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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성 후진국으로 만든 대표 정치인들

  • 입력 2015.03.06 14:45
  • 기자명 고함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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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박희태 국회의장이 골프장 캐디를 성추행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검찰은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그에게 벌금형을 구형했고, 지난달에 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교육'이었다. 그마저도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형량이 높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한 상태다.

재판은 아직 2심(피의자의 항소로 인한 두 번째 재판)을 준비 중이라 최종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1심에서 법원이 검찰에서 구형한 벌금 300만 원 형보다 훨씬 엄중한 처벌을 내린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성범죄를 저지른 국회의원 대다수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은 채 사건이 일단락되었고 그들의 과거는 잊혔기 때문이다.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정치인들이 성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가지고 있는데, 국가의 성 기강이 바로잡힐 수 있을까. 지금껏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수없이 많은 정치인의 성 스캔들을 목격했다. 가히 성후진국이라 할 만하다. 치욕스러운 역사를 씻고 성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들의 잘못을 두고두고 씹어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성후진국의 대표 주자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성범죄를 저지른 이들은 물론, 성에 대한 '환장스러운' 발언을 남긴 정치인들도 포함한다.



정치인 性범죄, 콩밥 한 번 먹어 보실래요?


(상) 서장원, 박희태, 김무성 / (하) 윤창중, 정몽준, 최연희



새누리당 소속 서장원 포천시장 (2014년 9월 28일)
시장 집무실에서 지인 박모 씨를 강제로 추행했다. 이를 무마하려 비서실장과 브로커를 통해 박 씨에게 현금 9천만 원을 건네 경찰에 거짓 진술을 하게 했다. 올해 1월, 성추행 및 무고 혐의로 구속되어 현재 직무 정지 상태이다.


새누리당 박희태 국회의장 (2014년 9월 11일)
강원도 원주의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 도중 여직원(캐디)을 성추행했다. 성추행 혐의로 기소되어 현재 재판 중이다. 변명이랍시고 한 말은 이렇다.
"귀엽다는 수준에서 '터치'한 거고 '예쁜데 총각들 조심해라' 이런 얘기를 해줬다."
"내가 딸만 둘이다. 딸을 보면 귀여워서 애정의 표시를 남다르게 하는 사람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 (2013년 8월 29일)
강원도 비발디파크에서 열린 새누리당 연찬회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여기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있었다. <미디어오늘>은 김 의원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한 여기자의 허벅지를 짚었고, 다른 여기자에겐 자신의 무릎에 앉으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당사자들 간의 비공식적인 사과로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새누리당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2013년 5월 9일)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중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의 한 호텔에서 대사관 인턴 여대생을 성추행했다. 해당 사건은 아직도 미국 경찰에 의해 조사 중인 것으로 돼 있지만, 경찰이 별다른 조처를 하고 있진 않다고 전해졌다.


새누리당 김형태 총선 후보 (2012년 4월)
4.11 총선 경북 포항남·울릉에 출마했으나 제수 최 씨가 기자회견을 통해 성폭행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따르면 2002년, 김 후보가 사망한 동생의 아내였던 최 씨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쳤으며, 최 씨는 김 후보가 혐의를 시인하는 음성을 담은 녹취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제수 성폭행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는 당선되었고, 당의 내부적인 압박으로 인해 자진 탈당하여 무소속 의원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지난해에 제수를 비방하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잃었다.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 (2008년 4월 2일)
총선에 출마한 정몽준 의원이 서울 동작구 사당 사거리에서 유세를 마치고 MBC 여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여기자의 뺨을 두 번 어루만졌다. 이에 여기자는 성희롱이라고 항의했지만, 그는 자리를 떠났다. 성희롱 파문이 확산하자 정 의원은 다음날 MBC에 방문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한나라당 최연희 사무총장 (2006년 2월 24일)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들과 동아일보 기자들이 가진 회식 자리에서 동아일보 여기자를 성추행했다. 1심에서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 원에 선고를 유예한다는 최종 판결이 내려졌다. 이후 의원직은 유지했으나 한나라당은 자진 탈당했다. 2008년 무소속으로 강원도 동해·삼척 국회의원에 다시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지난 해 4월에는 동부그룹이 최연희 전 의원을 건설·디벨로퍼분야 회장 겸 농업·바이오분야 회장으로 영입했다. 이분의 변명도 가관이다. "술에 취해 음식점 주인으로 착각해 실수를 저질렀다. 미안하다." 음식점 주인이면 괜찮다고 생각한 걸까.



