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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이렇게 대응하세요

  • 입력 2016.02.29 10:51
  • 기자명 Nairr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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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라인에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상시사찰 당하다가 잡혀갈 사람이 꽤 많아 보인다. 다행히 나는 테러방지법에 의한 국정원의 사찰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을 100% 확신하지만, 불안해 하는 페친들을 위해 대응법을 적어본다.



1. 일단 안드로이드 휴대폰은 버려야 한다.
얘네는 해킹이 그냥 ‘허용’되어 있는 OS다. 관련해서는 국정원에서 구입했다고 하는 RCS에 대해서 알아보면 되는데, 일반 다운로드로 위장해서 스파이웨어를 심을 수 있다. 그럼 대안은 뭐가 있냐고? 최근 미국 정부의 압박에도 잠금해제를 거부하고 뻐팅기는 애플의 아이폰이 있겠다. 하지만 애플은 애국기업 삼성을 엿 먹이는 등 싸가지가 없으니 블랙베리를 쓰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위치 저장 기능이 내장된 어플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굳이 아이폰, 안드로이드폰을 고수하겠다면 휴대폰 설정에서 위치 추적을 끄거나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가짜 GPS를 활용하는 쪽이 좋다.



2. 국산 메신저 프로그램은 사용하면 안 된다.
이미 영장이 없이도 감청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국산 메신저 프로그램은 사용하면 안 된다. 영장이 없으면 자료를 넘기지 않겠다고 한 회사의 대표이사 사례를 보자.



수 년이나 지난 범죄로 기소됐고 회사는 특별 세무조사를 당했다. 사상이 불온한 이들은 이미 지레 겁을 먹고 텔레그램이나 와츠앱 같은 프로그램으로 옮겨 갔는데, 사찰 당할 대상 인물들이 분명함에도 이런 국내 유수의 회사 제품을 이용하는 것은 애국회사에 폐를 끼치는 행위라 볼 수 있다. 차라리 외국 회사를 귀찮게 만들어 국내 메신저 경쟁력을 살려주는 것이 좋다.



3. 스마트폰 카메라에는 테이프를 붙여 놓는 게 좋다.
일단 스파이웨어가 깔리고 감청이 시작되면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 즉 카메라를 사용하거나 안 하거나 위치 전송 기능을 사용하거나 안 하거나 메신저를 쓰거나 안 쓰거나 아니면 전화 통화를 하거나 안 하거나 모든 기능의 통제권을 스파이웨어가 갖는다. 대충 어떤 식이냐면, 30분 마다 자동으로 1분의 내용을 녹화해서 가지고 있다가 전송하는 기능, 특정 위치에 갔을 때 자동으로 사진을 찍거나, 메신저에서 특정 단어를 쓰면 전후 몇 시간, 몇 일간의 대화 기록을 저장하고 전송하는 등의 고난이도 기능을 만들어낼 수 있다.



4. 스마트폰을 안 쓰는 게 가장 좋다.
스마트폰을 안 쓰는 게 가장 좋지만, 스마트폰이 없어도 전화 통화나 문자메시지도 별반 차이는 없으므로 소용이 없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안 쓰는 것만으론 해결되지도 않는다. 각종 SNS, 그러니까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불온한 외국 SNS뿐만 아니라 카카오스토리도 요주의 대상이다. 그리고 각종 커뮤니티의 글, 댓글도 모두 사찰 대상이다. 각종 이메일 서비스도 모두 대상이 될 수 있다.


2017년 등산 동호회 모임 풍경


그러므로 모든 이메일의 아이디를 다르게 하고, 주민등록번호 등을 인증해야 회원가입을 할 수 있는 사이트들은 사용하지 않는 쪽이 좋다. 그리고 아이디를 모두 다르게 하고, 접속하는 IP를 일정하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 VPN을 쓰거나 토르브라우저 같이 IP를 숨기는 프로그램을 쓰는 쪽이 좋다. 인터넷에서 ‘나’를 알 수 있게 하는 것들은 쓰면 안 된다.



5. 한 번 쓴 컴퓨터는 가능한 한 다시 쓰면 안 된다.
같은 PC방을 자주 가서도 안 된다. 집도 일정해서는 안 된다. 만나는 친구들도 계속 자주 만나면 안 된다. 한 명이 걸렸을 때, 너를 친한 친구라고 이름을 대는 순간 너도 불온한 인물이 된다. 그러므로 친구도 가려 사귀어야 한다. 가능하면 이름도 만나는 사람마다 자주 바꿔 쓰는 것이 좋다.



6. 밖에 나가지 않는 것이 좋다.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국정원은 길거리의 CCTV나 상점의 CCTV 혹은 자동차의 블랙박스 카메라에도 접근할 권한이 생긴다. 보통은 범죄가 발생했을 경우에만 경찰이 요구해서 열람할 수 있는 것들인데,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국정원은 영장 없이 이게 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길거리를 다니는 것도 위험하다. 특정 위치에서 불온한 행동이나 발언을 했다는 것이 발견되면, 시간대를 역추적해서 주변 CCTV를 모두 확인해 어디서 출발했는지, 어제는 어디에서 잤는지, 그제는 뭘 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다 알 수 있게 된다.


7. 친구를 잘 만나라.
국정원에 찍히지 않게 조용하게 사는 것이 정답이다. 하지만 조용하게 산다고 찍히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조용하게 살다가 진짜 아~무 이유 없이 고문당하고 징역 살고 의문사한 분들이 워낙 많았지만, 그건 다 친구를 잘못 만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2017년, 한 남자가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 쓰고 보니 이 글도 왠지 반정부적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 덧붙이자면, 나는 그저 테러방지법을 지지하는 정직한 대한민국 국민일 뿐임을 밝힌다. 나는 지난 대선과 총선 모두에서 1번을 찍어 왔다. 투표 용지의 지문을 보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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