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는 책을 펴낸 엄마 페미니즘 탐구모임 ‘부너미’에서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질문을 나눕니다.ⓒ엠마 왓슨 UN 연설 장면“본인이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해요?”종종 이런 질문을 듣는다. 어감이 그리 호의적이진 않다. 남자가 페미니즘에 관해 이야기한다는 게 영 못마땅한 듯싶다.정치적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저 질문은 내게 큰 의미가 없다. 질문하는 이가 들을 태도를 취하지 않는 한 굳이 대답하려 애쓰지도 않는다. 그보다 나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은 이런 질문들이다.“여자도 아닌데 페미니즘을 이해
* 라는 책을 펴낸 엄마 페미니즘 탐구모임 ‘부너미’에서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질문을 나눕니다.승리(이승현)와 정준영 ⓒ연합뉴스가수 승리와 정준영 등이 참여한 ‘남자들의 단톡방(단체대화방)’에서 성범죄가 일어났다. 지난 몇 년간 한국 사회에서는 이와 유사한 사건이 꾸준히 보도됐다. 남학생들의 ‘성희롱 단톡방’이 대표적으로, 최근에는 교대에서 관련 사건이 있었다. 이들의 단톡방에서는 특정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고, 성희롱하고, 불법으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고, 강간을 ‘농담’으로 모
* 라는 책을 펴낸 엄마 페미니즘 탐구모임 ‘부너미’에서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질문을 나눕니다.ⓒtvN ‘미생’ 캡처남편의 퇴사 계획의 시작은 우리 가족의 해외 살이가 목적이지만, 나의 개인적인 목적은 혼자만의 가사, 돌봄 노동을 그만두고 가정 내 노동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함이 가장 컸다.나는 맞벌이였지만, 대부분의 가사와 육아는 나만의 몫이었다. 가부장제도 안에서 교육받고 자라온 남편은 당연하게 내게 떠넘겼고, 창업해 시간이 자유롭다는 이유로 거의 모든 일은 내가 하게 됐다.나의 불만
* 라는 책을 펴낸 엄마 페미니즘 탐구모임 ‘부너미’에서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질문을 나눕니다.엄마 페미니즘 탐구모임 ‘부너미’ ⓒ이성경결혼하고 애 낳은 여자 열 명이 모여서 결혼하고 애 낳은 여자들의 페미니즘을 이야기하고 글을 쓰기로 했다. 각자에게 주어진 원고 분량은 A4 일곱 장. 쉽게 써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생계를 부양해야 하는 프리랜서인 내게는 단기 일감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냉장고에서는 오래된 콩나물이 정체불명의 생명체로 변신하는 중이었다.
* 라는 책을 펴낸 엄마 페미니즘 탐구모임 ‘부너미’에서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질문을 나눕니다.ⓒ여성가족부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2월 14일 30~40대 1인 가구 남성들과 만났다는 언론 보도를 접했다. 행사에 참여한 남성들은 ‘혼밥’의 어려움부터 육체적·정신적 외로움, 주거 문제, 네트워크 부족 등을 호소했다고 한다. 1인 가구 남성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혼자 사는 여성들은 혼자 살아서 밥 먹기 어렵다거나 외롭다는 등의 고충을 감히 언급하지 않는다. 주거침입,
* 라는 책을 펴낸 엄마 페미니즘 탐구모임 ‘부너미’에서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질문을 나눕니다.ⓒtvN인턴을 다섯 번이나 하고서야 겨우 정규직이 됐다. ‘정규직’이라는 이름 앞에서 나는 겨우 숨을 돌렸다. 그렇게 안전한 세상이 오는가 싶더니, 아차! 임신을 했다. 너무 뻔한 이야기다. 힘들게 스펙 쌓아 회사에 입사했건만, 임신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눈총을 받았다. ‘네 인생은 이제 끝이야. 애엄마를 회사가 왜 쓰냐’라는 말을 축하 인사보다 먼저 마주해야 했다. 여자가 다니기 좋은 회사와
* 라는 책을 펴낸 엄마 페미니즘 탐구모임 ‘부너미’에서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질문을 나눕니다.ⓒJTBC ‘SKY 캐슬’ 캡처 돈을 버는 남편과 아이를 돌보는 나의 위상은 전혀 동등하지 않았다. 돈 버는 남편은 권위를 갖는다. 남편은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가졌다. 나의 노동을 평가할 수 있는 권한, 나를 통제하고 부릴 수 있는 힘. 돈 버는 남편은 권위뿐만 아니라 권력도 갖게 됐다.“흰 빨래는 삶아야지.”“냉장고 음식물 좀 빨리빨리 처리해.”남편의 말들은 가벼운 타박처럼 들렸지만 신경을
* 라는 책을 펴낸 엄마 페미니즘 탐구모임 ‘부너미’에서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질문을 나눕니다.ⓒS-OIL 광고 캡처나의 엄마는 1955년생. 결혼 후 오빠와 나를 낳아 길렀고, 다시 맞벌이하는 오빠네 딸을 아홉 살까지 키웠다. 자식, 그리고 자식의 자식을 돌보는 동안 엄마는 훌쩍 예순다섯이 됐다. 나는 재작년 첫 아이를 임신했다.“엄마 고생하시기 전에 빨리 이쪽으로 이사 와.”오빠가 말했다. 맞다. 엄마는 그럴 사람이다. 먼 동네 살아도, 몸이 혹사당해도, 딸 산후조리를 위해 밥 해주
ⓒJTBC 소셜스토리아이와 함께 나들이하러 가는 날이었다. 남편이 미리 차를 끌고 1층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는 차를 보면서 “아빠 차다! 아빠 차야”라며 신나서 소리를 질렀다. 나는 아이에게 “왜 아빠 차야, 엄마 차이기도 한데?”라고 농처럼 대화를 건넸고, 아이는 나에게 “’빠방이’는 남자가 하는 건데?”라고 대답했다.나도 운전을 하고 주변에는 정말 많은 여성 운전자가 존재한다. 그런데 왜 이제 겨우 3살인 아이는 ‘운전은 남자의 영역’이라는 성역할을 습득한 것일까.아이의 그림책을 살펴보며 아이가 왜 ‘운전=남성’을 기본으로
