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대한 가장 즐겨 사용되는 비유 중 하나는 바로 '자식 농사'다. "다른 건 몰라도 자식 농사 하나는 잘 지었다", "자식 농사가 가장 중요하다", "자식 농사가 곧 최고의 노후대비다" 등등. 문득 궁금해졌다. 자녀를 낳아 기르는 일을 가리켜 농사에 비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장 떠오르는 것은 두 가지의 의미다.ⓒKCC SWITZEN 광고첫째, 우리나라는 농업을 중시하는 나라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농업은 천하의 근본이라 하지 않았던가. 그만큼 농업이 오래도록 중시되고 신성시돼온 전통을 볼 때 자녀를 낳아 기르는
진로탐색, 진로상담, 진로선택, 진로준비...학교 다닐 때 즈음 누구나 질릴 정도로 들어 본 말이다. 막상 당시에는 다른 것들이 중요한 것 같아 크게 신경 쓰지 않았겠지만 말이다.예를 들어 초등학교-중학교 다닐 적에 무엇보다 가장 큰 관심사는 학교 끝나고 뭐 하고 놀까였고 고등학생쯤 됐을 적에는 어느 대학에 갈 수 있을까 정도였다. 진로란 뭘까? 무슨 직업이 나에게 적합할까? 하는 질문은 적어도 학교 다닐 무렵의 내게는 상당히 먼 질문들이었다.열심히 놀며 크다가 대학에 가고 대학까지 졸업을 앞두면 생각 날 한창 어른이 됐을 때나 다
직장인 B씨는 몇 해 전 직장에 갓 입사했을 때의 기억을 떠올려보았다. 취직이 결정됐을 때 주위에서는 칭찬과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셔터스톡B씨는 그런 열렬한 반응에 머쓱해 하면서도 자신이 결국 해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다. 남들 보란 듯이 멋지게 대기업에 입사한 자신이 그렇게 대견할 수 없었다. 그래서 처음 직장을 다닐 때 회사에 대한 자부심은 차고 넘쳤다. 자신도 회사의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당당한 구성원이라는 생각이 들어 벅찼고 한동안은 회사 로고만 봐도 애사심이 솟았다.그러나 그것도 다 지난 일일 뿐이다. 지금 B씨를
"인생이 너무 지루해요. 뭘 해도 재미가 없어요."자신의 인생에 관한 A씨의 솔직한 감상이었다. 평범한 직장인인 그는 매일같이 퇴근하는 순간만 기다린다. 직장에 있는 시간보다는 그래도 퇴근 후의 시간이 그나마 즐겁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퇴근 후 ‘무엇을 하며 시간을 즐길까?’ 생각해보면 딱히 떠오르는 재미있을 만한 것이 없어 허무하다.터덜터덜 집에 돌아온 A씨는 우선 씻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아무거나 대충 차려 밥을 먹는다. 그리고는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한다. 결국, 매일 하는 일은 거기서 거기다. 스마
일본에서 활동 중인 60대 힙합 댄스그룹최근 자존감과 나이에 관한 메타분석 연구를 다룬 흥미로운 기사가 소개됐다. 기사에서 소개된 연구에서는 자존감 관련 기존 연구 191편을 참고, 자존감과 나이 사이 관련성을 추적했다. 연구 결과를 아주 간단히 요약하자면 발달심리학적으로 자존감은 약 60세에 이를 때까지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 그러나 상승세는 나이가 들며 점점 완만해진다. 그러다 70세 이후부터는 점차 자존감이 감소하는 패턴을 나타낸다.자존감, 60대에 절정에 이른다 (연구)실제 연구를 찾아보니 이런 그래프다. (출처:
게으름은 현대인의 주적 중 하나다. 때때로 게으름이 왜 나쁜 거냐며 게으름을 찬양하는 책들이 소개되곤 하지만, '게으름 상품'에 대한 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특히, 근로시간이 법적/제도적으로 줄고 ‘욜로’, ‘소확행’, ‘워라밸’ 등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지속되는 한 더더욱 그렇다.나는 게으름에 대한 책을 썼다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그런 책이지만, 그래도 예상보다 꽤 많은 판매량을 보였던 것 같다. 게으름 책 덕분에 외부 강연 의뢰도 늘었고 여기저기에서 협업 요청도 많이 받았다. 책의 주제는 게으름을 극복
자기 PR의 시대MBC에서 일요일 오전에 방영했던 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짝을 만나기를 희망하는 남녀가 나와 커플 게임 등으로 친분을 다지고, 마지막에 일명 사랑의 작대기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그런 프로그램이었다.프로그램의 시작과 함께 각 남녀 출연자들의 자기소개가 차례로 이어졌는데, 나는 그때 처음으로 알았다. 적극적으로 자신, 혹은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는 행위. 그걸 자기 PR이라고 하는구나.MBC .. 언제적..예능이지..?자기 PR의 시대라는 말은 사실 80-90년대부터 있었다.
