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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무원? 편한 직장? 공무원의 이상과 현실

  • 입력 2017.11.01 17:03
  • 기자명 20time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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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사람 중에 공무원이 생겼다. 그럴 만도 하다. 선배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선배들이 꽤나 있었고 선배들 명이 결국은 합격한 것이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선배를 부러워했다. 일이야 민원 처리가 전부일 것이고, 정년이 보장되고, 연금도 나온다. 이것은 그야말로 '철밥통' 아니던가.

그러다 우연히 공무원이 선배를 만날 일이 생겼다. 부럽다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선배는 나를 보고 웃더니, 커피나 하자고 말했다.

갓갓무원님을 만나뵙게 되어 영광이옵니다...

"공무원? 세상에서 제일 공평한 시험이지."

, 이제 반년 되신거죠.

11월부터 해서 지금이 8(인터뷰 당시 8 ) 이니까 7개월 일했는데. 이제 시보는 뗐어.

시보?

원래 시보 기간이라고 6개월 동안 있거든. 기간 동안에는 어떻게 보면 나의 신분이 완벽히 보장되지는 않아. 만일 6개월 안에 징계를 먹거나 사고를 치면 시보가 되고 잘리는 거지.

그럼 대기업으로 치면 인턴이네요.

인턴보다는 그래도 확실하지. 벌금 이상의 형을 받지만 않으면

벌금형 이상의 죄를 지으면 일단 나쁜 아닌가요...

그건 그렇긴 하다...

... 형은 원래 꿈이 공무원이었어요?

. 아버지가 대기업에 있다가 IMF 짤렸거든. 여파가 너무 컸어. 부모님도 무조건 공무원 하라고 하시고.

그럼 행정학과나 그런게 유리하지 않을까요

사기업도 아니고 공무원 되는데 학과 보는 아니니까. 과는 나에게 배움이 많을 같아서 선택했어. 다만 2학년 끝나고부터 바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지. 일부러 전공도 땡겨 들었어. 졸업학기에는 최대한 학교에 안나오려고,

공무원이 '유행'하기 부터 준비를 하신거네요

. 시험 자체도 매력도 있었어.

매력?

나는 공무원 시험이 대한민국에 남은 가장 평등한 시험이라고 생각하거든. 학력, 학점, 스펙. 그런거 필요없어. 그냥 점수 커트라인에 들어 가냐 아니냐의 문제야. 순수하게 공부를 많이 했냐 아니냐의 차이잖아. 얼마나 평등해.

채용 내정자가 정해진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되고 있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맞아요. 채용 비리도 너무 많고.

만약에 사기업을 준비해서 떨어졌다고 치자. 그러면 솔직히 말해서 부모 탓을 수도 있고, 출신 학교 탓을 수도 있어. 요즘 스펙이 워낙 중요하니까. 그런데 공무원 시험은 하나야. 그냥 내가 공부를 한거야.

"2개월 주기로 자꾸 옆사람이 바뀌더라고"

공무원하면 노량진인데, 형도 그럼 노량진 출신?

. 노량진 고시원에서 살았어. 고시원인데도 월세가 너무 비쌌어.

얼마 정도에요?

40~ 50.

고시원이요?

비싸지. 그래도 학원이 가까우니까 많이 살아.

놀라워라...

학원도 1 강사, 이런 식으로 인기 강좌들이 있던데

좋은 수업들이지. 그런데 거기 의존하면 안돼. 합격생들이 걸려있는 현수막을 보면 얘기가 얘기가 것만 같고, 학원에 가는 순간 나를 책임질 같지? 하지만 절대 그래. 학원이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

빨리 관두는 사람?

. 정확히 말하면 2개월만 하고 그만두는 사람이야. 수강료도 내면서 5만원씩 하는 책도 권씩 사주고. 그러면서 빨리 포기하니까 가뜩이나 좁은 학원 강의실 공간도 줄여주고. 얼마나 좋아.

...

