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신정변의 주역 김옥균은 정변이 3일 천하로 끝난 이후 일본으로 망명해 오랜 도피 생활을 했다. 낯선 조선사람이 다가오면 고종이 보낸 암살자일까 늘 노심초사했고, 조선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질까 두려워한 일본은 그를 홀대했다. 그러나 결국 김옥균은 고종이 보낸 홍종우에게 암살당하고 만다. 1894년 3월 28일 상해에서의 일이었다. 그렇게 김옥균을 암살한 인물 정도로만 알려진 홍종우가 이승만을 살렸다니,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고종이 명을 받아 김옥균을 암살하는 홍종우최근 출간된 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장미 대선을 앞두고 참여정부에 몸담았던 인사들의 신간이 쏟아지고 있다. 소설의 형식을 빌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을 돌아본 , 노무현의 비서관들이 말하는 청와대 이야기인 , 노무현-문재인에게 덧씌워진 왕따 프레임을 분석한 이 그것이다. 세 책의 공통점을 하나만 꼽으라면 ‘언론’을 들 수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진보 언론에 대한 섭섭함과 아쉬움이 담겨 있다.은 참여정부에서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썼다. 이 책은 ‘왜 진보언론조차 노무현-
늘 이런 걸 꿈꾸며 새 다이어리를 사지만.....새해가 밝았다. 새 달력을 거는 순간 우리는 우리는 연례행사처럼 금연, 다이어트, 어학공부 같은 것들을 결심한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그랬듯. 여기에 한술 더 떠, 두어 달 쓰고 말 시스템다이어리나 플래너를 장만해 지키지 못 할 연간계획을 빼곡히 적어 넣기도 한다. 이처럼 매 해의 첫 달은 정리정돈과 계획을 위한 시간이 되는데, 이건 반드시 필요한 일일까?어쩌면 생각보다, 정리는 별로 중요치 않을지도 모른다. 최근 출간된 의 저자 팀 하포드는
드라마 중 한 장면 ⓒtvn야마모토 고헤이 리쓰메이칸대학 교수는 일본의 ‘로스트 제너레이션’과 한국의 ‘88만원 세대’를 비교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일본은 나이 많은 형, 한국은 그 뒤를 쫓아가는 동생이란 느낌이 든다. 약간의 시차가 있지만 한·일 젊은이들의 상황은 상당히 닮아 있다.‘로스트 제너레이션’이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을 보낸, 즉 사회 진출 시기가 일본의 버블 붕괴에 맞물려 정사원이 될 기회를 잃은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다. 이름 그대로, 이들은 가난하고 불안정한
지난 8월 15일 박근혜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오늘은 제71주년 광복절이자 건국 68주년”이라며 건국절 논란에 불을 지폈다. 박 대통령은 이에 그치지 않고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에서 유언을 남겼다며 얼토당토않은 실언까지 했다. 그 밖에도 핵과 미사일 전쟁에 대한 공포를 걷어내야 한다며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역설했고,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제시했으며, 대한민국을 세계경제의 선도국가로 도약시킬 ‘창조경제’를 위해 노동개혁의 물꼬를 트는 데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이러한 박근혜 대통령의 호소를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은 매
“말을 잘하는 것과 말재주는 다른 것이다. 국가 지도자의 말은 말재주 수준이 아니고 사상의 표현이고 철학의 표현이다. 가치와 전략, 철학이 담긴 말을 쓸 줄 알아야 지도자가 되는 법이다.” – 노무현참여정부 시절에 노무현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수행했던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최근 펴낸 를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온다. 2002년 대통령선거가 한창 진행 중일 때의 일화다.노무현 후보가 유세하는 도중 어떤 유권자가 다가와 말을 건넸다.“이마 주름이 TV에서 본 것보다 적네요.”이야기를 듣자마자 그가 대답했다.“네, 아침
