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3일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침에 우연히 포털사이트에서 아주 불쾌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살인의 추억은 잊어라, 개발 바람에 '화성 벽해'’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기사였는데요.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났던 화성시가 도시로 개발되면서 땅값이 크게 올랐고, 그 덕분에 ‘대대로 벼나 고구마 농사를 지으며 제법 많은 농지를 소유했던’ 이 사건 용의자 이춘재의 모친(75세)도 '최소 수십억 원대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010년에 100평 크기의 땅을 매각했고, 2014년에도 다른 토지 200평을 매각했
윤석열 검찰총장과 조국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9월 6일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직후 그의 부인 정경심 교수를 전격 기소한데 대해 도춘석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사문서위조죄 그리고 행사죄?그냥 법리적으로만 본다.사문서위조의 공소시효 만료일이 걸려서 전격적으로 기소했단다.피의자 소환도 없이 참고인 진술과 다른 증거만으로...그럴 수 있다.근데 표창장 수여일이 범죄행위를 한 시점이라고 객관적인 확인을 했을까?통상 상장은 주는 날보다 먼저 만들어진다.물론 정식 상장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상장에 적힌 날짜가
* 아랫글은 이용마 기자가 2017년 12월 11일 복직 후 첫 출근에서 한 7분 발언이다. 한국의 모든 기자가 새겨야 할 주옥같은 말이다. 여기에 옮겨서 기록한다. (편집자 주: 2019년 8월 21일 암 투병 중이던 이용마 MBC 기자가 별세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엠비씨의 선후배 그리고 동료 여러분 정말 반갑습니다. 이제 조합원 동지 여러분이라는 표현 대신에 선후배, 동료, 그리고 엠비씨 구성원 여러분, 이 표현을 앞으로 써야 될 것 같아요. 우리 모두가 이제 하나가 되는 그런 시대가 열렸어요.2012년 3월에
* 2008년 3월 7일 작성된 글입니다.** 편집자 주: 직썰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란 호칭을 사용해왔습니다. 앞으로는 ‘전두환씨’라는 표현으로 통일할 예정입니다.2019년 3월 11일 광주지방법원에 출석 중인 전두환 ⓒ연합뉴스저는 전두환의 이름 뒤에 ‘전 대통령’이라는 직함을 붙이지 않습니다. ‘씨’도 붙이지 않습니다.그래서 2008년 2월경 신문에 쓴 칼럼에서도 ‘전두환 일당’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고향에 계시는 아버지로부터 걱정 어린 말씀을 들었습니다.‘너무 표현이 과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전두환 일당으로부터 봉변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 김진태·오세훈·황교안 ⓒ연합뉴스자유한국당 내에서 “5·18은 북한군 소행”이라는 말이 나오고 급기야 “문재인 탄핵”이라는 구호도 나왔다. 박근혜 탄핵을 부정하는 발언 정도는 양반이다. 당내 일각이 아니라 김진태, 황교안, 김순례, 김준교, 윤영석 등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사람들의 입에서 이런 극단적인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관련기사: 한국당 청년위원 후보로 돌아온 ‘짝’ 모쏠 특집 남자 3호반면 “(박근혜) 탄핵을 인정하자”, “5·18 망언도 사과하자”고 외친 오세훈 후보에게는 “야, 이 X새끼야”
정말 몰랐었다. 신용카드를 해지하기 전까지는.최근 신용카드 몇 개를 해지했다. 나는 체크카드를 주로 쓰기 때문에 신용카드 쓸 일이 별로 없기도 하고 불룩한 지갑도 좀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해지한 것 중에는 신한카드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 신한카드에서 불쑥 이런 문자 메시지가 왔다.“1/10 결제금액 886원.”이게 뭐지? 난 분명 신한카드 모두 결제하고 해지까지 했는데?내 기억이 의심스러워 인터넷으로 다시 신한카드에 접속해봤다. 카드는 해지된 게 분명했다. 그런데 청구서는 남아 있는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마이너스 단기카드대출’
철거되는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의 도정지표 ⓒ연합뉴스 12월 6일 경상남도기록원이 주최한 심포지엄에 토론자로 참석했다. 지방기록물관리기관 설치와 운영 활성화를 위한 자리였다.감회가 새로웠다. 검색을 해보니 내가 쓴 기사에서 ‘아카이브’ 또는 ‘기록관’의 필요성을 제기하기 시작한 때가 2001년부터였다. 2003년 4월에는 ‘도지사 관사를 아카이브로 쓰자’는 칼럼을 2회 연속으로 썼고 그해 7월에는 지방자치단체에도 기록보존소 내지는 자료관 설치가 필요하다는 글을 썼다.2007년에는 이른바 마산 준혁신도시가 무산된 후 회성동 복합행정타운
