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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통합’ 논의 일주일 만에 “위원장 나가라” 갈등 고조

  • 입력 2020.01.17 11:01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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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박형준 동아대학교 교수 ⓒ연합뉴스

“박형준 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의 대변인인가? 중립성을 위반한 박형준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다.”

중도·보수 통합을 위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구성된 지 일주일 만에 삐걱대고 있습니다. 갈등의 포문을 연건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이었습니다.

지상욱 새보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혁통위의 박형준 위원장은 자유한국당 대변인이냐며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외부적으로 갈등이 드러나면서 벌써 보수 통합 논의가 제대로 진행될 수 없을 거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새보수당은 왜 박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을까요? 그 배경을 살펴보겠습니다.

1. 애초 새보수당은 박 위원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혁통위는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이언주 의원의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국민의소리당 추진위원회(장기표) 등의 정당과 광화문 집회를 주도하는 시민단체 등이 모여 보수 통합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됐습니다.

혁통위는 이번 총선에서 범보수 진영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서로 뭉쳐야 한다는 위기의식에서 시작됐습니다. 바른미래당이 통합을 위해 제시한 ‘보수 재건 3원칙’ 등이 통합추진위원회 6대 원칙에 포함되면서 혁통위 구성은 급물살을 탔습니다.

* 보수 재건 3원칙: ▲ 탄핵의 강을 건널 것 ▲ 개혁보수로 나아갈 것 ▲ 헌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지을 것 등


** 통합추진위원회 6대 원칙: ▲ 대통합의 원칙은 혁신·통합 ▲ 시대 가치인 자유·공정 추구 ▲ 모든 반문(반문재인)세력 대통합 ▲ 청년의 마음을 담을 통합 ▲ 탄핵 문제가 총선승리 장애물이 돼선 안 됨 ▲ 대통합 정신을 실천할 새 정당 결성 등

이 과정에서 혁통위 위원장으로 박형준 동아대학교 교수가 추대됐습니다. 문제는 새보수당은 박 전 교수가 위원장을 맡는데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정병국 새보수당 의원은 1월 10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저희가 동의하지 않은 위원장이다”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2. 새보수당, 당 대 당 통합이 우선

▲ 1월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발언 중인 하태경 새보수당 공동대표 ⓒ연합뉴스

하태경 새보수당 공동대표는 1월 13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혁통위보다 자유한국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이 우선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하 대표는 기본적으로 양당의 통합이 우선이고, 혁통위는 시민단체의 조언으로 보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당 대 당 통합 형식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박형준 위원장의 발언은 새보수당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지상욱 새보수당 대변인은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간의 통합 논의는 정당 차원의 정치 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의 중립적 의무를 지닌 위원장으로서 새로운보수당의 정치행위에 대하여 왜 가타부타하는가?”라며 박 위원장의 의견을 반박했습니다.

혁통위 박형준 위원장과 새보수당은 처음부터 걸어가는 방향이 다르다고 봐야 합니다.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의 당 대 당 통합이 이뤄지면 혁통위의 역할은 줄어들고, 새보수당은 1:1 협상 구도가 다(多):1로 변하면 복잡해지니 번거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3. 박형준과 유승민의 악연

▲ 유승민 의원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캠프 단장을, 박형준 위원장은 이명박 후보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JTBC 화면 캡처

박형준 혁통위 위원장과 유승민 새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의 사이는 그리 좋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두 사람의 악연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박형준 위원장은 이명박 후보, 유승민 위원장은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각각 활동했습니다. 당시 유승민 위원장은 박 후보의 브레인으로 ‘BBK 의혹’으로 이명박 후보를 맹공했고, 박형준 위원장은 이를 방어했습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두 사람이 화해를 하거나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한 적은 거의 없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혁통위 박 위원장과 새보수당의 입장도 껄끄럽습니다.

당장 두 사람의 악연이 표면적으로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논의 과정마다 부딪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보수 통합은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의 당 대 당 통합 또는 혁통위를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 등 여러 길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거나 이른 시일 내에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직썰 필진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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