지난 5월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떠났을 때, 일본에서는 G7 정상회담이 열렸다. 이번 G7의 의제가 북핵 문제의 해법 논의였다는 점과 박 대통령이 옵서버로 참여할 수도 있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대통령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아프리카에 새마을 운동의 정신을 전파하는게 북∙중∙일 외교문제보다 더 중요한 걸까. 심지어 조선일보마저 박 대통령의 이번 아프리카 순방을 ‘외교 라인의 중대한 판단 착오'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G7정상회의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지역 및 국제사회의 평화, 안전에 심각
ⓒ영화 1960~1970년대는 홍콩 무협 영화의 전성기였다. 무협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되기만 하면 관객들이 몰리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당시의 홍콩의 영화 제작자들은 스튜디오시스템을 갖추고 언제든 영화를 찍어 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게다가 대부분의 무협 영화의 줄거리는 억울한일을 당한 주인공이 권법의 고수로부터 권법을 전수받아 익혀 복수에 성공한다는 이야기였기 때문에 새로운 권법만 하나 있다면 새로운 영화가 한 편만들어 질 수 있었다. 당시 영화 제작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한번도 소개된 일이 없는 새로운 권법을만들어 내는
1938년 6월, DC 코믹스의 액션 코믹스(Action Comics)라는 이름의 만화잡지가 처음 발행됐다. 이 잡지의 최초 표지 모델은 원색의 화려한 쫄쫄이(?)를 입고 자동차를 두 손으로 번쩍 든 채 달리고 있는 기괴한 남성이었다. 바로 이 남자가 지구에 등장한 모든 초인 영웅들의 원조, 슈퍼맨이다.액션코믹스 창간호 표지 (출처 : 위키피디아)지금의 우리는 이미 수많은 슈퍼맨 영화와 TV드라마, 만화를 보아 왔으므로 슈퍼맨의 모습이 특히 신기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80여년 전 사람들의 눈에 슈퍼맨의 존재는 차림새부
#1. 작년 8월 멕시코시티의 인류학박물관 앞. 기념품이며 간식거리를 파는 수많은 행상이 늘어서 있었다. 그 중 리어카 한 대가 눈에 띄었다. 한국의 길거리에서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 옥수수를 요리해 팔고 있었던 까닭이다. 한 쪽의 커다란 냄비 안에는 삶은 옥수수가 가득했고, 다른 한 켠에는 석쇠 위에서 옥수수가 벌겋게 달궈진 숯불에 노릇노릇 구워지고 있었다. 한국에서도 여름철에 가장 즐겨먹는 간식이 옥수수였기에 주저 없이 찾아가 삶은 옥수수를 달라 했다. 주인은 끓는 물에서 옥수수를 하나 건지더니 중간 심지에 나무 꼬챙이를 하나
마블(Marvel)의 전성시대다. 영화를 웬만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마블이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스파이더맨, 울버린, 판타스틱4를 만들어 낸 회사라는 사실은 알고 있다. 1939년 만화책 출판사로 시작한 마블(Marvel Entertainment)은 현재 자신들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는 만화 속 영웅들을 영화와 TV용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영화사가 되었으며, 피규어와 장난감 등의 관련 상품 판매를 통해 별도의 수익도 올리고 있다. 소위 ‘마블 덕후’라면 연령에 상관없이 이 상품들에 열광한다.마블의 수많은 캐릭터들은 이합
기아 타이거즈 나지완 선수2009년의 어느 날, 나는 무료하게 TV 리모콘을 누르고 있었다. 한 채널에서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중계해주고 있었다. 오랜만에 야구를 좀 볼까 하는 생각에 채널을 고정했다. 그런데 그 순간, 기아 타이거즈의 나지완이 끝내기 홈런을 쳤다. 우승이다. 내 입에서는 환호성인지 감탄일지 모를 소리가 터져 나왔다. 펄쩍펄쩍 뛰며 좋아하는 선수들을 보자 별안간 감정이 북받치며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야구를 안 본지 오래였고, 딱히 응원하는 팀도 없었다. 그런데도 그렇게 기뻤다.아마도 내가 기아의 전신인 해태
‘이슬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인가? 이슬람 전문가인 이희수 교수가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면 주로 나오는 대답은 이렇다고 한다. ‘테러와 폭력 종교’, ‘여성을 억압하는 종교’, ‘금기와 규제가 많은 사회’, ‘자기 고집-반미-다른 종교 박해’, ‘아라비안나이트’, ‘이집트-메소포타미아-인더스’, ‘석유-두바이-엄청난 자본 시장’ 이 중에 세 가지 키워드를 골라 따져보도록 하자.키워드 1. 여성 억압?1970년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Kabul 혹은 Cabul)에서 촬영된 여성들의 모습 ⓒ amnesty이런 이미지를
