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들어가며그 어느 때보다 예열 과정이 뜨거웠던 4.13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3월 31일부로 시작된다. 여당도, 야당도 이해를 따질 필요가 없을 만큼 각자 충분히 내홍을 겪었고, 크게 번져나갈 것 같은 불길들은 일단 진화된 것처럼 보인다. 필리버스터 정국과 비례대표 논란, 공천 갈등, 친박 대 비박의 대결, ‘옥새투쟁’과 (언론에 의해 야기된) 김종인-문재인 간 노선 논쟁 등 굵직굵직한 정치적 이슈들이 빠르게 소비됐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이제 큰 변수로 좌우할 요소인 야권 연대만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갈등 속에 초읽기에
설 연휴 간 날아간 인공위성(?)으로 인해 수면 아래서 부글부글 끓고있던 한반도가 다시 분주해졌다. 각국 정상들 간 긴급한 전화 통화가 이어지고 사드(THAAD) 배치 논의가 활발해진 데 이어,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폐쇄라는 극단적 조치를 내렸다. 그 와중에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차가 발생하면서, 북핵 문제 관련 6자회담 구성원들 사이의 반목도 심화될 징조를 보이고있다. 미사일 한 방에 그동안 산적한 문제들이 마치 활화산처럼 폭발하고 있다. 그 와중에 개성공단 폐쇄라는 유탄을 맞은 개성공단기업협회만 망연자실한 상태다.‘그 놈의
넷플릭스에 입문한 이후로 마음에 드는 다큐멘터리나 영화를 한 두 편씩 보고 있다. 처음으로 만난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이랬다. . 1200원으로 하루를 산다고? 진짬뽕도 1500원을 하는 시대에 어떻게 그 돈으로 살 수 있을까. 클릭을 안할 수 없었다.는 제목에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정직한 다큐멘터리다. 50분남짓한 짧은 러닝타임에 청년들의 8주 간의 도전이 담겨있다. 이들의도전은 미국에서 진행되지 않았다. (물론 미국, 그리고 한국에서도 1달러의 돈만을 가지고 어렵게 살아가는 분들이
16년 1월 17일 여의도, 한겨레 이승준 기자의 스케치.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에는 김종인 선대위원장을 비롯 문재인 대표가 직접 영입한 표창원과 김병관,오기형, 김빈, 양향자, 김정우 등 새롭게 더민주와 함께하게 된 여섯 명이 무대에 올라 강연을 펼쳤다.참석자 대다수 역시 문재인 대표의 주도 아래 10만명을 돌파한 온라인 당원들이 대다수. 문재인 대표의 밝은 표정 뒤편으로는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SNS에올려 화제가 된 '더더더더더더' 머그컵을 비롯한 더민주 굿즈가판매됐다. 네이버 메인에 오르지 못
병사들이 전역연기 신청을 했다고 한다. 북한의 거듭되는 위협 이후고조되는 안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란 설명이 뒤따른다. 국가의 안보와 위기에 충성심과 애국심이 고조된이들의 자발적 희생에 찬사가 뒤따른다.이야기에 앞서 다시 군 생활을 되짚어 보자. 대한민국 남자들에 있어군대는 기피대상이다. 우스꽝스럽고 희화화된 TV 프로그램속 군대의 모습에 낄낄대면서 웃다가도, 막상 영장이 날아오면 식겁하기 마련이다. 요샌 때리지도 않고 욕하지도 않는다는 말들로 술자리에서 위안을 받고 머리를 밀고 훈련소에 들어간 순간, 모든 것이 생각 이상으로 나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의 새정치민주연합 입당이 한참 이슈였던 27일, 안철수 의원(이하 안철수)의기자회견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작금의 문제의 원인은 경제이며 결국 이는 정치로 해결해야 한다는말로 시작된 기자회견은 공정성장, 교육 변화, 격차 해소를위한 '합리적 개혁 정당' 창당이라는 다소 모호한(?) 결론으로 갈무리됐다. 분명 그 어느 때보다 강경해지고 직설적으로변한 안철수지만, 아직 그가 그리고 있는 사회의 청사진이 구체화되기까지는 분명 갈 길이 먼 것 또한사실이다. 하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점도 분명하다. 탈당후 안철수와
장강명의 소설 는제목과 내용이 일치하는 소설이다. 주인공 계나는 평범한 한국여성이다.대학 졸업 후 카드회사에서 멀쩡하게 직장 다니던 그가 돌연 호주로 이민 갈 생각을 한 이유는 ‘한국이싫어서’다. 다른 말로 바꾸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고.그 이유는 마치 압축파일과도 같다. 간단해 보이지만 실마리를 풀어볼수록 그만한 사정과 계기들이 중첩돼 있다. 계나가 한국을 싫어하는 이유는 지옥과도 같은 출퇴근길이 싫어서고, 남자친구 지명과의 신분 격차가 싫어서고, 도리어 자신에게 짐이 되는가족들이 싫어서고, 회식 때마다 서슴없