무감독 시험, 즉 시험감독관 없이 중간/기말고사를 치르는 일선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방면에서 가장 전통이 유구한 곳은 바로 제물포고등학교다. 1956년 최초 시행이래 지금까지 무려 60년 이상 무감독 시험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하니 실로 대단한 역사다. 그뿐 아니라 운암고등학교,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 인천금융고등학교 등 여러 학교에서도 자율성, 양심에 따른 무감독 시험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60년 양심' 제물포고 무감독 시험…문화재 등록되나 ⓒ연합뉴스그러나 무감독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다보면 묻지 않을 수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 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이론이 하나 있다. 바로 인지부조화 이론(Cognitive dissonance Theory)이다.매우 중요하고 또 일상에서 무척 빈번하지만 미처 깨닫고 있지 못했던 광범위한 현상에 '인지부조화'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것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놓은 게 바로 페스팅거다.그런데 막상 인지부조화 현상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하자, 그것이 갖는 파급력은 실로 대단했다. 수많은 심리학자들이 앞다투어 인지부조화 현상에 관한 후속 연구들을 이어나가기 시작했으며, 어찌나 유명했던지 심리학에 대해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직장인들의 '아웃사이더'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모아 보도자료 형식으로 발표했다. 직장인 1,402명에게 질문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7.4%, 즉 10명중 3.7명 꼴로 자신을 직장 내 아웃사이더로 여기고 있음이 나타났다.특히 이 중에서도 자발적으로 아웃사이더가 되었다고 응답한 이들의 비율은 33.0%에 해당하였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아웃사이더가 되었다고 응답한 사람은 57.1%로 나타나 결과적으로 현재 자신이 아웃사이더라고 응답한 사람 중, 내심 아웃사이더가 되길 원하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지
예전의 일이다. 그 날은 빨간 날이라 집에서 내내 TV 채널을 돌려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마도 부처님 오신 날로 기억하는데 마침 그 날 TV에서는 스님의 삶에 관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었다. 나는 지금 비 종교인이지만, 불교를 믿는 부모님께선 어렸을 적 나를 종종 절로 데려가곤 하셨다. 그때 생각 때문인지 나는 이내 그 프로그램에 푹 빠지게 되었다.유독 내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자신이 짊어진 삶의 무게와 고민을 토로하시던 어느 스님의 진솔한 고백이었다. 속세에서 찾아오는 많은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지혜를 나눠
영화관 메가박스에서는 현재 매우 흥미로운 기획 실험을 한 가지 진행 중이다. 이른바 이라는 것.심리학적 함의가 풍부한 영화를 매달 하나씩 선정하고 심리학자와 관객들이 함께 영화를 보는 시간을 갖는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이제 무대의 주인공은 영화 속 인물이 아닌 심리학자가 된다.심리학자의 시선으로 영화 속 인물들의 성격, 상황, 과거 등이 영화 기법들과 어우러져 빚어내는 각종 심리학적인 맥락들을 짚는 시간. 영화를 보고 난 관객의 감상에도 특별함을 더할 수 있겠다.메가박스의 기획
손가락 길이를 알면 성호르몬 관계나 수치를 알 수 있다? 최근 육군 내부에서 있었던 성추행 사건의 핵심 레퍼토리다. 최근 한 육군 부대에서 근무하는 장성이 같은 부대 소속 부하 여군을 성추행해 보직에서 해임됐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기사에 따르면 A 장성은 “자신이 심리학을 공부했는데 타인의 손가락 길이를 보면 그 사람의 성호르몬을 잘 파악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여군의 손을 만지는 성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알려졌다.관련기사: 심리학 공부했다는 핑계로 부하 여군 ‘손’잡았다가 잘린 육군 장군오랜만에 본 '심리학 기사' 내용이 이거라
