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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과 태양광발전의 전기량과 비용을 계산해 보았다

  • 입력 2017.08.29 16:11
  • 수정 2017.08.29 17:27
  • 기자명 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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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도에 따르면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국의 주택 지붕에 태양광발전설비를 모두 설치하면 국내에서 운용하고 있는 원전을 대체할 만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

우리는 그동안 불안하지만 전기가 필요하니 어쩔 수 없이 원자력발전소를 사용해 왔다. 원전을 대체할 만한 방법이 아직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로 태양광발전설비가 원전보다 값싸고 편리하고 안전한 방법이라면 구태여 원전을 운영할 이유가 없다.

다만 시장님은 그렇게 주장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직접 계산으로 확인해 보기로 했다.

1. 현재 개발되어 있는 태양광발전설비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태양광발전 패널에서 나오는 전기는 1제곱미터당 130W정도이다. 이는 여름철 11~15시 남중고도가 가장 높은 시간대에서 생산한 전기이다. 겨울철은 여름철에 비해 이보다 1/2정도로 낮아진다.

태양광발전시스템은 보통의 주택 지붕 한 채에 여름 기준으로 25제곱미터(5mX5m)정도의 태양광 패널을 쓴다. 이 정도 패널로는 3,250W를 생산할 수 있다. 한 집이 보통 쓰는 전기용량 3kw규모이다.

2. 전국의 모든 주택에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하면 생산할 수 있는 전기량

2015년 말 기준으로 전국의 주택 수는 16,370,000 가구이다. 이 중 아파트는 60%이고 단독주택은(다가구 포함) 전체의 1/4인 4,092,500호이다. (통계청 자료)

이들 주택 중에서 설치가 실질적으로 어렵고 경제성도 떨어지는 아파트 등을 제외하고 단독주택만 고려한다. 하지만 단독주택 전부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가구 5%를 제외한다.

-북향, 그늘진 곳 30% 제외한다

-한옥, 노후 주택, 농어촌 주택 등 설치가 불가능한 주택 20% 제외한다.

지붕에 태양광 발전 패널을 설치하는 것은 현재는 신축주택만 가능하다. 기존주택에 설치하는 것은 경제성이 너무 없기 때문이다. 기존 주택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려면 33제곱미터 이상의 옥상이 있어야 한다. 아파트의 경우에는 100W정도의 소규모 용량만 가능하다.

이렇게 기존주택 지분에 태양광 패널의 설치가 제한된다면 기존주택의 1/10도 패널을 설치할 수 없을 것이므로 국내 전 주택 지붕에서 태양광발전한다는 구상은 애당초 성립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서는 일단 20%만 불가능하다고 가정하고 계산한다.

패널을 설치할 수 없는 집을 제외하고 남는 45% 1,841,625호 모두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먼저 시설용량으로 비교해본다.

가능한 모든 주택의 지붕에 태양광발전 패널을 설치했을 때의 시설용량은,

3,250(W) x 1,841,625(호) = 5,985,281,250W이다.

이는 1,400,000,000W인 현 원전과 비교하면 대략 원전 4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시설용량은 사실 별 의미가 없다. 그 시설로 얼만큼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용률을 반영한 실 발전량을 계산해 보자.

태양광발전은 구름 끼거나 비 오는 날 공치고, 해지면 공치다 보니 실제로 하루 발전하는 시간이 3.5시간 밖에 안된다. 현재 태양광발전의 평균 이용률은 15% 정도로 알려져 있다. 반면 원전은 기저부하를 담당하고 있어서 하루 24시간 풀가동한다. 국내 원전의 평균 이용률은 90%에 육박한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이용률을 반영하여 발전 가능량을 비교해 보도록 하겠다.

-태양광발전의 용량에 이용률 15%를 반영했을 때,

5,985,281,250W x 0.15 = 897,792,187W이다.

-원전 1기의 용량에 이용률 90%를 반영했을 때,

1,400,000,000W x 0.9 = 1,260,000,000W이다.

태양광발전을 원전 1기와 비교해보자.

897,792,187W/1,260,000,000W = 0.711(71%)

즉, 설치 가능한 전국의 모든 주택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도 원전 1기의 71%정도 되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을 뿐이다.

3. 태양광 설비 설치 비용과 원전 건설 비용 비교

현재 시판되고 있는 300W 태양광발전 모듈 1개 값은 70만 원 정도이다. 겨울까지 고려하여 건물 1채당 300W 모듈 20개를 설치하는 것으로 계산한다. 이 내용으로 계산하면 300W 모듈 20개 설치비용은 14,000,000원이다.

이렇게 모든 주택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게 위해서는, 14,000,000(원) x 1,841,625(호) = 25,782,750,000,000원의 돈이 든다. 너무 큰 돈이라 읽기 어렵다. 대략 25조 8천억 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주택당 300W 모듈 10개로 줄여도 12조원이 넘는다. 140만 kw 원전 1기 건설 비용은 4조원 정도 된다. 위 계산 결과는 태양광발전으로 원전 6기 넘는 비용을 들여 원전 1기에도 못 미치는(0.7기) 전기를 생산한다는 말이 된다.

검토가 필요한 사항

계산 결과, 원전보다 훨씬 비싼 돈을 들여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한다고 해도 원전 24기는 고사하고 원전 1기도 대체할 수 없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결국 원전을 그대로 운전해야 현 수준의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만일 기존 주택 지붕에 패널을 설치하는 것이 상당 부분 어렵다면 태양광으로 생산하는 전기는 원전 1기의 1/10도 안 될 것이다. 또한, 태양광발전 설비에서 발전한 전기를 전력망에 편입시키려면 전력 저장 설비 등 막대한 비용을 추가로 더 투입해야 한다.

즉, 태양광발전설비만으로 원전을 대체하는 계획은 현재 시점에서 매우 어려운 일이다. 원전을 다른 무언가로 대체하고자 한다면 보다 현실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원전의 위험성과 전력 수급의 안정성을 둘 다 고려해야 하는 지금, 원전 및 대체에너지에 대해 더욱 심도깊은 논의가 요구된다.

글: 르망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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