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현민 기자] 지난해 금리 인상기 집값 하락세와 맞물리면서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신규 가입 건수는 전년 대비 35% 가량 증가한 반면 해지 건수는 33% 급감했다.
1일 주택금융공사(HF)가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는 1만458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34.9% 증가한 것으로, 2007년 주택연금 도입 이후 최대치다.
이는 지난해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집값이 지속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져 가입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HF에 따르면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의 소유자가 집을 담보로 제공하고, 내 집에 계속 살면서 평생 매달 연금방식으로 노후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주택연금 수령액은 가입 당시 평가한 주택 시가에 따라 정해져, 집값 하락기에는 빨리 가입하는 것이 월 수령액 측면에서 유리하다.
또 주택금융공사(HF)의 월지급금 하향 조정 전망도 가입을 서두르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HF공사는 매년 ▲주택가격 상승률 ▲이자율 추이 ▲기대여명 변화 등 주택연금 주요변수를 재산정해 월지급금을 조정한다.
HF는 오는 3월1일 주택연금 신규신청자부터 월지급금을 조정한다. 이에 3월1일 신규 신청자부터 주택연금 월지급금은 기존보다 평균 1.8% 줄어든다. 2월 28일까지 신청을 마친 가입자는 변경 이전의 월 지급금을 받게 된다.
지난해 주택연금 신규 가입가구의 평균 주택가격은 5억4900만원이었다. 2019년 3억2800만원에서 2020년 3억7500만원, 2021년 5억1800만원 등으로 급등세를 나타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서울 지역 신규 가입가구의 평균 주택가격이 7억8300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경기가 5억8400만원, 인천이 4억6100만원으로 나타나 수도권 평균은 6억3800만원이었다. 지방은 3억4200만원에 불과했다.
누적 가입자 기준 주택연금 평균 월지급금은 지난해 115만6000원으로, 수도권이 131만9000원, 지방은 80만7000원이었다. 가입자 평균 연령은 72.1세였다.
지난해 주택연금 해지 건수는 3430건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2021년(5135건)에 비해 33.2% 줄었다. 해지 건수는 2017년 1731건에서 2018년 2256건, 2019년 2287건에 이어 2020년 3826건, 2021년 5135건으로 급증했다.
이같은 추세는 집값 급등기에는 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것보다 집을 팔아 시세차익을 누리는 게 낫다고 판단해, 주택연금을 대거 해지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