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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여해는 김정숙 여사가 왜 그리 못마땅할까?

  • 입력 2017.11.29 10:19
  • 기자명 정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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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의곶감 발언이 말썽이다. 류 최고위원은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2)에서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최근 청와대에서 딴 감을 곶감으로 만들어 청와대 출입기자 등에게 돌린 것을 문제 삼고 나섰다. 류 최고는 김 여사의 감 깎는 사진을 올려놓고선 사진 말고 첨부터 끝까지 (감 깎는) 동영상을 공개하라, (감 깎는) 사진 날짜도 공개하라, 감 씻는 것부터 꼭지 따는 것도 다 보여 달라, 서울서 감 말려도 되나, 곶감이 그리 빨리 마르나? 심지어 감 깎을 시간에 민심의 소리를 들으러 가라'고도 했다.

류여해 최고위원이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일부

앞서 22 <서초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는 청와대 관저 처마 아래 매단 감 아래서 김 여사가 신문을 읽고 있는 모습을 두고 진짜 멋있다면서도 그걸 과연 영부인이 했겠느냐, 누군가 설치예술 하듯 설치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보여주기 식 쇼라는 얘기다. 류 최고 말대로 어쩌면 인지도 모른다. 또 어쩌면 감 깎을 시간에 민심 청취가 더 급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백번 양보해도 류 최고의 지적은 온당치 않다. 우선 요즘은 앉아서도 천리 밖 소식을 볼 수 있는 세상이다. TV에는 종일토록 뉴스가 나오고 SNS에는 없는 게 없다. 꼭 나돌아다녀야만 민심을 들을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또 민심을 듣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백방에서 민심을 듣고도 누구처럼 흘려 들으면 헛일이다. 그런 지적은 이미 전 정권 때 했어야 옳았다.

역대 영부인 가운데 생존한 분들이 몇 분 있다. 그분들의 청와대에 머물던 시절을 우리는 대개 알고 있다. 평가는 차치하고라도 김 여사 같은 분은 없었던 것 같다. 방미 때 재미동포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손수 게장을 담그고 요즘 시골에서 감나무는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그 흔해빠진 청와대 경내의 감을 따서, 또 그걸 손수 깎고 청와대 관저 처마에 매달아 말려서 미혼모, 청와대 직원, 출입기자들에게 돌렸다는 영부인을 난 본 적 없다. 박근혜 추종자들이 그렇게 숭앙하는 육영수 여사도 생전에 게장을 담그고 청와대 감을 따서 곶감 만들어 돌렸다는 얘기를 나는 들은 적도, 기록으로 본 적도 없다.

청와대 관저에서 감을 깎고 있는 김정숙 여사 (청와대 인스타그램)

영부인은 대통령의 아내다. 대통령이 된 남편 때문에 공적 위상·역할이 주어졌다. 영부인으로서의 외부행사 보좌를 위해 청와대 제2부속실이 있다. 그밖에 법적으로 특정지위나 하부조직이 주어진 것은 없다. 내명부를 관장하던 조선시대 임금의 아내 중전마마나 류 위원이 말한 국모와는 다르다.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류 위원은 김 여사가 하는 행동이 왜 그리도 못마땅할까? 1야당 최고위원이 청와대를 감시.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도 아닌 영부인의 사생활을 거론하면서 납득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비난하는 건 온당하지도, 점잖지도 못하다.

이번곶감 발언과 관련해 류 위원은 김 여사에게 사과하는 게 옳다고 본다. 모 시민단체에서 류 최고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는 게 문제가 아니다.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서는 응당한 사과를 하는 것이 지성인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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