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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논란에도 ‘난 몰라’ 한국 떠난 박근혜 대통령

  • 입력 2016.07.15 12:15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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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 발언 모습. 사드를 ‘싸이’라고 발음하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청와대 유튜브 영상 2분 33초

박근혜 대통령이 7월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했습니다. 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사드 배치와 관련한 “불필요한 논쟁”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안보는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해당사자 간에 충돌과 반목으로 정쟁이 나서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잃어버린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국민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안보가 심각하게 ‘우려’되기 때문이랍니다.

우려만 세 번, 왜 대국민 회견은 하지 않는가?

▲7월 14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해 사드 전자파를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사드는 강한 전자파를 배출해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드 전자파 논란에 대해 “지상 약 700m 위로 전자파가 지나가게 됩니다. 따라서 그 아래 지역은 전혀 우려할 필요가 없는 오히려 우려한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 우려할 필요가 없는 안전한 지역”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드 전자파 유해성 여부엔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드가 안전하다고 쉽게 단정할 순 없습니다. 국민, 특히 성주 주민은 불안해 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대통령이라면 국민에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말보단 대국민 기자회견 등을 열어 논란에 대한 상세한 답변을 내놓아야 합니다.

중국과 동북아시아의 긴장은 왜 말하지 않았나?

▲지난 2015년 9월 중국 베이징 자금성에서 열린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내외 ⓒ청와대

사도 배치로 인한 국제 관계 악화도 문제입니다. 사드가 배치되면 한중 관계의 불신이 쌓일 것이 자명하며, 동북아시아의 긴장감도 고조될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와 중국의 무역 교류는 활기를 띤 상태입니다. 현 상황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한다면 경제 위기가 닥칠 수 있습니다. 중국의 경제 제재를 가할 수 있기에 그렇습니다.

지난 2012년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 스카버러 섬의 영유권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운 적이 있습니다. 당시 중국은 경제 제재를 위시해 자국민의 필리핀 여행 금지 조처를 내렸습니다. 중국 주요 여행사들은 관광 담당 부서인 국가여유국의 지시로 필리핀 관광 상품을 팔지 못했습니다. 중국 남방 항공은 필리핀행 항공 운행 횟수를 하루 한 편으로 줄였습니다. 당시 필리핀 여행객의 20%는 중국인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필리핀은 그야말로 엄청난 타격을 입은 것입니다.

또한, 중국은 필리핀산 바나나에서 유해 미생물이 발견됐다며 검역 강화 조처를 내렸습니다. 컨테이너 1,500대 분량의 가득 찬 필리핀산 바나나는 중국 세관의 통관 거부로 몽땅 썩어 버렸습니다. 당시 필리핀 농가들은 360억이 넘는 피해를 보았습니다.

중국은 일본과 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이 벌어졌을 때 희소자원인 희토류 수출을 중단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한국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2000년 중국산 냉동 마늘 등에 관세율을 올리자 중국은 한국산 휴대폰과 폴리에틸렌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사드 배치 결정이 한반도 상황을 근거로 내렸다지만, 사실상 사드는 동북아시아, 중국, 러시아에 대한 위협이다. 이 위협은 군사 도전일 뿐 아니라, 한반도 상황에 반응하는 여러 국가 간 힘의 균형을 깨뜨리는 일이다.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 배치를 성공하게 되면 미국의 군사적 위력이 확대되고 지역 상황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급격하게 향상된다. 이로 인해 중국과 러시아는 위기의식을 느껴 대응 보복책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이외에도 지역 내 군비경쟁을 과열시킴과 동시에 국가 간 충돌하는 상황이 불가피해진다. 지역의 안정 유지는 물론 중국, 미국, 동북아시아 국가 간 평화로운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불리하게 작용할 것은 뻔한 일입니다. 또한, 중국인들 사이 미국의 정책에 모욕을 느끼며 적대적 기운이 치솟아 급기야 중미 무역경제관계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다지강 중국 헤이룽장성 사회과학 동북아시아아카데미 연구문제센터 소장

관련기사: 전문가 의견 “한미 사드 배치 중국 반응 당연한 일.. 이제 베이징의 보복?"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만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중국과의 문제, 동북아시아의 긴장 상황은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에게 더 큰 위험을 숨기고 있는 셈입니다.

또다시 출국한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은 7월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가 끝나자 오후에 11차 SEM 정상회의를 위해 출국했다.

우연하게도(?)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떠나면 국내에 대형 사건이 터집니다. 러시아와 베트남 방문 때는 이석기 의원 구인이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순방을 하던 2013년 11월에는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심판 청구안과 전국공무원노조 압수수색이 벌어졌습니다. 중앙아시아 방문 때는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도통 대국민사과를 하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이지만, 해외순방 무렵에는 두 차례나 국민에게 사과를 한 바 있습니다. 2013년 10월 APEC 정상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은 기초연금 공약 파기에 대해 사과를 했고, 2014년 5월에는 세월호 대국민사과를 하고 UAE로 출국하기도 했습니다.

사드 배치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7월 14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를 마친 후 오후께가 돼서 ASEM 정상회의와 몽골 방문을 위한 해외순방을 떠났습니다. 수개월 전부터 사드 배치를 검토했다면 해외 순방 전에 대국민 기자회견 등 국민과 충분한 소통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무책임한 모습으로 다시 한 번 한국을 떠났습니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한국을 떠난 박근혜 대통령. 좀 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바라는 건 무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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