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4월 1일 글을 일부 수정해 재발행합니다.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0일도 채 안 남았다. 각 언론사에서는 앞다투어 각 당의 예상 의석수를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예측은 그동안 얼마나 잘 맞았을까? 과거 치러진 4번의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선거 직전 의석 예측과 실제 결과가 어떻게 차이가 났는지 살펴보자.제16대 국회의원 총선거 (2000. 4. 13.)ⓒ선거관리위원회김대중 대통령이 이끌던 새천년민주당(‘민주당’, 선거 직전 105석), 이회창 총재가 이끌던 한나라당(121석), 그리고 김종필 총재가 이끌던 충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세종대왕께서 친히 훈민정음 28자를 만드신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지금에 이른 결과, 우리는 수많은 한자를 외워 쓸 필요 없이 몇 개 되지 않는 자음과 모음을 조합하여 쉽게 문자를 향유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우리는 5, 6살만 되어도 동화책을 술술 읽어내리고, 글로써 서로와 어렵지 않게 소통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고맙고 사랑스러운 한글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어쩌면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조금 어긋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한글날을 기념해 당신에게 소개한다. 한글에 대한 오해 세 가
ⓒSBS“저는 박재범이 아닙니다”래퍼 사이먼 D가 그의 소속 레이블 AOMG 대표직 자리를 내려놓은 후 조금의 시간이 지났다. 자신의 사직서를 가사로 담아 돌연 발표한 노래 ‘Me no Jay Park’이 출시한 지 한 달이 됐다. 그의 작업물을 기다리는 팬들 사이에서 일 안 하기로 악명 높았던(?) 사이먼 D가 낸 사직서는 3분 42초짜리 노래 한 곡이었다. 거기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Park(박재범)의 속도를 따라가는 게 힘들었네, 그저.”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가 소화하기에 박재범이 담아오는 식사의 양은 버거웠나
옷에 유별나게 예민한 편입니다구김 있는 셔츠는 절대 입고 나가지 않습니다. 서랍도 마찬가지입니다. 색깔별, 무늬별로 나란히 개어져 있습니다. 일본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저와 꽤나 닮은 구석이 있는 모양입니다. 하루키는 잘 다려진 셔츠를 볼 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든다고 했습니다. 이를 ‘소확행’이라 부른다죠?"막 구운 따끈한 빵을 손으로 뜯어 먹는것, 오후의 햇빛의 나뭇잎 그림자를 그리는 걸 바라보며 브람스의 실내악을 든느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무라카미 하루키,
그녀는 이곳에서 커피를 내린다자주 가던 카페에서 일하던 그 언니는 다른 사람과 별반 다를 것 없는 30대 초중반의 여성이었다. 그녀의 역할은 조용히 커피를 내리고 가끔 조그만 조각 케이크에 장식을 더하는 정도였다.그러나 가끔 사장님 대신 메뉴 설명을 하거나 누군가와 대화를 이어가는 언니의 목소리가 들릴 때면 사람들은 종종 무언가를 감지하고 흥미로운 시선으로 흘깃댔다. 아이스크림을 에스키모라 부르다 흠칫 놀라고 명절마다 아마도 이번 생엔 고향에 다시 못 갈 것 같다 얘기하던 그녀는 북에서 온 여성이었기에.여성탈북자는 전체 탈북자의 7
"우리는 새로운 언어로 말하는 사진을 꿈꾼다"사진은 꽤 힘이 세다. 다분히 선언적이기 때문이다. 카메라는 사람의 눈처럼 사물을 단순히 포착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포착한 것을 고정하고, 재단하며, 출력함으로써 영원히 박제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프로토타입(prototype) 이미지가 모방을 거듭하면 사진은 하나의 거대한 문법이 된다. 그런데 수많은 프로토타입이 만들어낸 그러한 문법 속에서, 개인은 ‘여성성’과 ‘남성성’, ‘정상’과 ‘비정상’ 등으로 쉽게 갈라쳐지고 뭉뚱그려진다. 여성주의 사진크루 ‘유토피아’는 그러한 폭력의 문법
돌고래는 뇌를 절반씩 나눠 쓴다네요. 저도 그런가 봐요.돌고래는 뇌의 반을 나눠서 쓴다고, 그래서 자는 동안에도 수영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뇌의 반은 자고 뇌의 반은 깨어있으니까.영상 편집을 우연한 계기로 배우게 됐다.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겼다. 다니던 대학교의 전공과도 무관하고 내가 살아오던 환경과는 더욱 상관없는 일이었기에 나는 영상을 배우기 위해 현장을 돌아다녔다. 소위 말하는 ‘길바닥 출신’이다.나는 뇌를 나눠야 했다. 절반은 학업과 일상에, 절반은 영상 기술 쪽으로 쪼개어 두 갈래의 일정을 짰다. 그렇게 사는 삶이 즐거웠
