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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차별과 여성가족부에 관한 5가지 오해

  • 입력 2016.02.18 17:10
  • 기자명 하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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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부터 일베같은 커뮤니티에서 역차별혹은 여성가족부의 만행이라는 제목을 단 게시물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일간베스트



일간베스트

과연 사실일까? 여성가족부는 쓸데없는 짓만 골라서 하는 단체일까? 한번 확인해보자.


1.
여성전용 좌석


파주시 광역버스 신성운수
3000번에는 분홍색 커버로 덮인 '여성전용좌석'이 있다. 공공장소와 대중교통에서 성추행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덧붙이기도 민망하다. 다만, 일부 남성들이 남성을 배제하는 극악무도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신성운수 측의 해명을 들어보면 해당 좌석에 남성이 앉아도 문제될 것은 없다고 한다.
이 좌석의 설치 주체는 파주시와 신성운수다. 여성가족부는 관련이 없다


2.
여성전용 계단


여성전용계단이다
. 모 프로그램에서 미니스커트를 입는 여성들을 위해 지하철역에도 여성전용계단을 설치해달라고 요구하는 여성분들의 인터뷰와 함께 첨부되어 마치 지하철역에 설치된 여성전용계단인 것처럼 묘사하는데, 이는 전혀 사실무근이다. 포스터의 오른쪽 상단에 해당 포스터를 붙인 주체의 홈페이지가 적혀있는데, 화질이 떨어져 잘 보이지는 않지만 적어도 '지하철공사' '정부부처'가 주체는 아니다. ('지하철공사'는 사진 속 홈페이지 주소와 주소 글자의 개수가 일치하는 곳이 없고, 정부부처는 도메인 주소가 'go.kr'로 끝나며, 정부부처 홈페이지 주소 중 저렇게 긴 주소는 없다.) 이 여성전용계단은 찜질방이나 스파, 목욕탕 등 남녀의 동선이 분리되어야 하는 장소에 설치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마치 이 사진처럼


물론 여성가족부와는
'전혀' 관계없다.


3.
여성전용 주차장


'
여성전용주차장'은 역차별 논쟁의 단골 소재다. 여성전용 주차장과 여성우선 주차장은 서로 다른데, 대부분의 백화점에서 여성고객의 편의와 홍보효과를 위해 설치하는 것이 '여성전용 주차장'이고, 서울특별시에서 설치하는 주차장의 공식적인 명칭은 '여성우선 주차장'이다.


관련 조례의 내용을 보면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 분명해 보이며
, 강서구 주차관리과의 설명을 보면 운전이 불편한 임산부나 아이를 대동한 가족단위의 고객을 위해 보다 넓은 공간에 주차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정책임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남성'이 그곳에 주차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냥 당신이 주차를 할 때 해당 주차공간을 비워놓고 밝고 안전한 곳에 주차하도록 여성들에게 '양보'하라는 취지다. 혹시 아이를 데리고 있다면 우선 주차하고.
, 이것도 여성가족부 예산은 1원도 안들어간다. 서울시 정책이다.

4.
여성전용 화장실

'여성전용 화장실'은 익산시 시립공원에 20여개 정도 설치되어있다. 이름을 이렇게 갖다 붙여서 그렇지 그냥 여성화장실이다. 수유실 등 아이를 대동한 어머니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정도가 남성 화장실과의 차이점이다. 시립공원 이용객 중 화장실을 이용하는 방문객의 성비가 8:2에 이를 정도로 여성 화장실의 추가 공급이 절실했던 상황에서 익산시로서는 여성화장실을 확충할 수밖에 없었고, 이왕 설치하는 거 '여성이 살기 좋은 도시'라는 시의 슬로건에 걸맞게 편의시설을 갖추고 범죄예방용 비상벨을 설치하는 등 신경을 좀 쓴 것뿐이다. 남성화장실은 수가 충분하니 추가로 설치하지 않은 것뿐이다. 남자들은 밖에서 노상방뇨 하라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익산시에서 공원을 헤매다가 바지에 오줌 싼 적도 없으면서 '역차별'이라고 울부짖지 마시길.
물론 이것도 '여성가족부'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5.
여성전용 흡연소


'
여성전용 흡연소'는 일부 고속도로휴게소에 설치되어 있다. 이 사진은 이천휴게소에서 찍혔다. 당연히 공용흡연장소가 존재하고, 이 전용 휴게소는 한쪽 구석에 따로 설치됐다. 여성 흡연자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이 전용흡연소가 왜 만들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담배 피우는 여성에 대한 시선과 담배 피우는 남성에 대한 시선은 그 온도차가 분명히 크다. 게다가 적지 않은 수의 나이 드신 어르신들은 노골적으로 여성흡연자를 제지하거나 나무라거나 심지어 폭력도 행한다.
여성흡연자들이 공용흡연장소에서 피지 않고 멀리까지 가서 숨어서 피우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따로 공간을 만들어 둔 것이다. 그마저도 이용율이 저조해서 최근에는 다시 공용흡연소로 바꾸는 추세라고 한다.
물론 여가부와는 전혀 관련 없다.



모든 정부부처의 저작물과 마찬가지로
'여성가족부'에서 만든 포스터나 부착물 등에는 항상 위의 로고가 들어가야만 한다. 앞서의 시설이나 게시물 어디에서도 여성가족부의 로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여성가족부는 당신들이 걱정할 만큼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부처도 아니고, 당신들이 말하는 '역차별시설'을 세울 만큼 예산에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여성전용시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여성들이 느끼는 공포와 불편이 '현실적'이라는 이야기이며, 따로 시설을 만들어 성범죄자들을 '격리'해야 할 만큼 위협이 실재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무턱대고 여성가족부를 욕하며 역차별을 부르짖기 전에 저런 전용시설이 왜 나왔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전용시설들이 억울하다면 그냥 쓰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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