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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정치를 믿지 못하는 세 가지 이유

  • 입력 2017.08.09 13:46
  • 수정 2017.08.09 16:56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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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국민의당의 새로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8월 27일 열립니다. 안철수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를 놓고 내분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선 증거 조작’ 사건 이후로 멀어진 민심이 더 하락하는 상황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는 한때 대선 유력 후보였습니다.

2009년 예능 <무릎팍도사> 출연 이후 토크콘서트를 하면서 인기를 얻은 후 정치에 입문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국민의당 대표를 역임하고 18대, 19대 두 번이나 대선 후보로 출마한 정치인입니다.

하지만 처음 일으킨 새정치 돌풍에 비해, 현재 그의 정치적 입지는 매우 약해진 상황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가 말하는 ‘새정치’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안철수, 정치철학이 없다

정치인 대부분은 자신만의 색깔이 있습니다. 여기서 색깔은 좌, 우 이념이 아닌 정치인 개인이 추구하는 정치 철학과 목표를 의미합니다. 유권자와 국민은 이것에 따라 지지와 반대 의사를 표명합니다. 그런데 안철수 전 대표는 어떤 정치 철학을 가졌는지 도통 알기 어렵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유독 자신의 정치 철학을 유명인의 말과 비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16년 미국 대선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사회주의자인 버니 샌더스 돌풍이 불자, 그가 소수 독점의 미국 경제 구조를 지적하며 불끈 쥐었던 ‘분노의 주먹’을 인용하며 매일같이 SNS에서 주먹 모양 아이콘을 사용했습니다. 거대 양당 체제의 불공정한 구조를 비판한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국민의당 당권을 도전하면서는 ‘극중주의’를 외칩니다. 이름조차 생소한 극중주의는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추구하는 ‘극단적 중도’와 비슷한 맥락으로 읽힙니다. 중도를 극도의 신념으로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라는데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좌에 가까운 사회주의 이념에 박수치던 안 전 대표의 정치 성향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새롭게 뜨는 정치인이나, 정치 신념이 나오면 그대로 인용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안철수, 정치 동반자가 없다

정치는 혼자서 할 수 없습니다. 항상 같은 이념과 방향을 가지고 활동하는 정치인이 있기 마련입니다. 적절한 인물이 주변에 없을 때는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기도 합니다. 주변에 어떤 인물을 두느냐에 따라 개별 정치인의 역량이 평가되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안철수 전 대표의 주위에는 정치적 동반자가 없습니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동반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했던 인물들은 안철수 전 대표의 지난 대선 운동까지 쭉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사람들이 안철수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를 ‘몰상식, 몰염치의 극치’ ’당의 소멸까지 걱정’ ’당을 분열시킨다’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누가 맞고, 틀리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권력욕을 채우기 위해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도, 어찌 됐든 지금 안 전 대표 주변에 나은 사람은 전무해 보입니다. 국민의당 내부에서 누구도 지금 그의 노선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미 아닐까요.

안철수, 현실 감각이 없다

안철수 전 대표가 주장했던 기초의원 무공천이나 국회의원 정족수 축소 등의 정치 제도는 그가 비현실적인 정치 감각을 가진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을 들게 합니다. 안 전 대표와 만난 사람들은 그의 대화에서 답답함을 느낍니다. 심지어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를 놓고 비공개 회동을 한 국민의당 의원들은 “외계인과 대화한 듯하다” “벽에 대고 얘기한 것”이라며 평가했다.

일부에서는 안 전 대표의 소통 방식에 대해 ‘공부만 했던 모범생 유형’이라고 점잖은 표현으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문제는 안 전 대표는 이제 ‘기성 정치인’으로서, 당을 이끌었던 전 대표로서, 과거 대선 후보로서의 정치 행보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더 이상 ‘공부 잘하는 모범생’으로 머물러선 안 됩니다.

안철수 전 대표가 정치를 시작한 후 벌어진 가장 큰 문제는 ‘발전은 없고 퇴보만 있다’는 점입니다. 성과를 거둔 게 있다면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의석을 확보한 것 정도일까요? 그마저도 지금 모두 잃을 상황으로 보입니다만.

‘안 되면 또다시 철수하겠지’라는 비아냥을 받는 안철수 전 대표를 보면서 때로는 그의 의도와 전혀 다르게 해석된다는 점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안철수 전 대표 본인의 변화입니다. 자신의 정치 철학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새로운 인재와 함께 밑바닥부터 시작한다면 기회는 있습니다. 물론 그 기회가 당 대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의당 개혁 이전에 안철수라는 인물의 개혁이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만약 변화하지 못하고, 마지막 기회마저 놓친다면 과거 반짝하고 사라졌던 대선 후보 중의 한 명, 별 볼 일 없는 정치인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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