지난달 스케쥴을 보았다.온갖 일정들이 –팀플, 스터디, 자소서 쓰기 등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나는 하나하나씩 해치울 때마다 그 일정들에 X 표시를 했다. 팀플 체크. 자소서 쓰기 체크. 내일 스터디 체크. 내일 오후에 취업 연계 교육 체크. 그렇게 빽빽하게 X 표시가 채워진 5월은 너무나도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취업도 안 했는데 뭔가를 열심히 한 것 같았다. 뭘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좋아 보였다.이상하게 이번 달에는 뭐가 별로 없었다. 자소서 쓸 것도 별로 없었고, 모임도 별로 없었다. X 표시가 거의 없는 스케쥴러를
전 원래 질투가 좀 많은데요.요즘은 김태리가 마냥 부럽습니다. 올레티비에서 본 영화 때문입니다. 주인공 김태리(혜원 역)는 공시에 낙방한 취준생, 저는 방송사에 낙방한 취준생으로 우리의 처지는 비슷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저와 김태리 사이를 갈라놓는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김태리는 그녀만의 ‘리틀 포레스트’인 고향이 있었습니다. 리틀 포레스트는 자신만의 작은 쉼터를 의미합니다. 온갖 걱정을 잠시 내려두고 쉴 수 있는 곳. 전 김태리처럼 돌아갈 곳도, 다른 리틀 포레스트도 없었습니다.태리야끼는 조켔다.... ⓒ영
강남역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막차에 올랐다시계는 자정을 향해서, 나는 집을 향해서 각자의 길을 달린다. 나는 창가 자리에 앉는 걸 좋아한다. 스쳐 가는 불빛을 멍하니 바라보며 머릿속을 비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나만의 루틴이다.그런데 느낌이 좀 이상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중앙분리대가 버스에 성큼 다가와 있었다.동시에 운전석 쪽에선 느긋한 하품 소리가 들려왔다. 기사 아저씨가 익숙한 손짓으로 운전석 창문을 열고 껌을 씹기 시작했다.뉴스에서 본 사고 장면들이 떠올랐다.중앙분리대는 곧 시야에서 멀어졌다. 그러나 내 몸은
예? 퀴퍼요? 대구요? 여기서요?광장을 둘러막고 진행되는 서울 퀴어문화축제와는 달리 대구퀴어문화축제는 대구의 중심가 동성로에 그대로 부스를 설치하고 진행된다. 그래서 대구 퀴어축제는 혐오세력과 시민 및 퀴어, 지지자 모두가 어울렁더울렁 얽히는 것으로 유명하다.퀴어로 살기엔 아무래도 각박할 듯한 인상이 있는 대구에서 퀴어문화축제가 벌써 10회차를 맞이할 정도의 규모를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너무 궁금했다. 6월부터 벌써 30도를 넘나드는 대프리카의 위엄도, 월말의 텅장도 나를 말릴 수 없었다. 어느새 내 발걸음은 고속버스 터미널로
어떤 죄송한 죽음 연착은 유독 마음이 급한 날 발생한다. 출석점수가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수업에 늦은 날엔 게으른 자신보다 긴 구멍 속의 철덩어리 몇개도 규칙적으로 돌리지 못하는 서울메트로를 욕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말이 감히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인명 사고가 발생한 경우다. 2016년 5월 28일, 사고로 인해 서울시민의 주된 교통수단 2호선이 20분간 중지되었다. 서울메트로는 사과와 함께 연착을 공지했다. 우리는 이 사건을 구의역 사고라 부른다. 열차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스물한살 하청업체 청년이
스탠드업 코미디는 유병재만 하는 것이 아니다. 알고보면 알게 모르게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섯 명의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을 찾아가서 물어봤다. 어떻게 시작해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는지를.강석일(34세 / 콘텐츠 회사 기획실장, 스탠드업 코미디언) 1.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게 된 이유는?회사에서 본격적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했는데, 스탠드업 코미디는 소품 필요 없이 대본만 있으면 되니 가장 비용이 적게 들었다(웃음). 무엇보다, 원래 유튜브에 올라온 스탠드업 코미디 영상은 많이 보면서 좋아하기도 했다. 2.
