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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아내 비자금'으로 무죄를 노리다

  • 입력 2015.05.12 10:03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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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계산된 발언 ‘아내의 뒷돈이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불법 정치자금 사건을 '아내 비자금' 의혹으로 초점을 전환시켰습니다. 홍준표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논란이 됐던 경선 기탁금 1억 2천만 원을 아내의 비자금으로 충당했다고 밝혔습니다.


홍준표 지사는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 모은 돈과 여당 원내대표 시절 받은 국회대책비를 생활비로 아내에게 줬고, 아내가 그 돈을 모아 3억 원의 비자금을 만들어 대여금고에 보관했다가 2011년 돈 좀 구해 달라 부탁했더니 자신에게 줬다고 했습니다.
홍준표 지사가 아내 비자금으로 경선 기탁금을 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언론들은 홍준표 지사가 자기 무덤을 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검사 출신인 홍준표 지사가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팔 리 없습니다.
홍준표 지사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재산 신고 등을 토대로 경선 기탁금이 밝혀지지 않은 돈에서 나왔기 때문에, 홍준표 지사가 성 전 회장에게 돈을 받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검찰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돈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시기, 홍준표 지사는 경선기탁금이 아내의 비자금에서 나왔지, 성 전 회장에게 나온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철저히 계산된 발언입니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가 입증된다면 공소시효 7년의 정치자금법과 공소시효 5년의 당 대표 경선을 위반한 정당법 등으로 처벌받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내 비자금 의혹으로 수사 구도가 바뀌고 이것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홍준표 지사는 공직자 재산등록 위반으로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받습니다. 그뿐입니다. 혹자는 선거 당시 재산 신고를 누락했기 때문에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 공표죄는 공소시효가 6개월입니다. 처벌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뜻입니다.
아내 비자금 문제. 비록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을 수가 있지만, 과태료만 납부하면 끝이 납니다. 형사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불법 정치자금은 처벌을 받습니다. 홍준표 지사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는 너무나도 당연한 문제입니다.




Q&A. 홍준표 지사는 처벌받지 않나요?
▶ '국회대책비'를 유용했으니 횡령이 아닌가요?
▷ 국회대책비는 국회 활동을 위해 지원되는 공금이 맞습니다. 그러나 홍준표 지사가 자신의 직책수당 성격으로 지급되는 활동비를 아껴 아내에게 줬다고 주장하기에 횡령과 활동비를 명확히 구분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 성완종 전 회장의 돈을 전달한 사람이 있지 않나요?
▷ 윤 모 씨가 돈을 전달했다는 정황은 있습니다. 그러나 홍준표 지사는 배달 사고가 났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자신은 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윤 씨가 2012년 대선 때도 '큰 것 한 장' 1억 원)의 배달 사고를 냈다는 증인의 진술서도 제출했습니다. 현재 홍준표 지사가 직접 돈을 받았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 새정치연합은 공정택 전 교육감이 당선 무효형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홍준표 지사도 해당하지 않나요?
▷ 새정치연합이 착각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공정택 교육감은 2008년 7월 선거에서 당선됐고, 2009년 1월에 재산 신고 누락으로 검찰에 기소됐습니다. 공소시효가 남은 상태에서 기소됐기 때문에 벌금 150만 원을 선고 받아 교육감에서 물러난 겁니다.


▶ 당 대표 경선에서 아내 비자금이 사용됐으니 불법으로 보고 수사해야 하지 않을까요?
▷ 현재 홍준표 지사는 한나라당(새누리당)에서 수억 공천헌금이 나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당대표 경선이나 공천헌금 등이 터지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 부분은 검찰과 조율해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홍준표, 처벌받지 않을 가능성 크다
경선 자금을 문제 삼는 홍준표 지사. 그 속내는 뻔합니다. 설령 내가 죽더라도 혼자 죽지는 않겠다는 뜻입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5월 11일 기자회견에서 ‘내 전 인생을 걸고 내 전 재산을 걸고 단돈 1원이라도 부정이 나오면 이번 검찰 수사 수용한다’는 문구가 적혀있는 수첩을 들고 왔습니다.


기자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친절하게 수첩을 펼쳐놓은 홍 지사는 자신은 떳떳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의심되는 정황 증거 등이 적지 않지만, 그는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방법을 알고 있기에 아마 처벌받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검찰 특별수사팀에 맞서는 홍준표의 꼼수


똑똑한 사람들은 법을 이용해 어떻게 해야 처벌을 피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법조인 출신 정치인들은 법을 잘 알고 있기에 법을 어떻게 이용하면 돈을 벌고 자기에게 유리하게 적용할지도 잘 압니다.
은행원 출신으로 은행 사정에 밝은 아내와 검사 출신의 남편이 만들어낸 '아내 비자금'이라는 작품은 '과태료 납부'로 끝날 확률이 높습니다. 그저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약해지는 대한민국 정치 부패 사건으로 남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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