정체와 MZ세대 대상 브랜드 파워는 보완 과제로 남아 있다.

◇‘자산 1위’ KB금융, 균형 잡힌 성장

총자산 714조원으로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KB금융은 ROE 8.5%, 자기자본비율(BIS)은 총자본비율의 16.1%로 자본건전성도 우수하다. 국민은행 중심의 안정적 내수 기반 위에 KB손보, KB증권, 푸르덴셜생명 등 비은행 계열사가 조화를 이루며, 비은행 부문이 순이익 38%를 차지한다.

디지털 전략 측면에서는 자산관리(WM) 기반의 ‘리브똑똑’ 플랫폼이 핵심 축이다. 다만 사업은 여전히 국내 중심에 머물고 있으며, 푸르덴셜생명 인수 이후 시너지 창출 속도가 더디다.

◇‘외환 DNA’ 하나금융, 글로벌 특화 전략

외환·무역금융에 강점을 가진 하나금융은 업계에서 가장 뚜렷한 글로벌 전략을 펼치고 있다. 외화자산 비중은 약 27%, 글로벌 부문 순이익 비중도 20%에 달한다. 총자산 635조원, ROE는 8.0% 수준이다.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으며, 하나증권·하나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도 성장세를 보인다. 다만 국내 리테일 브랜드 파워는 다소 약하고, 외환시장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도 상존한다.

◇‘외형 성장’ 우리금융, 리스크와 공존

2019년 지주사로 전환한 우리금융은 우리카드·우리종금 등 계열사 편입을 통해 빠른 외형 성장을 이뤄왔다. 총자산은 481조원, ROE는 7.9%이며, 순이자마진(NIM)은 1.89%로 빅5 중 가장 높다.

그러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비중이 5.8%로 부동산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WM·보험 부문 경쟁력도 다른 지주사보다 열위다.

◇‘안정적 전국망 기반’ NH농협금융, 구조 전환은 과제

전국 농협 네트워크와 정책금융 기능을 바탕으로 NH농협금융은 견고한 내수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총자산 540조원, ROE는 7.3%이며, 약 39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NH투자증권·NH농협생명도 업계 중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나, 농협중앙회와의 복합 지배구조, 디지털 전환 지연, 고령층 중심 고객 구성 등은 장기적 과제로 지목된다.

◇질이 경쟁력을 결정한다…‘리딩금융’의 조건 재정의

정량 지표가 평준화된 지금, 금융지주의 진짜 실력은 위기 대응력과 질적 성장 전략에서 갈린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며, 디지털 혁신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금융그룹만이 진정한 강자로 남게 된다.

양이 아닌 질의 시대, 리딩금융 조건은 다시 정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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