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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의 합의’ 황유미씨 아버지 황상기씨의 눈물

  • 입력 2018.07.25 15:28
  • 기자명 미디어뻐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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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유미가 백혈병에 걸린 지 꼭 만 13년이 됐습니다.”

아버지 황상기씨 눈엔 금세 눈물이 고였다. 중재합의서를 읽던 중이었다.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일하다 백혈병이 생겨 목숨을 잃은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눈물을 흘리는 와중에도 중재합의서를 또박또박 읽어 나갔다.

7월 24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회의실에서 삼성전자가 황유미씨를 비롯한 직업병 피해자 측의 사과, 보상 관련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한다는 중재합의서에 서명했다. 황상기씨가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딸을 위해 투쟁한지 11년이 넘어서야 비로소 합의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날 중재합의서 서명식에는 황상기씨와 김선식 삼성전자 전무가 참석했다. 김 전무는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대신했다. 황상기씨는 이날 처음으로 삼성관계자와 악수를 했다.

이하 황상기씨 발언 전문.

“우리 유미가 백혈병에 걸린 지 꼭 만 13년이 넘었습니다.

유미가 백혈병에 걸려 치료받던 중 사표를 쓰는 과정에서 내 돈 치료비 일부 5,000만 원을 준다고 하고선 사표를 받아간 다음에 500만 원만 주었습니다.

대기업이 이렇게 자기 회사에서 일하다가 화학약품에 의해서 백혈병에 걸려 죽어가는 사람 앞에서 한 약속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버리면 안됩니다.

돈 없고 힘없고 가난한 노동자라 해서, 작업현장에서 화학약품에 의해서 병들고 죽어간 노동자를 10년이 넘도록 긴 시간 동안 해결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섭섭한 일입니다.

정부도 회사도 존재하는 이유를 안 물어 볼래야 안 물어 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삼성 직업병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영합니다. 우리나라 노동현장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말아야 합니다.

조정위원장님을 포함해서 이 문제를 관심 있게 지켜 봐주신 여러분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직썰 필진 미디어뻐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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