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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에 진짜 민족 보수가 나타났다

  • 입력 2017.01.02 14:36
  • 수정 2017.01.02 14:42
  • 기자명 박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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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31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탄핵반대 집회’에서 자신을 ‘민족주의자’라고 밝힌 중년의 남성이 자유 발언대에 올랐습니다.

한 손에는 태극기를 쥐고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자 우리 먼저 대한민국 만세를 삼창하겠습니다. 대한민국 만세!” 참가자들은 머리 위로 태극기를 흔들며 함께 ‘만세’를 외쳤지요. 그리고 신 선생님, 호통에 가까운 말을 쏟아 냅니다.

“민주혁명을 짓밟고 자유와 진리를 파괴하며 대명천지에 국민을 기만해 대통령 권좌에 올라간 간 박근혜를 타도하고 규탄합시다.”

엥? 여기 ‘탄핵반대 집회’ 맞나요? 장내가 조용합니다. 아직 눈치 못 챈 모양입니다. 주최 측 사회자들도 그저 흐뭇한 표정으로 서 있습니다. 우리의 ‘민족주의자’ 신 선생님의 발언은 이어집니다.

“여러분 박정희는 공산당이었으며 사형선고를 받았던 박정희는 18년 동안 이 나라를 군사 독재하며 우리 국민을 속이고 사기 치며”

사회자들의 눈빛이 흔들립니다. ‘이건 뭔가 잘못됐다!’, ‘박정희라니, 공산당이라니, 독재라니!’ 뒤늦게 알아차린 사회자들이 다급히 ‘민족주의자 신 선생님’의 앞을 막아섭니다. 하지만 아직도 마이크는 신 선생님의 손에 있습니다.

“18년 동안 여러분을 사탕발림했습니다. 그런 박정희의 딸이 어찌!”

급히 한 남성이 무대 위로 올라와 마이크를 뺏고, 신 선생님을 끌고 갑니다. 놀란 표정으로 여성 사회자가 외칩니다. “여러분 이래서 자유발언을 하는 것은 정말 잘못됐어요. 경찰 불러 주십시오!” 문득, 지금까지의 ‘자유발언’은 어땠는지 궁금해집니다. 남성 사회자도 지지 않고 소리칩니다.

“이 새끼, 빨갱이 새끼 이거!”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분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집회장을 빠져나갔고, 참가자 30여명은 경찰과 남성을 쫓아 중앙일보사 앞까지 10분간의 '추격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신 선생님, 무사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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