책을 펼치기 전에는 저자의 초점이 뉴스에 맞춰져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에서, 저자인 알랭 드 보통은 뉴스의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에 주목했다. 그는 뉴스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를 탐구하기보다, 급변하는 뉴스 속에서 개인이 어떤 의미를 읽어낼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에 집중했다.물론 그 또한 뉴스의 중요성은 충분히 인정한다. 이 책은 서두에서, 뉴스를 “구성원들을 가르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수단”이라 언급하고 있다. 다만 뉴스를 수용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뉴스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
10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은 포털 뉴스에 대해 본격적으로문제 제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내세우는 근거는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서강대학교커뮤니케이션학부 최형우 교수팀에게 의뢰한 ‘포털 모바일 뉴스 메인 화면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와다음 모두 청와대아 정부에 대해 부정적 표현을 사용한 콘텐트를 긍정적 표현을 사용한 콘텐트에 비해 더 많이 노출했다”고 한다.또 이 보고서에는 “새누리당과 정부에 대한 부정적 표현의 제목(1176건)이 야당에 대한 부정적 표현의 제목(116건
“과거를 통제하는 자가 미래를 통제한다. 현재를 통제하는 자가 과거를통제한다.” 이 말은 조지 오웰이 에서쓴 문구다. 현재를 통제하는 권력자들이 과거를 통제해 미래를 통제하려는 것의 전형은 제국주의다. 그것은 일본의 역사왜곡과도 맞닿아 있다. 국정 역사 교과서를 추진하려는교육부가 주목해야 할 점이다.이달 말 발표가 예정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은 국정 역사 교과서의 도입 여부다. 기존 역사 교과서는 민간에서만들면 정부가 심의·승인해 검정하는 방식으로 발간·배포됐다. 정부·여당 인사들은 벌써부터 국정 교과서 추진
맥심 9월호 표지 ⓒ맥심 코리아 나는 이번 의9월호 표지가 불쾌하다. 모델로 나온 배우 김병옥의 모습이악독해 보여서가 아니라 트렁크에 실린 여성의 하체가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뇌리에 남은 건 김병옥이 아니라 트렁크에 실린 여성의 다리였다. 표지의 중심은 분명 김병옥인데 여성의다리에 존재감이 희미해져버린 기막힌 상황이다.좀 더 거칠게 말해서 표지에는 김병옥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는 온데간데없고 그냥 전형적인 성범죄자의 얼굴만 상징적으로남아 있다. 김병옥으로서도 별로 달갑지 않을 표지임이 분명하
최근 두 가지의 소식을 접했다. 하나는 국방부가 오는 9월까지 군복에 태극기를 부착할 계획이라는 뉴스였고, 다른 하나는 여군 성추행에 관련된 기사였다. 언뜻 보기에 군 관련 소식이라는 것만 빼면 공통점이 없는 이야기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뉴스는 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는 데에서 연결점이 있다.군복에 태극기를 부착하겠다는 군의 발표가 있은 후, 예산 낭비라는 지적과 수많은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국방부의 입장은 확고했다. 장병의 소속감과 정체성을 높이고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것이
현재의 정치 상황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드라마가 등장했다. ‘국회’라는 단어로 풀어서 쓸 수 있는 라는 드라마다. 제작 발표회를 통해 보도 자료가 나간 시점부터 나는 이 드라마에 대한 큰 기대를 품고 있었다. 두 가지 때문이었는데, 하나는 드라마를 집필하는 작가였고, 또 다른 하나는 처음으로 드라마에 뛰어든 배우였다.극본을 담당하는 이는 잘 알려진 대로 KBS 을 집필했던 정현민 작가다. 전작을 통해 이미 자신의 능력을 만천하에 드러냈고, 사람들은 그가 긴 호흡으로 풀어낸 드라마에 꾸준히 열광했다. 심지어 그는 젊
ⓒ tvN언제부터인가 그가 나오는 프로그램들을 꼭 챙겨보게 된다. MBC의 , tvN의 , 까지. 일단 그가 나오는 방송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가 괜히 백 ‘주부’라는 호칭을 얻은 게 아닌 것 같다. 그가 방송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는 퉁명스러움인데 그가 등장할 때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참 희한한 현상이다.얼마 전 인턴으로 활동하면서 ‘백선생’을 만나볼 기회가 있었다. 경기도 파주 세트장에서 만난 백종원은 천상 사업가였다. 달변에 유머감각까지 타고난 그는 대화의