열정적인 삶을 살고 싶은 것이 모든 인간의 기본 욕구다. 그 열정의 방향이 노는 것을 향하든, 하고 싶은 것을 향하든, 돈과 명예, 권력 등의 어떤 수단을 향하든 말이다. 그래서 교육 및 자기계발 판에선 늘 "열정을 가져라"라는 식의 슬로건이 반복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리라.자기계발서와 끝없는 열정 타령 ⓒ오마이뉴스그렇다면 진짜 심리학자들은 이 열정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열정(Passion)"심리학의 세계에 열정이라는 개념을 본격적으로 끌고 들어온 사람은 심리학자 로보터 밸러랜드(Robert Vallerand)와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월드컵이 열린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다.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과 그에 따른 전력 약화, 극도로 열악한 조 편성 등으로 인해 일찍이 기대감을 접은 탓도 컸지만, 국내외적으로 북미정상회담 등 굵직굵직한 외교적 현안들이 있어 어느새 내 머릿속에서는 월드컵에 대한 생각이 사라지고 없었다.월드컵에 대한 언론의 푸시는 대단한 듯싶다. 이번 월드컵만큼은 영영 내 관심에서 멀어져 있을 줄 알았는데 월드컵 개막 전후로 월드컵에 대한 재미있는 언론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개막 후 펼쳐진 흥미로운 경기들은 다
심리학자 월터 미셸(Walter Mischel)이 고안한 마시멜로 실험을 아는가? 국내에서도 이미 몇 해 전 상당한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아마 웬만하면 한 번쯤은 들어봤으리라 생각된다. 그 인기를 방증하듯 마시멜로 실험에 대해 다룬 국내 교양서적들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기까지 했으니.마시멜로 실험의 내용을 아주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연구자(실험자)가 3-5세 정도 되는 아이에게 마시멜로를 쥐여준다. 먹고 싶으면 지금 먹어도 괜찮지만, 15분 동안 먹지 않고 있으면 마시멜로를 더 주겠다는 말을 덧붙이고는 실험자는 자리를
최근 뒷담화에 관한 매우 흥미로운 기사가 보도됐다. ‘뒷담화는 좋지 않다’는 우리의 고정관념과는 달리, 사실 뒷담화 행위가 가지는 긍정적인 심리적 이점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보도에서 인용하고 있는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뒷담화는 정보 습득, 사회적 결속 강화, 스트레스 감소 등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인간의 본능적인 행위로 이해될 수 있다.뒷담화는 무조건 나쁘다?…우리가 몰랐던 뒷담화의 두 얼굴, 중앙일보1. 정보 습득 근묵자흑(近墨者黑). 모름지기 사람은 가려가며 사귀어야 한다고 했다. 세상에는 나쁜
'힐링 심리학'은 여전히 잘 팔린다. 직장인들은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 등을 호소하고 학생들은 고된 학업으로 괴로워한다. 직장인은 워라밸을 외치고, 학생들은 '스라밸(스터디 앤 라이프 밸런스)'을 외치지만 오래도록 관행처럼 굳어 온 제도와 문화적 관습들이 그런 희망을 쉽사리 허락하지 않는다. 결국 외부 세계를 뒤집어엎을 수 없으니 남는 선택지는 한 가지다. 마음속에 벌어진 상처를 잘 봉합하고 새 살이 돋게 만드는 것이다. 현대인 누구나 마음의 고통을 호소하지만 저마다 표현하는 바는 다르다. 불안하다. 우울하다. 행복하지 않다. 즐겁
칼퇴할 때는 좋았다. 사무실 문을 나서고 복도 바깥 창문을 보니 아직 하늘은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았다. 오늘 저녁에는 그 어떤 일정도 정하지 않았다. 1분 1초가 아까워 부리나케 집으로 들어가 나만의 소중한 시간을 즐기기만 하면 됐다. 그런데 집으로 향하며 이내 근심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사치스러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남들은 칼퇴 못해서 난리인데, 툭하면 하던 일 놔두고 칼퇴하는 주제에 이런 고민거리가 웬 말이냐.ⓒ무한도전"오늘은 뭘 하며 시간을 보내야 할까?"할 게 없다. 막상 집에 가도 할 게 없다는 사실이 '칼
A는 일주일 중 닷새를 산다. 그리고 다음날이면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다. 그러다 이틀이 지나고 나면, 언제 사라졌었냐는 듯이 다시 나타나 태연히 자기 할 일을 한다. 왜 매주 이틀씩 꼬박꼬박 사라지는지, 그 이유가 무척 궁금하다. 그래서 B가 물었다. 왜 A 당신은 닷새 동안만을 사느냐고. 그러니 A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쉬는 날에는 휴대전화를 잘 보지 않는 편이라서요." 직장인이 되기 전까지는 그랬다. 평일이든, 주말-휴일이든 굳이 구분하려 들지 않았다. 전화가 울리면 받았고 카톡이 울리면 반가운 마음에 서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