그래서 무턱대고 고시원부터 들어오면 안돼. 가뜩이나 외로운데 혼자 지치기 쉬워. 거기다가, 요즘은 밀려 노량진에 사람이 많더라고. 요즘 공무원 많이 뽑는다더라. 나이 제한이 없다더라. 이런 식으로. 그런 사람들이 공부가 눈에 들어오겠어?

아무래도 어렵죠.

고시원 자리가 2개월마다 바뀌어. 눈에 익을만 하면 다른 사람이고.

무턱대고 도전할 일이 아니네요

. 사기업들은 불합격해도 토익점수나 스펙 같은 것들은 그대로 남아 있잖아? 채용시즌에 맞춰 그것을 다시 활용할 수도 있고. 그런데 공무원 시험은 남는 없어. 년을 공부해도 사회에 나가면 가치가 0이야. 그러니까 노량진에 있는 사람들이 힘들지. 그러다가 잘못 습관 들이면 진짜 한량 되는거야. 노량진이 얼마나 놀기 좋은데.

저렴하기로 소문난 노량진의 저렴한 물가

코인노래방 5곡에 1000...

그래서 나는 처음부터 노량진에 오는 것에 반대하는 편이야

그럼 노량진에 오지 않더라도 준비가 가능한가요?

. 주변 사람들 중에서 고시원 사람 없고. 요즘은 인터넷 강의도 되어 있어서 잘만 이용하면 경제적이고 효율적이고. 전국에 공무원 준비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결국 의지의 문제야.

아닙니다...

"편하거나 즐겁지는 않아. 여기는 직장이잖아"

사람들이 엄청 부러워 하죠?

. 근데 사실 나는 그냥 그래.

기만자...

아냐 진짜로 (....)

가졌으면서, 뭐가 그렇게 불만족스럽죠...?

이건 내가 기회만 있으면 하는 말인데, 인터뷰를 한다고 하니까 말해볼게. 진짜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어. , 공무원 월급이 얼마일 같아?

...최소 180?

1호봉 기준으로, 세금 내고 150 받는다.

, 생각보다는 적은...

물론 안정성이나 미래를 생각하면 납득할 있어. 10년뒤면 보상받겠지. 무슨 말이냐면, 까지는 한달 채워서 일하는 알바랑 비슷한 수준이라는거야.

그래도.. 워라밸(work-life balance) 좋잖아요. 무조건 칼퇴근이고.

. 10 뒤에는 그럴 있겠다(웃음) 이번 내내 9 퇴근했어.

하긴, 요즘 저녁약속에도 나오시고..

일이 많아. 배울 일도 많고. 물론, 징징거리는 말일 수도 있겠다. 어쨌거나 안정된 미래가 있으니까. 그런데 이런 상상조차 하지 않고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참고로, 동기 5명이 벌써 그만뒀다?

공무원 합격을 하고서?

. 합격하고 30% 정도가 해에 그만둬. 공무원도 일하는 '직업'이잖아. 그런데 무슨 시험만 합격하면 평생 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

고용이 불안정하니까 안정적인 직업을 갖자. 이런 많으니까 실망도 거야. 근데 젊은 공무원들은 그런 위협이 닥쳤을 내가 해본 해봤어야 했는데, 지금이라도 꿈을 바꿀까?" 그런 고민을 많이 .

그럼 다시 사기업을 준비하는 거에요?

아니, 직렬을 바꾸는 사람이 무지 많아. 공무원은 포기를 못하는 거야.

다시 공무원..

그래서 내가 자꾸 말하는거야. 철밥통, 칼퇴... 이런 것들만 대해 기대고 시험 준비한다면 다시 생각해야 . 진짜로.

이것이 다가 아닙니다...

나에게 있어서 '공무원'이란 것은 그래도 뭐랄까, 세상 어딘가에는 있을 지도 모를 편한 직업 하나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에 편한 직업 따위는 없었고, 공무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공무원이나 준비하겠다고 외쳤던 술자리에서의 외침들이 생각났다. 나는 무엇을 기대하고 그런 말을 했던 것일까. 형은 술도 마시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일 일이 많다고 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형의 지친 표정을 보니 차마 입을 수가 없었다.

다만, 힘을 내라고 조용히 응원하는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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