이 영화는 실화가 아니며, 극중 모든 인물은 허구입니다. 은 어딘지 조급함이 묻어나는 문구로시작한다. 그리고 저 한 문장 속에는 에 대한 개인적인 아쉬움이 예견되어있었다.잘 알려져 있다시피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비록 에둘러 언급할 뿐이지만(영화에서는 아예 언급조차 명확히 되지 않지만), 2009년 ‘용산 참사’를 모티브로 삼았다. 이에따라 영화는 애초에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았건 암묵적으로 2009년의 용산이라는 메시지에서 자유로울 수없는 형편이었다. 즉, 은 기본적으로 국가와 개인의
또 다시 승부조작이다. 지난 25일 SBS는 현직 프로농구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다수 언론에 의해 확인된 연루자는 안양 KGC인삼공사의 전창진 감독인 것으로 드러났다.2년 전에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한국 농구계의 아이콘, 강동희 전 원주 동부 감독이었다. 그는 2011년 불법 스포츠도박 브로커에게 4700만원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2013년 징역 10개월과 추징금 47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당시에 농구 팬들은 분노했고 그로 인해 농구계는 홍역을 앓았다.불과 2년 만에 같은 맥락의 사
노래에는 힘이 있다. 바로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힘이다. 그런데 노래 하나가 사람들을 둘로 나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노래에 대한 국가보훈처의 입장이 분열을 만들어냈다. 5‧18을 상징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한 이야기다.국가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북한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는 이유를 들어 국민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며 합창 방식을 선택했다. 여기에 작사가인 황석영 씨가 90년대 방북 경력이 있다는 이유도 추가로 들었다. 그러나 노래가 처음 등장한 건 1982년이고, 노래가 북한영화에 배경음악으로 사용되고
기어코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다. 두 달 전 예비군을 다녀온 터라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뉴스채널과 종편방송 등에선 하루 종일 예비군 총기사고를 다뤘다. 총기를 난사한 예비군을 포함해 2명이 사망했고, 부상당한 3명 중 1명은 머리에 관통상을 입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라 한다.ⓒ해럴드경제사고 후 국방부는 사고대책반을 구성해 후속조치를 취했고, 한민구 국방장관은 희생병사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하지만 희생자와 가족들에겐 사실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나 다름없다. 서울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의 총기사고 비극을 해결하기 위해선 근본적인 원
이른바 ‘잔혹동시’라 불리는 ‘학원 가기 싫은 날’을 접한 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2가지 이유에서였다. 첫째는 세간의 평가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시가 잔인하다고 느꼈기 때문이고, 둘째는 그 같은 잔혹한 표현의 원인이 제목에서 드러나듯 학원에 있다는 점이었다. 도대체 이 아이는 얼마나 학원에 가기 싫었으면 이런 표현을 쓰면서까지 시를 썼을까?하지만 ‘잔혹동시’ 논쟁은 전혀 다른 측면에서 진행됐다. ‘아이의 정신상태가 의심이 된다’ ‘잔혹함을 넘어 패륜성이 엿보인다’ ‘동시로는 적합하지 않다’ 등의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돌아왔다. 4‧29 재보선을 승리해서일까? 대통령의 언변은 거침없었다. “부정부패는 반드시 도려내겠다.”, "국민의 염원을 거스르는 것은 개인의 영달과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를 하는 것" 등 특유의 거센 표현이 줄을 지었다. 한 가지 빠진 게 있다면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측근들의 비리 의혹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이다.그러나 이날(4일) 박 대통령의 발언은 대부분 사람들의 예측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재보선 결과만 놓고 보면 야당이 완패한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기실 선거에서 승리한 건 여당이지만 ‘정부=여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