* 라는 책을 펴낸 엄마 페미니즘 탐구모임 ‘부너미’에서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질문을 나눕니다.ⓒtvN ‘크로스‘ 캡처‘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지만 불편함을 즐길 수 있는 요령도 없고, 즐길 의지도 없는 나는 ‘즐길 수 없으면 피하자’는 주의로 살아왔다. 부당한 일들을 마주할 때, 적당히 맞추고 순응하며 즐기기보다 관계가 틀어질지언정 할 말을 하며 살았다.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기에 나와 잘 맞지 않는 사람은 빨리 정리한다.친구나 선배뿐만이 아니라 연구를 가장한 노동 착
명절 음식을 사서 차례를 지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연합뉴스언제부터인가 ‘전을 부치는 것’은 명절 노동의 상징처럼 된 듯하다. 어렴풋하게 기억나는 어릴 적 명절 풍경이 있다. 엄마와 큰엄마, 작은엄마들이 모여 앉아 부침가루와 달걀을 묻혀 팬 위에 올려놓으면 다른 분이 그걸 뒤집으시고 나와 동생, 사촌들은 그 옆을 어슬렁거리며 이제 막 완성된 부침개를 날름 집어 먹었다.고소하고 따뜻한 기억이지만, 실제로 내가 결혼을 하고 명절에 전을 부쳐보니 일하지 않고 먹는 자에게만 따뜻하고 고소한 추억이었다. 한 자리에 우직하게 앉아서 팬에 기
ⓒKBS2 스틸컷나는 8개월 차 엄마다. 임신 기간 100일 남짓의 심각한 입덧기를 제외하고는 출산 이틀 전까지 일을 쉬지 않았다. 출산 이후의 삶도 노력하면 출산 전처럼 유지할 수 있을 거란 철없는 생각을 했었다.그렇게 산후 70일경부터 글 쓰는 엄마들 모임에 나가기 시작했고, 백일이 넘을 무렵 재택근무와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돌아보면 ‘왜 그렇게까지 필사적이었나’ 싶다. 사회에서 배제될까 두려웠고 ‘엄마’란 무게는 버거웠다. 이 글은 초보 엄마의 육아 노동 적응기이자 ‘나’를 지키기 위한 200일간의 투쟁기다.임
* 라는 책을 펴낸 엄마 페미니즘 탐구모임 ‘부너미’에서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질문을 나눕니다.ⓒMBC 처음에는 내 공간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집을 생각하면 부엌에 있는 여자의 모습을 당연하게 떠올렸다. 남자는 거실에서 쉬거나 서재에서 책을 보다가 차려진 식탁 앞에 앉는 모습을 생각했다.집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것은 가사노동과 육아뿐이었다. 누군가는 말했다. 자기 삶, 자기 자아 대신에 자녀의 삶, 남편의 삶을 채워 넣는다고.
* 라는 책을 펴낸 엄마페미니즘 탐구모임 ‘부너미’에서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질문을 나눕니다.[‘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1. 남편에게 선언했다. “나, 페미니스트야”2. “당신, 페미니즘 책을 너무 많이 읽은 거 아냐?”3. 돈 벌어오라는 남편, 그래서 나갔다ⓒ일본 TBS 결혼 준비 과정에서 나는 당당하게 집안일에 대한 ‘업무분담각서’를 내밀었다. 여자들과 동거할 때는 내밀지 않던 각서를 내민 이유는 불합리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되었기 때
* 라는 책을 펴낸 엄마페미니즘 탐구모임 ‘부너미’에서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질문을 나눕니다.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1. 남편에게 선언했다. “나, 페미니스트야”2. “당신, 페미니즘 책을 너무 많이 읽은 거 아냐?”ⓒtvN 엄마가 된다고 해서 나의 일, 경제활동을 포기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러나 양가 부모님 도움을 전혀 받을 수도 없고, 남편 역시 매일 자정이 다 돼서야 퇴근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 양육자인 내가 다시 전일제 근무를 한다는 건 초인적인 정신
* 라는 책을 펴낸 엄마페미니즘 탐구모임 ‘부너미’에서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질문을 나눕니다.[‘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1. 남편에게 선언했다. “나, 페미니스트야”ⓒKBS 캡처 ‘인류가 시작된 이래로 모든 여성이 이런 식으로 아기를 낳고 키워 왔단 말인가…’ 출산 직후 당혹스러움과 허망함과 약간의 배신감에 휩싸인 채 나는 여성의 삶에 대해 마구 질문을 쏟아내고 있었다. 현대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오만 가지 육아용품이 출시됐건만, 출산과 육아는 여전히 원시적인 영역으로
* 라는 책을 펴낸 엄마페미니즘 탐구모임 ‘부너미’에서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질문을 나눕니다. ⓒ영화 드라마나 영화에서 러브스토리의 해피엔딩은 결혼인 경우가 많다. 나도 결혼하면 행복할 줄 알았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축복이라는 말을 믿었다. 결혼하고 엄마가 된 후의 삶이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한 누군가가 있다면 그들에게 문제가 있는 거라고. 나는 다를 것이라 기대했다.결혼하고 애 둘을 낳았다. 결혼 이후의 삶을 ‘행복과 불행’으로 단순하게 나눌 수 없음을 알았다. 기쁜 날도 많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