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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들 등골 빼먹는 '나라사랑 카드' 이래도 되는 겁니까?

  • 입력 2015.01.09 13:03
  • 수정 2015.01.11 13:10
  • 기자명 잡곡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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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간 아들의 ‘나라사랑 카드’ 전화요금 청구서가 집으로 왔습니다. 처음엔 군입대 후 사용을 정지해 둔 휴대전화 요금인 줄 알았습니다만, 자세히 살펴보니 군대에서 사용하는 후불제 공중전화 요금이더군요. 청구서를 자세히 살펴보니 아들 녀석은 매달 4~5만 원을 전화요금으로 납부하고 있었습니다.


나라사랑 카드. c 나라사랑 홈페이지


휴대전화와 통화한 요금이 많은 걸로 보아 대부분 여자친구와 통화를 하는 데 사용한 요금이 것같더군요. 받는 월급에 비해 전화요금이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군인들이 사용하는 ‘나라사랑 카드’ 요금제를 일반 집전화와 비교하여 살펴보았습니다.



‘나라사랑 카드요금제’가 집 전화보다 비싸다고?

일반 집전화와 군인들이 사용하는 '나라사랑 카드 요금제'에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막연한 선입견이기는 하였습니다만, 군대 PX 물건이 일반 매장보다 저렴한 것처럼 전화요금도 일반요금보다는 싸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제 주변 지인들도 그렇게 알고 있더군요. 주변 사람들에게 군대 간 아들의 한 달 전화요금이 4~5만 원 정도 나온다고 했더니 깜짝 놀라더군요. 그러면서 모두들 이렇게 되물었습니다.

"무슨 군인 전화 요금이 왜 그렇게 비싸냐?"

사람들은 한결같이 병사들 월급이 쥐꼬리 수준이기 때문에 군대 PX처럼 전화요금도 싸게 해 주는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아마 대부분의 부모들이 모르고 있었을 겁니다. 군대 간 아들이 집에 전화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기기 때문이지요.



군인 전화요금 PX처럼 저렴한 줄 알지만... 실상은 집 전화보다 비싸다

나라사랑 카드 요금제(후불제)의 경우 휴대전화에 거는 요금은 63초에 98원입니다. 집 전화로 이동전화에 거는 요금은 10초에 14.5원(평상시간 기준)입니다. 나라사랑 카드 요금제를 10초당 요금으로 환산하면 15.5원이 나옵니다.



올레 홈페이지, 나랑사랑 홈페이지 자료


집 전화 요금 평상시간 요금제와 비교하면 병사들이 사용하는 군대 공중 전화에서 거는 요금이 10초당 1원이 더 비싸다는 것이지요. 할인시간을 고려하면 그 차이는 더욱 커지게 됩니다. 예컨대 병사들이 많이 사용하는 공휴일에는 할인요금이 적용되기 때문에 집전화보다 ‘나라사랑 카드 요금제’가 10초당 2원 정도 비싼 것입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병사들이 사용하는 ‘나라사랑 카드 요금제’가 일반 집전화보다 저렴하지 않고 오히려 비싸다는 것입니다. 올레 KT가 입대 장병이라면 누구나 만들어야 하는 ‘나라사랑 카드’와 제휴를 맺어 병사들에게 일반 집전화보다 더 비싼 요금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휴대 전화에 거는 요금만 비싼 것이 아닙니다. ‘나라사랑 카드’로 시내 전화에 거는 요금은 기준에 따라 60초당 16원(선불 기준), 60초당 10원(후불 기준)이고, 집 전화에서 시내 전화로 거는 요금은 180초당 39원입니다. 60초당 요금으로 환산하면 13원이지요. ‘나라사랑 카드’ 요금이 후불기준으로는 3원이 저렴하지만 선불 기준으로는 3원 더 비쌉니다.

시외전화에 거는 요금만 ‘나라사랑 카드’가 저렴합니다. ‘나라사랑 카드’는 60초당 60원(선불 기준), 60초당 66원(후불 기준)이고, 집 전화 요금은 180초 당 39원(1대역), 10초당 14.5원(2대역)입니다. 집 전화 요금이 1대역, 2대역으로 나뉘어져 있어 복잡해 보이지만, 집 전화 2대역 요금과 비교하면 ‘나라사랑 카드’ 후불 요금이 10초당 6.6원이기 때문에 집 전화 요금보다 쌉니다. 하지만 1대역과 비교하면 집 전화 요금은 180초당 39원, ‘나라사랑 카드’ 후불 요금은 180초당 198원이기 때문에 ‘나라사랑 카드’ 요금이 훨씬 더 비쌉니다. 보시다시피 집 전화 요금이 워낙 복잡한 요금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쉽지 않습니다.

일반 집 전화에 비해 ‘나라사랑 카드’ 요금이 더 저렴한 경우도 있지만 주목할 것은 휴대전화 사용이 보편화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입대 장병들이 전화를 건다면 대부분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게 되고, 그렇기에 다른 부분보다 휴대전화에 거는 요금 차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14년 기준으로 병사 월급은 이등병 11만 2,500원, 일병 12만 1,700원, 상병 13만 4,600원, 병장 14만 9,000원이라고 하더군요. 다른 병사들도 제 아들만큼 전화요금을 부담하면 월급의 절반 가량을 올레 KT에 바치는 꼴이 됩니다. 저도 구체적인 자료를 비교해 보기 전까지는 통신 회사들이 이렇게 흡혈귀처럼 병사들 월급까지 빨아 먹는 줄 몰랐습니다.

부대 내 가혹 행위 등 사고 예방을 위해 내무반마다 '휴대 전화를 지급한다'는 뻘짓 좀 그만하고, 입대 장병들의 월급을 좀먹고 있는 나라사랑 카드 요금제부터 절반 이하로 인하해 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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