엄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은 나는 비정상인가?에드바르 뭉크 모친상을 당한 지 4일 만에 학교에 갔다. 공결 기간 7일을 전부 채우지 않은 나를 보며 동기들은 연신 “괜찮냐”고 물었다. 그러고 보니 장례식에 찾아왔던 친척들도, 친구들은 내게 끊임없이 괜찮은 거냐며 말을 걸었다. 그들 앞에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장례식장을 지키는 동안 나는 식음을 전폐하지도 않았고 울며 밤을 지새우지 않았다. 옛날엔 부모가 죽으면 무덤 옆에 움막을 치고 3년간 묘를 지키는 시묘살이도 있었는데, 하루하루 아무렇지 않은 듯이 지내고 있자니
스무살, 첫 장학생 면접을 보았다. 두근거림과 흥분을 겨우 감추고 면접장에 들어선 나는 꿈과 포부를 묻는 질문들에 밤새 연습한대로 막힘 없이 답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좋은 분위기에 이대로라면 잘 될 것 같다고 생각하던 중 한 가지 질문을 또 받았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제일 비참했던 순간이 언제에요? "나는 돈 벌려고 이런 것까지 해봤다, 하는 거 있으면 말해보세요” 은연중에 흥미로워하는 눈빛이 덤덤한 표정 속에서 읽혔다. 자, 어디 한번 보여줄 수 있는 데까지 꺼내봐. 덩그러니 남겨진 내게 쏠린 모든 시선이 살갗에 닿았
시험공부를 하느라 매일늦게 들어온다 버스를 타다가 졸린 나머지 창문에 머리를 기댔다. 깜빡하고 잠이 들어버린나를 깨운 것은 낯선 아주머니의 고함이었다. "오만 동네 다 들렀다가 오나, 뭐 이렇게 늦게 와요?"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아주머니에게 쏠렸다. 아주머니는 천연덕스럽게 말을이어갔다. "이렇게 늦게 오면 기다리는 사람들 시간은 뭐가 되는 거야"? 말도 안 되는 말이었다. 버스 기사 아저씨는 당황하셨는지 아무런 말씀을하지 않으셨다. 아니, 아저씨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무언가 잘못되어가는 것을 느꼈는지 모두 웅성거리기 시작했지만
얼마 전 핸드폰 케이스를 하나 샀다그리 유별난 녀석은 아니다. 매끈한 몸체에 플랫한 재질의 평범한 녀석인데 특기할 만한 것이 하나 있다면 케이스 뒤편이 물감으로 범벅되어 있다는 것이다. 디자인을 보고 좋고 싫음을 떠올리기 전에, 이 케이스를 사야겠다고 결심했다. 이유는 좀 심심할지 모른다. 그냥, 내 전공인 '미대'와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좋아하는 한국영화가 뭐냐고 물으면 내용도 가물가물한 〈8월의 크리스마스〉를 습관처럼 말한다. 러닝타임이 2시간도 안 되는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를 다 보는 데 6시간이나 걸렸다는 것은 누구에게
#더 이상 ‘젊은 꼰대’의폭력은 놀랍지 않다 지난달 홍대 응원단 ‘아사달’의군기 문화가 언론에 터져 나왔다. 신입 부원들은 지각을 하면 운동장을1분당 세 바퀴씩 돌았다. 인격적 모독도 있었다. 85학번아버지뻘 선배가 찾아오면 그를 ‘오빠’라고 불러야만 했다. 무릎에 검푸른 피멍이 들 때까지 연습했다. 병원 진료도 눈치를 봐야만했다. 나이가 들었다고 꼰대가 아니다. 젊은 꼰대도 있다. 기존의 꼰대가 지나치게 경직된 사고를 가지고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는 누군가를 불편하게 여기며 눈치를 준다면, 젊은 꼰대는 보다 더 물리적이고 조직적인
EP. 우리 미팅했어요! (08.07.05 – 08.07.12)무한도전의 여성판 스핀오프였던 '무한걸스'를 기억하는가? 이들과 함께 미팅 컨셉으로 진행했던 에피소드는 가히 역대급이었다. 오그라드는 클리셰 범벅이었던 연애 프로그램의 형식에 프로 예능인들의 애드립이 더해지니 빅재미는 예정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당시 캐릭터가 분명치 않았던 정형돈이 '인기 없는 교생'으로 분장해 저질 댄스를 추던 노홍철에게 족발당수를 날릴 때의 큰 웃음을 아직도 기억한다. 남성과 여성 예능인의 케미가 이토록 시너지를 낼 줄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특히
"당신은 평생 이 정도로 사랑하는 감정을 알지 못할 거야" 한 아이돌을 사랑하는 덕후의 이야기를 담아낸 소설, 에 나오는 대사다. 그깟 아이돌, 뭐가 그렇게 좋냐고? 좋다. 바라만 봐도 좋다. 쓰는 시간과 돈이 전혀 아깝지 않다. 덕분에 힘든 현실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을 만큼 좋다. 그러나 애정을 쏟는 모든 관계가 그러하듯 덕질이 언제나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내가 덕질하는 상대가 여자아이돌이라면? 멘탈이 쿠크다스처럼 산산조각 나는 일이 부지기수다. 1. 웃으면 여우, 안 웃으면 태도 불량 간만의 예능 출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