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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에서 학생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 입력 2015.11.19 11:55
  • 기자명 BIG 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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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2014년 동국대학교에서 신임 총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있었습니다. 당시 유력한 총장후보이자 현직 총장이었던 김희옥 후보가 돌연 사퇴를 선언하고 보광스님이 단독 후보로 입후보 해 당선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배후에 동국대학교 재단인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현 총장인 보광스님은 작성한 논문 30편 중 18편이 표절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고 이사장인 일면스님은 흥국사 탱화 절도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동국대학교 구성원들은 이 두 사람이 학교와 이사회를 대표할 수 없다며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최장훈 대학원 총학생회장은 45일 간 고공농성을, 총학생회장단과 학생들은 108배 시위, 삭발 시위 등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동국대학교 부총학생회장인 김건중 학생은 36일 째 단식 중입니다.

24살의 청년이 2015년 11월 18일 현재 35일째 단식 중입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총장 보광 스님, 이사장 일면 스님 퇴진'입니다. 총장 보광스님은 논문 표절퇴진할 생각이 없으십니다. 그래서 청년은 단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청년은 죽어가고 있습니다.
단식 중인 동국대학교 부총학생회장 김건중 학생은 물과 소금만 먹는 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온 몸에 반점이 생겼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 놀라서 평소에 가는 한의원 선생님께 당시 33일째 단식 중인 학생의 상태가 어떤지 여쭤봤습니다. 선생님께서 당장 가서 말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2일 뒤에 찾아갈 예정입니다.”라고 대답하니 “그 학생 2일 뒤에 없을지도 몰라요. 늦어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너무 놀라서 동국대학교로 바로 달려갔습니다. 단식 중인 천막이라 대표자만 들어가고 나머지는 밖에 있으라는 소리에 초초하게 기다렸습니다. 학생은 잠이 들었는데 얼굴은 시퍼렇게 변했으며 반점이 올라와서 딱 보아도 정말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는 상태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학생이 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명을 소중히 해야 한다는 스님들은 뭘 하고 계신 걸까요. 학생의 상태가 이렇게나 심각한데 논문 표절 문제의 중심 보광스님과 흥국사 탱화 절도 의혹을 받고 있는 일면스님은 계속해서 김건중 학생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불교닷컴


지난 9월 17일, 동국대학교에서는 전체 학생 총회를 열었다고 합니다. 학생 1만3000명 가운데 정족수 7분의 1에 해당하는 1788명을 훌쩍 넘는 2031명이 만해 광장에 모여 이사장 일면 스님과 총장 보광 스님의 사퇴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반대 한 표를 제외한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다고 하니 학생들의 생각이 어떠한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나 동국대학교는 “학생총회 그거 그냥 행사 아니었느냐”며 무시했다고 합니다.


ⓒ동국교지 페이스북

일면스님은 지난 6월 16일 기말고사 공부를 하는 동국대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중앙도서관 앞에서 빵과 커피를 나눠줬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일면스님 앞에서 ‘당신은 이사장이 아니’라며 항의했고 일면스님은 ‘나는 이사회에서 뽑혔으니 이사장이다. 학생이 뭔데 이사장이냐 아니냐를 말하느냐’고 답했습니다.


ⓒ불교닷컴


저는 문화재 환수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도난의 의혹이 있는 흥국사 탱화가 제자리로 돌려보내는 운동을 하던 중 김건중 학생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때가 학생의 단식 30일 째 였습니다. 그리고 그 날 김건중 부학생회장은 일면 스님의 이사회 재선임 소식에 통곡을 하다 탈진해 병원에 옮겨졌다고 합니다. 오랜 시간 문화재 환수운동을 했고 최대한 사명감을 갖고 일했지만 이 학생처럼 목숨 걸고 나설 자신은 없었습니다. 30일이 넘는 단식은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생의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지난 9월 8일에 조계종은 이사 선출을 위한 중앙종회를 열었고 여기서 일면 스님에 대한 이사 추천안은 찬성 31표, 반대 40표로 부결되었습니다. 그 이후 동국대의 이사 후보 추천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11월 14일 일면스님은 자신을 이사로 다시 선임하는 이사회를 개최했습니다.
일면스님은 일주일 뒤인 25일 100인 대중공사(大衆公事 : 사찰에서, 사찰 운영이나 승려의 그릇된 행위에 대한 문책, 공지 사항 등이 있을 때, 사찰에 있는 모든 승려들이 모여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일.)에서 탱화 절도와 관련된 의혹을 해명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면 김건중 학생이 단식을 한지 42일째 되는 날입니다.


원문 : 낙서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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