정치인 性망언, 그 입 다물어주세요


(상) 송영근, 홍문종, 임내현 / (중) 김문수, 안상수, 강용석 / (하) 정우택, 이재웅, 유시민


새누리당 비례대표 송영근 의원 (2015년 1월 29일)
국회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여단장 성폭행 사건과 관련하여 가해자를 옹호할 소지가 있는 발언을 했다.
"여단장이 지난해 거의 외박을 안 나갔고, 가족도 거의 매달 안 들어왔다. 나이가 40대 중반인데 성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 않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육해공군 등 전국 지휘관들이 한 달에 한 번 외박을 제대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가정관리가 안 되고 이런 것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큰 원인 중 하나가 아니냐."
"어제 성 문제가 나왔을 때 하사 아가씨 옆에 아가씨한테는 얘기했다."


문창극 국무총리 내정자 (2014년 6월 11일)
서울대 강의 도중 게이 퍼레이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성소수자를 비하했다.
"게이 퍼레이드를 한다고 신촌 도로를 왔다 갔다 하는데, 이 나라가 망하려고 하는 거다. 왜 하는지 모르겠다. 좋으면 집에서 혼자 하면 되지, 왜 홀딱 벗고 퍼레이드 하나."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 (2014년 2월 6일)
한수진의 'SBS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우근민 제주지사의 성추행 전력에 대해 부정했다. 우 지사는 지난 2002년, 모 여성 직능단체장을 성희롱한 혐의로 여성부 남녀차별개선위원회로부터 성희롱 판정과 함께 1,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권고받았다. 이에 반발해 여성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2006년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홍문종 사무총장은 성희롱 사실을 부인하고 근거 없는 논란이라 일축했다.
"논란은 있었지만, 사실은 성추행은 없었던 것. 충분히 사전 검토를 해서 문제가 없다. 너무 뜬금없어서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민주당 임내현 의원 (2013년 7월 16일)
기자들과의 오찬모임에서 수준 낮은 발언을 던졌다. 해당 자리에는 여기자가 4명이 참석해 있었다.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서부 총잡이가 죽는 것과 붕어빵이 터지는 것, 처녀가 임신하는 것의 공통점이 뭔지 아느냐. 너무 늦게 빼는 것이다."


새누리당 김문수 경기도지사 (2011년 6월 22일)
한국표준협회 초청 최고경영자 조찬에서 수준 낮은 성적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춘향전은 변 사또가 춘향이 따먹으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


한나라당 당 대표 안상수 의원 (2010년 12월 22일)
용산 후암동 중증 장애아동시설 '영락애니아의 집'을 방문한 후 여기자들과 오찬에서 성매매 업소 여성에 대해 저급한 발언을 했다.
"요즘 룸에 가면 오히려 '자연산'을 찾는다고 하더라."
"요즘은 성형을 너무 많이 하면 좋아하지 않아 자연산을 더 찾는다고."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 (2010년 7월 16일)
국회의장배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석 대학생 20명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수차례에 걸쳐 여대생들을 희롱하는 발언을 했다.
"사실 심사위원들은 (토론) 내용을 안 듣는다. 참가자들의 얼굴을 본다."
"토론할 때 패널을 구성하는 방법을 조언해주겠다. 못생긴 애 둘, 예쁜 애 하나로 이뤄진 구성이 최고다. 그래야 시선이 집중된다. 못생긴 애 하나에 예쁜 애 둘은 오히려 역효과다."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 ○○여대 이상은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못하더라."
"그때 대통령이 너만 쳐다보더라. 남자는 다 똑같다. 예쁜 여자만 좋아한다."
"옆에 사모님(김윤옥 여사)만 없었으면 (이명박 대통령이) 네 번호도 따갔을 것."
논란이 커지자 한나라당은 강 의원을 제명했다. 의원직 제명안이 본회의에 올라가기도 했으나 부결되어 의원직은 유지했다. 한편 아나운서 협회는 무고와 모욕 등의 혐의로 그를 고소했고, 대법원은 원심에서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2007년 8월 28일)
주요 일간지 편집국장 10여 명과 저녁 식사 자리에서 생활의 지혜라며 성매매를 '잘' 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했다.
"마사지걸들이 있는 곳을 갈 경우 가장 얼굴이 덜 예쁜 여자를 고르는 게 좋다."
"예쁜 여자는 이미 많은 손님을 받았겠지만 예쁘지 않은 여자들은 자신을 선택해준 게 고마워 성심성의껏 서비스를 한다고 하더라. 일종의 지혜라 할 수 있다."


한나라당 정우택 충북지사와 이명박 예비 대선후보 (2007년 8월 3일)
"긴긴 밤 잘 보내셨습니까? 예전 관찰사였다면 관기라도 하나 넣어드렸을 텐데."
"어제 온 게 정 지사가 보낸 거 아니었느냐."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 (2006년 12월 1일)
"17대 국회의원들은 예전에 비하면 다들 성자가 돼서 죽으면 사리가 나올 것이다. 골프도 못 치지, 자리 깔고 농성도 자주 하지, 성매매방지법으로 '거기'도 못 가지 않느냐."


