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자그마치 46억 년 동안 단 한순간도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자전과 공전을 하면서 숱한 사건의 무대가 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40억 년 전부터 약 38억 년 전까지의 구간을 과학에서는 ‘후기 운석 대충돌기(Late Heavy Bombardment)’라고 부른다. 큼직한 운석들이 지구와 지구 주변의 행성들을 향해 돌진해 잇따라 충돌했다. 물론 지구의 유일한 위성인 달에도 그 시기에 생긴 흔적이 숱하게 남아있다. 달 표면에 있는 원형의 커다란 자국들이 바로 당시에 일어난 운석 충돌 때문에 생긴 것이다. 달보다 훨씬 큰 지구는 더
2017년 6월 12일 중앙일보의 기사 내용. SBS 에서 소개한 한 학생의 그림을 조명하면서 한국의 입시가 천재를 망쳐놓았다는 식의 방송 내용을 기사에 담았다.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렸다. 썩 잘 그린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특기는 만들기였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지점토를 이용해 만든 실물 크기의 킹코브라가 너무 사실적이어서 그걸 보고 징그럽다고 우는 아이가 있을 정도였다. 미술학원은 한 번도 다녀본 적 없다. 그저 그리는 것,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케치북을 채우거나 점토로 뭔가를
농촌에서 일손을 보탤 사람을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돼버렸다는 기사를 읽었다. 기사에 등장한 한 농장주의 코멘트는 적어도 내가 사는 세계에서 쉽게 상상할 수 없는 현상과 밀접하게 연관된 터라 꽤 이질감이 들었다. 그의 말은 농번기에 하루 노동의 대가로 30만 원을 매겨도 사람들이 일하러 오지 않는다는 거였다. 뙤약볕에서 등을 굽히고 육체노동을 할 힘을 가진, 정확히 청년기를 보내는 한국인을 농장주가 고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은 이미 예상을 했지만, 그 일당이 30만 원에 달한다는 것은 알지 못했다
1980년대 후반이나 1990년대 초반 무렵 맞벌이를 하지 않고 전업주부의 삶을 살고 있던 모친은 텔레비전의 오전 프로그램들을 챙겨 보면서 꽤 많은 정보를 긁어모았다. 이를테면 한국방송의 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희끗희끗한 머리와 네모난 금테 안경을 쓴 의사가 알려주는 오줌 싸는 버릇을 퇴치하는 방법이라든가 검게 그을린 얼굴에 한껏 단정하게 빗은 머리를 한 남성이 알려주는 진돗개 감별법 같은 것들 말이다.무엇보다 토마토를 설탕과 먹으면 몸에서 당분을 처리하느라 비타민 B의 흡수를 방해한다는 정보를 얻은 뒤로 모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