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14년에 대학원에 입학하고 두 달만에 암 진단을 받았다. 항문에서 멀지 않은 곳, 직장(直腸)이라는 곳에 암이 생겼다고 했다. 암투병을 시작하면서 항문을 보존하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 항암치료가 지난하게 이어졌다. 하지만 암은 항문에서 멀어지지 않았다. 결국 항문을 잘라냈다. 아랫배에 인공항문을 만들고 그 위에 배변주머니를 붙이고 생활하게 됐다. 나는장루장애인이 됐다. 2년 동안 투병하고 학교에 돌아왔다. 학교에서배변할 때마다 힘들었다. 배변을 처리하는 것도 불편했다. 변비나설사가 생기면 통증이 심해서 누워있어야 했다.
가장 큰 화두는 인권도, 제도도 아닌 노출6월 28일 일요일에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퀴어 퍼레이드가 예정되어 있다. 게이와 레즈비언, 바이섹슈얼와 트랜스젠더, 그 외 성적으로 억압받는 소수자가 한 곳에 모여 유희의 때를 보낼 것이다. 이날 이곳은 몸과 마음이 젊은 사람들의 해방구이며, 경계인들의 창조적 에너지가 새로운 모양으로 분출되는 곳이다. 한 편 차단막 바깥으로 보수 기독교인을 비롯한 여럿이 모여 유희를 비난할 것이다. 한편에서는 사랑과 해방, 다른 한편에서는 혐오와 억압. 정반대의 감정과 태도가 한 곳에서 엉키는 모습, 엉
“구속시켜!”라는 일갈이 유행어가 된 사회오래 전 일이지만, 주말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검사로 분한 개그맨은 “구속시켜!”를 외쳤다. 사람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이 말은 우리 사회에서 아무 무리 없이 유행어로 받아들여졌다.ⓒKBS 개그콘서트세간의 주목을 받는 범죄 사건이 발생했을 때 모든 국민은 범죄자가 구속되었는지 여부에 관심을 기울인다. 만일 구속되지 않는다면 법이 과연 문제라면서 성토가 줄을 잇고, 구속되면 엄정한 법의 집행으로 칭송이 이어진다. 얼마 전 ‘땅콩 리턴’으로 국민의 공분을 산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경우도 이와
늦장 대응보다 나은 과잉 대응?메르스 확진자가 100명을 훌쩍 넘어섰고, 그 중 14명이 사망했다. 메르스 사태 내내 박근혜 정부는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 했고 계속해서 이게 최선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혼란스럽고 무능한 모습만 보여줬다. 친박계 서청원 최고위원까지도 “내각에 위기관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무총리를 직무 대행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해외 출장을 이유로 자리를 비웠다.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은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6일 만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했다. 병이 확산되는 와중에도 “교
진정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세월호가 침몰한지 1년이 지났지만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 아무도 이렇게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을 줄은 몰랐지만, 정말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 2014년과 2015년의 모양을 습자지에 옮겨 그리고 겹쳐본다면 다른 점을 찾을 수 있을까. 여전히 바다 속에 잠겨있는 세월호, 여전히 광화문에서 노숙하는 유가족, 여전히 말을 잃은 대통령과 정치권, 여전히 왜 침몰했는지 밝혀지지 않은 진실, 여전히 안전하지 않은 사회, 여전한 절망, 불안과 탄식. 대통령은 세월호 이전과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남녀 간의 사랑만이 리얼 러브?현재 이 동영상은 삭제된 상태이다.한 동영상이 페이스북에서 화제가 됐다. 동영상에는 남녀 한 쌍이 등장했다. 이들은 알파벳 W가 인쇄된 종이를 들고, 먼저 여성 앞에 W, 남성에게 뒤집어 건네주며 M을 만들면서 “저는 여자 OOO와, 저는 남자 OOO와 참사랑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외쳤다. 여기에서 끝났다면 유난하지만 귀여운 한 쌍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동영상은 이어졌다. “진정한 사랑은 남녀가 함께하는 것이기에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덧붙이면서 이 메시지를 다른 남녀 부부가 함께 전해주기를 원
유리 천장의 한국 사회유리 천장(glass ceiling)은 직장 내에서 충분한 능력을 갖춘 여성이 차별을 당해 일정한 직급 이상 승진하지 못 하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지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영국 이코노미스트 지는 OECD 국가들을 대상으로 ‘유리 천장 지수’를 조사했다. 남녀 간 고등교육 정도와 임금의 격차, 기업 임원과 국회의원 비율 등을 종합해 점수로 냈으며, 이에 한국은 100점 만점에 25.6점을 얻어 28개 조사대상국 중에 최하위인 28위를 기록했다. 평균인 60점에 절반도 미치지 못할 뿐
1987년의 박종철, 2015년의 박상옥1987년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지도위원으로 지명수배 중이던 박종운은 그 해 1월 8일, 같은 학교 후배 박종철의 하숙집에 찾아가 하루를 묵는다. 다음 날 박종운은 경찰을 피해 다른 곳으로 몸을 옮겼다. 엿새 뒤인 1월 14일,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박종철의 집에 들이닥쳐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연행한다. 대공 수사관들은 박종철에게 박종운의 소재지를 캐물었지만 박종철은 입을 다물었다. 그들은 고문을 시작했고 박종철은 사망했다. 박종철 죽음 당시 동아일보 기사다음 날인 1월 15일, 경찰은
지난 4월 16일 세월호 1주년집회가 벌어지는 가운데, 경찰은 광화문 일대 교통정보수집용 CCTV의송출을 전면 중단했다. 이때 CCTV는 경찰 내부에서 영상을확대, 축소하면서 집회 참가자들을 찍기 위해 사용됐다. 그리고 4월 27일 JTBC는경찰이 채증뿐 아니라 시위 전반을 통제하기 위해 CCTV를 활용하였다고 보도하였다. 당시 서울 지방경찰청사 내 CCTV 관제센터에는 서울 경찰청장 등간부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들은 화면을 보면서 현장에 지시사항을 전달했다고 한다. 경찰은 교통 상황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변명했지만,
그들은 항상 우리 반대편에 자리 잡았다.지난 16일, 광화문 세월호 집회에서 시위대와 의경이 폴리스라인을 사이에 두고 다퉜다. 11명의 사람이 다쳤다. 그 중 2명이 의경이었다. 사람들은 애꿎은 의경을 폭행하고 욕설한다고 시위대를 비난했다. 이 비난은 의경들이 무슨 죄냐, 의경들도 뉘 집의 자식인데, 억지로 끌려왔는데, 나 의경이었는데, 내 친구 의경인데 등 다양하게 변주되었고, 폭력시위 불법시위를 규탄한다는 의견으로 결론 맺었다.생각해보면 의경은 항상 그곳에 있었다. 숱한 파업 현장과 광화문과 시청의 시위에 있었다. 멀리는 8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