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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는 왜 한밤에 사퇴했을까

  • 입력 2015.04.21 09:57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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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국무총리가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결국 사퇴했습니다. 이완구 총리는 4월 20일 한밤에 페루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도 이완구 총리의 사퇴를 수용했고, 귀국 후 정식적으로 사표를 수리할 예정입니다.


이완구를 코너로 몰아넣은 핵심 증거들
이완구 총리의 진술이 거짓말로 인정될 만한 상당한 증거가 속속 등장했습니다.


SBS가 보도한 이완구 총리와 성완종 전 의원과의 착발신 내역. c SBS

이완구 총리는 계속해서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과 친분이 별로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성완종 회장과 만났다는 증언이 나왔고 부부나 연인 이외에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무려 217건의 착발신 내역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친분이 없다는 이완구 총리의 주장은 결국 거짓말이었습니다. 국민은 '성완종 리스트'가 신뢰할 만한 증거라고 믿기 시작했습니다.


대선자금 의혹 불거지기 전에 막아라
이완구 총리는 거짓말이 드러났다고 해서 사퇴를 할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사퇴할 사람이었다면 인사청문회 당시에 이미 총리 후보직을 사퇴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지금은 사퇴했을까요? 바로 대선자금 때문입니다.


성완종 전 새누리당 의원이 홍문종에 대선자금을 줬다고 보도한 경향신문. c 경향신문

이완구 총리의 거짓말이 드러나면서 '성완종 리스트'의 신뢰가 높아진 가운데, 이제 국민들은 지난 박근혜 대선 캠프의 자금 출처까지도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박근혜 정권은 레임덕이 더 가속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완구 총리를 향해 새누리당이 자진 사퇴를 요구했던 이유나, 박근혜 대통령이 페루에서 신속하게 이완구 총리의 사퇴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유 또한, 걷잡을 수 없이 터질 대선자금 의혹을 사전에 막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비리 척결 주장한 신임 총리,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 사퇴
아무리 이완구 총리가 버티려고 해도,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자금이라는 아킬레스건이 상처받게 놔둘 수는 없었을 겁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굉장한 압박이 이완구 총리에게 쏟아졌을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이완구 총리는 국회의원으로 돌아가는 편이 더 낫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버티고 있다가 국회의원조차 못하거나 새누리당에서의 입지조차 무너진다면 아예 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권을 꿈꾸던 충청 맹주 이완구, 지금 굴복하는 게 그나마 목숨이 연장될 기회일 수 있다고 봤을 것입니다.


이완구 총리 일정, 4월 21일 국무회의가 예정돼 있었다. c 국무총리실

이왕 굴복할 거라면 4월 21일 예정된 국무회의를 주재하지 않는 편이 낫기 때문에 4월 20일 한밤에 전격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4월 21일 국무회의는 최경환 부총리가 주재할 예정입니다.
충남 홍성에서 대권을 꿈꾸며 총리 자리에 올라 비리 척결을 주장했던 이완구는 불과 63일 만에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 물러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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