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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일본 전범기업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 입력 2015.08.25 14:42
  • 수정 2015.08.27 15:51
  • 기자명 버락킴너의길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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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國民年金, National Pension Scheme)
보험의 원리를 도입하여 만든 사회보험의 일종으로 가입자, 사용자 및 국가로부터 일정액의 보험료를 받고 이를 재원으로 노령으로 인한 근로소득 상실을 보전하기 위한 노령연금, 주소득자의 사망에 따른 소득상실을 보전하기 위한 유족연금, 질병 또는 사고로 인한 장기근로능력 상실에 따른 소득상실을 보전하기 위한 장애연금 등을 지급함으로써 국민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을 도모하는 사회보장제도의 하나이다. (『한국어 위키백과』에서 발췌)

국민연금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연금공단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1.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노인인구가 늘고 있습니다

2. 출산율이 급속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3. 부모를 모시는 가정이 줄고 있습니다

4. 스스로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 적습니다

5. 증가하는 사회적 위험에 대비한 생계대책이 필요합니다

스스로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 적다기보다,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하겠지만, 어쨌든 사회적 위험에 대비한 생계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국민연금은 국가가 그 역할을 맡아 보겠다는 발상에서 시작됐다.
아이러니한 것은, 국민연금공단이 내놓은 ‘국민연금이 필요한 이유’가 그대로 국민연금 위기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출산율은 줄어들고 노인인구가 급증하는 상황 속에서, 국민연금 고갈에 대한 불안감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지난 5월 11일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의 "향후 미래세대가 추가로 져야 할 세금부담이 1702조원에 달한다"는 발표는 결국 무거운 짐이 다음 세대로 전가될 것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근거를 들며 국민연금 무용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미 국민연금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니 그 부분까지는 논의하지 않고, 이 글은 국민연금의 필요성을 인정한 시점에서 시작하기로 한다. 국민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연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는지 짚어보자는 것이다.


우선, 국민연금기금의 수익률부터 확인해보자. 지난해(2014) 국민연금기금은 5.25%(23조 326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이는 63개 공공기금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이것이 비단 작년 만의 일은 아니다. 국민연금이 도입된 1988년 이후 평균 수익률은 6.21%다.
그렇다면 가장 최근의 성적표는 어떨까? 국민연금은 전체 자산의 19.4%에 해당하는 96조 6000억 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데, 지난 달 5조 4,978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에도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에 투자해 -5.5%의 수익률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받았다. 무려 4조 7,540억 원의 손실이다. 해외 투자 등으로 이 부분을 메우긴 했지만, 국내 투자에서 이렇게 실패한다는 것을 바람직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이러한 국내 투자는 대부분 대기업의 주식에 집중된다. 2011년을 기준으로 대형주에 대한 투자 비율은 84.4%나 되고, 코스닥의 경우는 2.8%에 불과했다. 알차고 건실한 중소기업에의 투자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대기업 투자에 집중하지만, 그마저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손해만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럴 것이라면 차라리 중소기업에 투자해 어려운 소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는 편이 더 설득력 있지 않았을까?
해외 투자에도 문제점이 있다. 물론 투자는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하지만, 국가의 이름을 건 공공기관으로서 투자하는 만큼 신경 써야 할 부분도 있다. 국민연금의 기금이 일본의 전범기업에 투자되고 있다면 이를 받아들일 국민은 몇 명이나 될까? 그런데 이것은 사실이다. 현재까지 국민연금은 신에쓰 화학(665억 원), 미쓰비시(432억 원), 닛산(405억 원) 등 70개 전범기업의 주식을 8천억 원어치 매입하고 있다. 이는 개인이 전범기업의 상품을 구입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신에쓰 화학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무기의 재료를 생산했던 기업이고,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쓰비시는 우리 국민들을 탄광으로 끌고가 강제 노역을 시켰던 대표적인 전범 기업이다. 수익률 때문이라고 변명하기에는 성적도 미미하다. 이들 전범 기업에 대한 투자 수익률은 2.8%에 불과해 해외투자 평균 수익률 5.7%에도 크게 못 미친다. 결국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복지부 측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범기업이 일본 주식시장에서 7%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연기금도 그 정도 수준에서만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무적 투자에 사회적 고려까지 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광복절 70주년을 맞아 일본의 반성과 사과를 촉구하는 마당에 전범 기업에 투자하는 국민연금이라니, 모양새가 어색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또 얼마 전, 국민연금공단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서 합병을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해외 투기자본의 공세로부터 국내 기업을 보호할 의지를 드러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지만, 의결권위를 거치지 않고 결정을 내렸다는 점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 의결권 자문기관의 권고와 배치되는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게다가 합병 이후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액은 6,000억 원에 이른다.
국민연금 운용에 관한 몇 가지 부분을 따져보았다. 아무리 봐도 제대로 운용되고 있다고 보긴 어려워 보인다.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움직인다고 보기도 힘들고, 전범 기업에 투자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모습들도 엿보인다. 국민들의 노후 자금을 자처하는 국민연금이 지속성을 가지려면 무엇보다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국민연금공단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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