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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 “살기 싫다”는 민원전화, 현명한 대처로 감동 전한 공무원

  • 입력 2020.10.17 14:05
  • 수정 2020.10.17 14:08
  • 기자명 직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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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세무관리팀 전종훈 주무관. 경기도제공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새벽 민원전화에 따뜻한 손길을 내민 새내기 공무원의 사연이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달 20일 당직근무 중이던 경기도청 전종훈 주무관은 새벽 2시가 넘어 전화 한통을 받았다. 전화를 건 40대 민원인은 "뇌질환을 앓고 있어 3개월마다 검사를 받는데 검사비가 180만 원이나 한다. 최근에는 일자리를 잃어 생활에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민원인은 통화중 울음을 터뜨리며 살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고 호소하도 했다.

이런 일을 처음 겪는 전 주무관은 당황스러웠지만 침착하게 대응했다. 한참 이야기를 듣던 전 주무관은식사도 못 했다는 민원인의 말에 집 주소를 물어봤으나, 상대는 주소를 알려주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이에 전 주무관은 도청에서 관리하는 민원목록을 뒤져 민원인의 주소를 찾아냈다. 이후 당직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갔으나 민원인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끼니 문제라도 당장 풀어야겠다는 마음에 쌀 5㎏과 라면 한 상자를 민원인의 집으로 배달시켰다.

전 주무관은 저 자신도 어릴 적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아 정부의 도움을 받았다. 어릴 때는 그런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때도 있었다. 당시 감정이 떠올라 내가 조금이라도 도울 수 있다면 돕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며 도움을 준 이유를 밝혔다.

경기도 세무관리팀 전종훈 주무관. 경기도제공

도움을 받은 민원인은 전 주무관을 찾아와 감사의 고마움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주무관은 "아직 상처와 어려움이 있으신 것 같아 그분의 말을 더 들어주려 노력했다. 저의 직업은 도민을 섬기는 공무원이고,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이 되고 나서 도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 이런 마음이 더 단단해졌다. 앞으로도 억울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 주무관은 지난해 지난해 924일 경기도로 발령을 받아 경기도청 세정과 세무관리팀에 근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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