유시민 복지부 장관 내정자 (2006년 2월 7일)
복지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2002년 개혁당 성폭력 사건 때 '조개 운운' 발언을 하지 않았느냐’는 민노당 현애자 의원의 질의에 대해 유 내정자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2년 당시 그는 성폭행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특위를 꾸린 당원들의 노력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해일이 일고 있는데 조개나 줍고 있다."
현 의원이 거듭하여 추궁하자 유 내정자는 "당시 집행위원 회의에서 당내 여론에 대해 회의를 했는데 당내의 작은 일로 회의 시간이 소모되는 것을 두고 '우리가 해변에서 조개껍질 들고 놀고 있는 아이와 같다'고 말한 것이 왜곡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성폭행 사건을 '작은 일'로 표현하여 또다시 물의를 빚었다.





그들의 저급한 성 의식,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정치인들의 성 파문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저급한 성 의식에서 비롯한다. 십 년이 넘게 정치인들의 성 추문이 끊이지 않는 것은 꽤 많은 정치인이 올바르지 못한 성적 가치관을 따르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러 논란이 발생한 배경과 진행 과정, 결과 등을 조사하며 두 가지를 깨달았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말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

성‘후’진국의 대표 주자들에게는 성교육이 시급하다. 그들의 언행은 성에 대해 심각하게 왜곡된 시선을 보여준다. 아무래도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게 틀림없다. 그들이 꼭 이 기사를 보길 바라며, 아주 기본적인 원칙 세 가지를 소개한다.

1. 스스로 주체하지 못할 성욕이라는 것은 없다.
얼마든지 혼자 해결할 수 있다.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고 강제로 남의 성을 짓밟는 것은 짐승이나 하는 행동이다. 국민들이 뽑은 정치인의 일부는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었나 보다. "외박을 못 나가서 성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송영근 의원은 성범죄를 성욕의 문제로 본다. 그러나 성범죄는 성욕의 문제가 아니라 성욕을 통제하지 않은 범죄자의 의지 문제이다.

2. 내가 생각 없이 한 언행이 상대방에게 불쾌감이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다.
그리고 상대방이 그런 감정을 느꼈다면, 내 행동은 '성희롱'이 된다. 불필요한 신체 접촉은 하지 말아야 한다. 괜히 볼을 두드리거나 팔을 쓰다듬거나 허벅지를 만지는 것은 모두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다. "딸 같은 마음에", "별 뜻 없이 가볍게 터치"했다는 말이 진심인지 핑계인지는 모르겠지만, 딸만 둘인 집에 사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그런 '터치'는 딸에게 해도 난리가 난다.

3. 성범죄를 가벼이 여겨선 안 된다.
성후진국은 소수의 '병신'과 그 '병신'을 옹호하거나 방관한 다수로 구성된다. 같은 편이라고 성범죄자의 편을 들어주다가는 모두가 성후진국의 늪에 빠진다. 대법원도 인정한 성희롱 혐의를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거나, 성범죄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조개껍데기나 줍는 행위’라고 표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성범죄가 얼마나 중대한 범죄인지 인지해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

정치인들의 성 추문의 특징은 얼마 가지 않아 별 조치 없이 마무리되어 잊힌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강간이나 높은 수위의 신체적 접촉이 이루어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게 가벼운 수준의 처벌로 마무리된다. 법정까지 가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2013년 윤창중 대변인의 엉덩이 'grab' 사건이 터졌을 때, 그의 변호사는 "청와대 대변인이어서 공식 면책특권을 받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사건은 현재 미국에서 조사 중이지만, 경찰들이 별다른 실질적인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그가 청와대 대변인이기 때문에 더 엄한 처벌을 받길 원했지만, 그 지위는 오히려 그의 면죄부가 되었다.

성적인 언행으로 논란을 빚은 정치인의 다수가 여전히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성'후'진국에서는 성범죄를 저질러도 잘 먹고 잘산다. 특히 최연희 전 국회의원을 보면 알 수 있다. 여기자 성추행 논란을 겪고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다시 당선되어 4선 의원이 되었다. 지금은 무려 동부그룹 회장직에 있단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다. 그들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가차 없이 비판하고, 두고두고 그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하지만, 때론 낙인이 필요한 순간도 있다. 법을 다루고 집행하는 정치인들이 성에 대해 왜곡된 가치관을 가지고 이를 드러내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 오랜 세월 뿌리 깊게 자리한 성 의식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들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바뀔 의지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성'후'진국 정치인들의 후진 성 의식을 경계할 수 있는 건 국민들의 냉철한 시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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