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현의 죽음을 애도합니다.연예인을 포함한 유명인들에 대해 대중의 공격 양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이들의 사생활에 대한 폭로도 이어진다. 유명인이 관련된 사건에는 꼭 ‘공인’과 ‘알권리’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과연 연예인은 공인인가? 유명인은 그 자체로 권력자인가?공인인가 아닌가?2년 전 유명 야구선수의 전 연인이 둘 사이의 카톡 대화를 폭로했다. 대화 속에 저급한 표현으로 언급된 치어리더는 이들을 고소했고 둘은 모두 처벌을 받았다. 한 때 연인관계였다가 폭로를 통해 야구선수에게 타격을 입힌 여성은 약자임을 호소하면서 “구단이라는 기업
* 노키즈존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통해 다른 사회적 갈등 사안에도 적용 가능한 보편의 사고체계와 판단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 쓴 글입니다. 부족하지만 함께 읽고 고민을 확장해주셨으면 합니다. 인권위의 발표: “노키즈 구역은 아동 차별이며 합리적 이유가 없다.”11월 24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노키즈 식당은 아동 차별이며 진정의 대상이 된 해당 식당이 13세 이하 아동의 출입을 전면 금지한 행위는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발표했다. 인권위의 권고는 이행하지 않는다 해서 법적인 제재가 따르지 않지만, 노키즈존에 대한
ⓒ연합뉴스요 며칠 트위터에서는 영부인 정숙씨가 재미교포 만찬에 손수 만든 간장게장(과 새우장 깍두기 등이었다고 한다)을 대접한 것에 대한 비판과 김정은의 성명서에 여혐이 없어 신선하다는 칭찬이 이슈였다. '정숙씨'가 미국교민들을 만난 자리에 직접 담근 간장게장을 공수해 접대했다는 미담성 기사에, 트위터 페미니스트들은 영부인이라는 공적지위를 가진 여성을 요리하는 성역할로 고정해 가부장제에 복무시킨다는 비판을 가했다. 독립적인 활동을 했던 미셀 오바마를 본받으라는 말도 있었다. 이처럼 청와대 홍보담당자의 젠더감수성을 비판하니 미셀 오바
'돼지의 왕' 스틸컷나는 약자인가?나는 여성이고 소득으로 분류하면 도시의 저소득층 생활자다. 이 두가지 만으로도 나는 이른바 사회경제적으로 구조적 약자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나는 언제나 약자인가?나는 글을 쓴다. 그 이유로 나와 비슷한 연령과 소득의 여성남성들에 비해 문화자본을 가지고 있다. 무명의 작가라고 해도 작가라는 직업이 사회에서 통용되는 긍정성과 장점을 누리고 산다. 그리고 여자다. 그 이유로 사회가 도입한 약자배려의 혜택을 누린다. 동료시민들이 규범으로 가진 여성에 대한 배려도 받으며 산다.나는 약자인가?나는 사회경제적
어떤 픽션도 현실의 드라마를 이길 수 없구나 싶을 때가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세상에 알려지는 과정도 그랬다.대통령 탄핵과 정권교체라는역사를 만든 물건 태블릿 PC. 작은 기기 하나가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남을 장면을 만들어낼 거라 짐작한사람이 있었을까. 대선이 끝난 후 한겨레 김의겸 기자는 ‘정권교체의숨은 의인’이라는 제목으로 긴 글을 썼다. 태블릿 PC를 방송사 기자에게 건넨 청담동 4층짜리 건물의 관리인 노광일씨. 그간 인터뷰이 보호를 위해 말하지 못했던 사연이다.노광일 씨가 열어준 더블루케이 사무실 문 ⓒ 한겨레한겨레
예전에 즐겨 보던 TV 프로그램 중에 이라는 프로가 있었다. 자기 일에 능숙한 기능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했는데 보고 있으면 정말 입이 떡 벌어졌다. 능숙이라는 표현은 부족하고 거의 신의 경지에 올랐달까.달인들은 각종 공장부터, 농어촌 마을의 작업장, 허름하고 분주한 식당 같은 곳까지, 거의 모든 노동 현장에 존재한다. 머리에 쟁반을 몇 층씩 쌓아 올린 채 유유히 인파를 헤치고 밥 배달을 하는 달인, 매의 눈으로 불량품을 잡아내는 달인, 뭘 던지면 기가 막히게 필요한 곳에 가서 꽂히는 던지기 달인, 종이봉투 접기의 달인
2009년 5월 22일 오후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열린 총력결의대회 모습 ⓒ민중의소리이 글은 나의 반성으로 시작해야겠다. 나는 2011년 한 매체에 글을 썼다. 파업과 장기투쟁 과정에서 노동자와 가족들이 죽어가는데 막을 방법을 몰랐다. 손을 놓고 있을 수 없어서 몇 년 동안 만난 노동자들의 심리 상태를 중심으로 글을 썼다. 취재 기록을 들춰보니 분노, 우울, 상처, 죽음 같은 공통점이 잡혔다. 보강취재를 통해 이들이 겪는 고통은 자세하게 묘사했는데, 그걸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지는 막막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묻는 글을
들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몸)무게 있는 역사학자 한홍구 선생의 강의는 재미있다. 워낙 박학하고 순간순간 재치있는 드립을 많이 치기 때문에 무겁고 아픈 현대사 얘기를 시종일관 웃으면서 듣는다. 여러 차례 선생의 강의를 들으면서 많이 웃었지만 딱 한 번 눈물이 펑펑 쏟아진 적이 있다.계엄군이 발포를 준비하던 80년 5월 27일의 광주. 도청의 시민군은 계엄군의 진압을 예상하고 그 전날 저녁부터 사람들을 돌려보냈다. 여성과 학생들을 보냈고, 두려운 사람도, 사정이 있는 사람도 모두 떠날 수 있도록 했다. 울면서 돌아간 사람들, 울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낙태를 속죄하고 용서를 구하는 여성과 시술 의사를 사면한다고 발표했다. 가톨릭에서 파문에 해당하는 중죄인 낙태에 대해 이런 결정을 내린 일은 한시적 사면이라 해도 파격이다. 기존의 교리를 바꾼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교황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그동안 낙태라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리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많은 여성을 만났고, 이는 불행하게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실존적이고 도덕적인 비극이다.낙태가 여성 개인의 도덕적인 문제와 책임만은 아니라고 말해 준 것이다. 물론 가톨릭의 이 발표에 신랄한 비난이 따른다. 어느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