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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까지 장악하려는 새누리당

  • 입력 2015.09.09 14:59
  • 기자명 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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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은 포털 뉴스에 대해 본격적으로 문제 제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내세우는 근거는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최형우 교수팀에게 의뢰한포털 모바일 뉴스 메인 화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 보고서에 따르면네이버와 다음 모두 청와대아 정부에 대해 부정적 표현을 사용한 콘텐트를 긍정적 표현을 사용한 콘텐트에 비해 더 많이 노출했다고 한다.



또 이 보고서에는
새누리당과 정부에 대한 부정적 표현의 제목(1176)이 야당에 대한 부정적 표현의 제목(116)의 약 10에 달한다고 되어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 언짢을 만도 하다. 김무성대표 역시포털이 젊은 층을 비롯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데,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새누리당은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 같은 새누리당의 주장은 몇 가지 이유에서 동의하기 어렵다. 우선 보고서의 조사 기간(2015 1~6)이다. 올해 1~6월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도가 정윤회 문건 및 메르스 사태 등의 여파로 충격을 입었던 시기다. 따라서 이 시기 포털에 정부여당에 대한 부정적 표현의 기사가 많았던 건 포털의 문제라기보다는 당시 언론의 초점이 정부여당에 집중됐다고 보는 것이 더 옳은 분석이다.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조선일보도 비판했다


다음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이 야당에 대한 비판보다 많은 건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엔 야당에 대한 비판 기사보다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기사가 더 적었을까? 상대적으로 정치적 중량감이 떨어지는 야당보다 국정을 이끌어가는 두 축인 정부와 여당에 대한 비판이 많을 수밖에 없다. 달리 보면 여당과 야당에 대한 부정적 표현의 제목 기사가 10배 차이가 나는 건 야당이 언론의 비판 받을 만큼의 제대로 된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만큼 야당의 존재감이 미미한 것이다. 이런 맥락은 제외한 채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이 담겨져 있는 매체가 포털이라는 이유만으로 포털을 개혁 대상으로 삼겠다는 건 잘 이해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나 다음 등의 포털에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이 유독 많다면, 그 반대의 경우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은 지적해야 한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정부여당을 우호적으로 보도하는 일부 종편 방송에 대해서는 문제제기 하지 않는다. 또 새누리당은 과거 국정원의 댓글 조작 사건에는 지금처럼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박비어천가에 가까울 정도로 민망한 찬양을 일삼는 종편방송


단순히 비판을 많이 한다는 이유로 언로를 막는 것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일이다
. 또한 비판을 숫자로 매기는 것 역시 공정성과는 거리가 멀다. 욕먹을 짓을 많이 한 쪽과 상대적으로 덜한 쪽이 있을 때 50 50으로 양쪽에 대한 비판이 가해진다면 이것이 진정한 공정성이라 할 수 있을까?
백 번 양보해 포털을 개혁한다면 그 개혁의 주체는 누구인가? 가뜩이나 KBS 이사회, MBC 방문진 구성 방식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마당에 포털에 까지 정부나 여당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은 아닐까? 김무성 대표 말처럼포털이 젊은 층을 비롯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면 오히려 포털의 자유는 더욱 더 보장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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