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주연 영화 <미옥>이 ‘여성 느와르’란 장르에도 불구하고 여성혐오 논란에 올랐다.
<미옥>은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낸 조직의 이인자 나현정(김혜수)과 그를 위해 일하던 조직의 해결사 임상훈(이선균), 현정에게 약점을 잡힌 법조인 최대식(이희준) 세 인물의 물고 물리는 싸움을 그린 느와르 영화로, 여성 캐릭터 중심의 느와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었다.
남성중심 장르 속 여성 영화로 기대받았지만..
그 동안 액션, 느와르 영화들은 여성 캐릭터를 성적 대상이나 평면적인 캐릭터로만 소비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올해 개봉한 <VIP>의 경우 영화 속 강간장면이 문제시되며 강도 높은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였고, 비슷한 시기 먼저 개봉했던 <리얼> 또한 여성 배우 설리를 여성혐오적으로 활용했다고 비판받았다.
<VIP>의 박훈정 감독은 스스로 “여성 캐릭터 활용에 대해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6월엔 여성 배우 김옥빈 주연의 액션 영화 <악녀>가 개봉했지만 스토리가 부실하다는 평이 주를 이루며 큰 주목을 얻진 못한 채 스크린을 내려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9일 개봉한 영화 <미옥>은 본래 여성 배우 김혜수를 원톱으로 내세운 새로운 ‘여성 느와르’ 영화로 기대를 모았다. 액션, 느와르 장르의 영화에서 여성이 시체나 성폭행 피해자 역할이 아닌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예상 때문이었다.
특히 여성 보스 현정으로 분한 주연 배우 김혜수는 그동안 영화계 내 여성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내온 한 사람으로 팬들의 기대를 더욱 상승시켰다.
그러나 막상 <미옥>이 개봉하자 기대와 반대되는 ‘졸작’이란 평이 잇따르고 있다. 주연 인물의 성별만 바꿔놓았을 뿐 같은 장르의 영화들이 반복해오던 남성중심적 전개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이다.
SNS에서도 트위터를 중심으로 “<미옥>은 여성혐오로 점철된 영화”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작품 초반에 연출되는 선정적인 성 접대 묘사는 여성에 대한 적나라한 폭력을 ‘영화적 고민 없이 그려냈다’는 점에서 <VIP> <리얼> 등과 동일하게 비판받고 있다.
이에 대해 주연배우 김혜수 자신도 입장을 전했다. 김혜수는 7일 오후에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 속 몇몇 장면들은) “여성으로서 (할만한), 페미니즘적인 게 절대 아니다” “나이스할 수가 없다”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