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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킹'이 뭐길래... 사기꾼까지 등장

  • 입력 2014.12.24 10:24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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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이마트나 롯데마트 토이저러스에 가보신 분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셨을 겁니다.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이유는 '티라노킹'이라는 장난감을 구매하기 위해서입니다. 티라노킹은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 시리즈에 나오는 장난감입니다. 요새 아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어서 티라노킹이 없는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너는 티라노킹도 없니?”라며 불쌍한 취급을 받을 정도입니다.

티라노킹이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보니, 남자 아이들의 올 겨울 크리스마스 선물 1순위는 단연 티라노킹입니다. 그래서 엄마, 아빠들은 티라노킹을 살려고 애를 쓰지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7만 5천 원짜리 장난감이 22만 원에 팔리다니

우리가 아이들 장난감을 사줄 때는 보통 인터넷과 마트를 이용합니다. 그런데 인터넷에서는 아예 티라노킹을 구할 수가 없습니다.



티라노킹을 판매하는 반다이몰에 가보면 티라노킹은 항상 품절입니다. 아예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 시리즈에 나오는 장난감 대부분이 모두 품절입니다. 공식 쇼핑몰인 반다이몰에서도 구입하기 힘드니 티라노킹은 인터넷에서 무려 22만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웃돈을 주고라도 사고 싶은 부모가 많으니 3배 이상의 가격을 불러도 티라노킹이 팔립니다. 문제는 22만 원짜리 티라노킹도 수량이 별로 없어, 그마저도 구입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간혹 이마트나 토이저러스 등에 티라노킹 등의 장난감이 소량으로 입고되어 판매되곤 합니다. 이 소식이 들리면 엄마, 아빠들은 분주해집니다. 보통 매장 한 곳에 30개의 티라노킹이 들어오는데, 사려는 사람은 백여 명이 훌쩍 넘습니다. 그래서 30번 미만의 대기표를 받기 위해 부모들은 새벽 3시부터 줄을 서거나 휴가를 내고 마트로 달려오기도 합니다.



크리스마스 선물까지도 사기 치는 세상

아무리 마트에 와도 물건이 없으니 부모들은 애가 탑니다. 크리스마스가 내일이니 오늘이라도 어떻게든 사주려고 인터넷을 뒤지고 마트를 돌아다녀 봅니다. 가끔 '중고나라'와 같은 카페에서 티라노킹을 판다는 글이 올라옵니다. 부모들은 무조건 구매한다고 댓글을 남기고 돈까지 입금합니다. 부모들은 이제 우리 아이들이 그토록 갖고 싶어하는 티라노킹을 선물로 줄 수 있다는 부푼 마음을 안고 아이들에게 약속까지 합니다. 그러나 얼마 뒤 부모들은 사기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에 빠집니다.



인터넷 게시글이 모두 사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티라노킹을 구입하려는 부모들이 많다는 소식에 인터넷 전문 사기꾼들이 대거 몰리면서 점점 돈만 잃는 부모들이 늘고 있습니다. 직거래하려고 회사에 겨우겨우 사정해서 나가 추운 날씨에 거리에서 몇 시간을 기다려도 계약금만 갖고 도망치는 사기꾼들 때문에 부모들은 이중, 삼중으로 마음고생을 겪습니다.



왜 크리스마스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나?

저는 작년에도 이와 비슷한 글을 썼습니다. 작년에는 티라노킹이 아닌 '또봇'이라는 장난감이 올해와 같은 유사한 현상을 빚었습니다.(관련기사 : 한국판 크리스마스 '솔드 아웃' 도대체 '또봇'이 뭐길래)

왜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될까요? 그것은 장난감 유통 업자들이 중간에서 물건을 미리 확보해 물량을 풀지 않는 등 한국 장난감 시장의 기형적인 구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티라노킹 품절 사태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일본에서 제작한 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 시리즈 등이 일본 상영 후 곧바로 한국으로 넘어오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도 한국 시장이 대단히 크고 폭발적이기 때문에 한국에 먼저 방영하고 미국판은 한참 뒤에 방영합니다.

티라노킹은 한국식 제품명이고 일본에서는 '쿄류진'이라고 불립니다. 아이들에게 한국식 표기가 된 장난감을 사줘야 좋아하거나 정가 자체가 더 비싼 경우도 있어, 일본 해외직구를 꺼리는 부모도 간혹 있습니다. 그래서 더 품귀 현상을 빚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굳이 저렇게까지 하면서 아이들에게 티라노킹을 사줘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사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 입장에서도 사주기 싫지만, 아이들이 너무 원하니 울며 겨자 먹기로 사줄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크리스마스 때마다 벌어지는 ‘장난감 구매 전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이 있겠지만, 간혹 자신이 구매하려는 티라노킹을 양보하거나 누군가에게 자신이 산 가격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아이에게 원하는 선물을 사주는 마음을 이용해서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어떤 이들은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 손을 잡아주기도 합니다.



제 딸아이는 티라노킹 장난감 대신에 티라노킹 스티커북을 사줬더니 꼭 껴안고 잠이 들었습니다. 이런 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부모가 되어 간다는 것이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내일은 크리스마스입니다. 저는 크리스마스엔 세상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길 바랍니다. 혹시 주위에 외롭거나 쓸쓸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아이들이 있다면 작은 초콜릿이라도 건넬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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