2012년 18대 대선을 며칠 앞두고 국정원의 공작이 드러났다. 그 공작의 내용이라는 게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상에서 문재인 후보에 불리한 내용의 댓글을 다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처음 그 뉴스를 접하고는 국정원이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고작 댓글 만으로 문재인 후보가 낙마했을까라는. 하지만 이후 양파껍질처럼 파헤쳐지는 뉴스를 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국정원’하면 007시리즈의 제임스 본드까지는 아니더라도 의 유중원(한석규扮)을 떠올렸었는데, 내 기대치가 높아도 너무 높았던 모양이다).국정원 댓글
부쩍 늘었다. 1년 사이에 부쩍 늘었다. ‘헬조선’이라는 말. 신조어가 하도 많아 쫓아가는 게 벅차다. 그래서 처음에는 헬조선이라는 말에도 별로 관심이 없었다. “요즘 ‘안티 조선(조선일보)’ 운동이 다시 시작됐나”라고 생각했다. 부끄럽게도. 우리가 사는 한국은 지금 지옥이 돼 있는 걸까. 어디 헬조선 뿐이겠는가. 2000년대 초반의 ‘88만 원 세대’는 10년이 지나 ‘3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가 됐고, ‘5포 세대’(3포+인간관계, 내집)가 나오는가 싶더니 요즘 세대는 아예 모든 걸 포기한 ‘N포 세대’라고 한다.
홍대 앞, 목 좋은 곳에 자리 잡은 그럴 듯한 커피숍. 탤런트 한예슬이 모델인 카페베네 체인점이다. 3층 건물을 통째로 쓰는 이곳의 임대료는 월 2500만~3500만원 수준. 이 정도면 권리금만 3억~4억원, 인테리어 등 초기 투자 비용만 10억원에 이른다는 게 업계 상식이다. 이자를 연 5%로 잡으면 기회비용만 450만원인 셈이다. 대출을 받아서 사업을 시작했다면 기회비용은 더 불어난다.넉넉히 잡아 주말에 600명 정도, 평일에는 200명 정도 손님을 받는다고 치면 월 5200만원 정도 매출이 나온다. 임대료를 최소 2500만원으
한일 국교정상화 반대 시위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1970년대 중반은 일본을 함부로 좋아할 수 없던 때였다. 일본은 북한 다음으로 나쁜 나라였고, 여론을 무시한 채 결정된 국교 정상화에 대한 앙금도 완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었다. 일본이 하는 일은 항상 비난의 대상이었고 그 누구도 일본이 좋다는 말을 대놓고 할 수 없었다.하지만 이 시기에도 상대적으로 관대했던 '일제'가 있었다. 바로 TV 애니메이션이었다. 당시의 한국은 아동용 콘텐츠를 직접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수입 작품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서양의 콘텐츠보
동아일보는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 말소 사건을 자신들이 항일 민족지였다는 주장의 근거로 내세운다. 1936년 8월10일 독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를 지워서 게재한 곳은 몽양 여운형 선생이 사장으로 있었던 조선중앙일보였다. 그러나 그때는 인쇄 품질이 좋지 않아 총독부가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며칠 뒤 동아일보에도 일장기가 지워진 사진이 게재된다. 이길용 기자가 경영진 몰래 편집해서 올린 사진이었다.당시 동아일보 사장이었던 송진우는 이길용 기자를 불러다 “성냥개비로 고루거각을 태워버렸다”고 호통
이맹희씨는 감히 나보고 건희 건희 할 상대가 아니에요. 내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양반이라고. 우리 집에서는 퇴출당한 양반이에요. 자기 입으로는 장손이다 장남이다, 그렇게 말하지만 나를 포함해서 누구도 장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고. (아버지도) 맹희는 완전히 내 자식이 아니다, 하고 제낀 자식이고 숙희는 이건 내 딸이 이럴 수 있느냐, 삼성의 주식은 한 장도 줄 수 없다고 20년 전에 그 때 얘기를 하셔서….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2년 4월 25일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쏟아낸 독설이다. 이맹희씨는 이병철 전 회장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