ⓒ연합뉴스TV신문사에 오래 있다 보니 지인들로부터 이런 문의 전화를 종종 받는다.“○○신문사라고 알아? 어떤 신문사야?”“구독자가 거의 없는 신문으로 알고 있는데, 왜?”“사실은 내가 □□에 근무하고 있는데, 그 신문사 기자가 말도 안 되는 꼬투리를 잡아 기사를 쓰겠다고 괴롭혀. 어떻게 하면 좋을까?”“어떻게 괴롭히는데?”“기사를 쓰겠다면서 어떻게 할 거냐고 그러네.”“뭘 어떻게 할 거냐는 거지?”“광고 달라는 말이지.”“그게 사이비 기자의 전형적 수법이야.”“그렇지? 그래서 너에게 물어보는 거야. 어떻게 하면 좋을까?”“말도 안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 근거해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법인인데요. 여기서 일하는 문화지원본부장 직무대행이라는 분이 지역출판사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발언을 합니다. “제 생각입니다. 제 생각인데, 결국은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에 있는 출판사, 파주에 있는 출판사… 출판사잖아요? 대구에 있는 출판사, 부산에 있는 출판사, 광주에 있는 출판사…, 같은 출판사에요. 독자는 이 출판사가 어디에 있는지 관심이 없습니다. 결국은 콘텐츠거든요. 그래서 독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
느닷없이 내가 ‘뉴스의 인물’로 주목받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8월 13일 새벽에 일어난 일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스캔들 공방’을 벌이고 있는 배우 김부선이 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으로 올려놓고 그 아래에 “누구냐 넌. 누구냐”라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사실 그 사진은 2013년 1월 진주의 사진작가 김기종 씨가 찍어준 것이었다. 내가 카메라를 들고 촬영 중인 모습이어서 얼굴이 가려져 있고 헤어스타일과 왼쪽 뺨만 보인다. 얼핏 이재명 도지사를 연상케도 했다. 그래서인지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 사진을 놓고 밤새 많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 앞에 선 민주당더불어민주당의 승리가 기쁘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자유당-공화당-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으로 이어져 온 일당 독점체제가 경남에서 깨진 것이 무엇보다 신난다.그런데 말이다. 경남의 민주당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 앞에 섰다. 자유한국당 또한 역으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 선 것은 마찬가지다. 선거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말이다.가장 불안한 건 길 앞에 서 있는 주자들의 면면이다. 그동안 지역 시민사회 속에서 검증된 분들도 있지만, 정체를 알 수 없
좀 민감한 이야기이긴 하다. 최근 강성현 성공회대 교수가 제주 4·3 관련 세미나에서 그 이야기를 꺼냈다. "제주 4·3만이 오롯이 독립되어 홀로코스트의 유일무이성에 필적한다고 생각한다면, 죽음 간의 위계를 만들어 다른 죽음을 경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말이 좀 어렵게 들릴 수도 있겠다. 쉽게 말하자면 올해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회가 목표로 삼고 있는 '4·3의 전국화와 세계화'는 역설적이게도 '4·3만 내세워서는' 이뤄질 수 없다는 말이다. 그는 부연했다. "여순 사건과 예비검속 사건, 형무소 재소자 사건, 보도연맹
노치수 경남유족회장으로부터 경남지역의 민간인학살이 알려지게 된 계기와 진상규명 운동이 시작된 과정을 정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2018년 4월 30일 마산 올림픽기념관에서 열리는 경남지역 민간인학살 희생자 합동추모제 행사에 배포할 책자에 실어 유족들에게도 그 과정을 알리겠다는 취지였다.마침 과거 자료를 바탕으로 한 번쯤 기록으로 정리해둘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필자의 개인적인 기억과 확인된 기록으로 재구성한다.1999년 5월 6000여 시민주주의 힘으로 경남도민일보가 창간됐다. 1990년부터 기자라는 직업으로 살아온 나는 정말 이
지난 1962년 건립된 마산시 합포구 신포동 3·15회관(지금은 철거되고 없음)의 전면에는 모두 12개의 콘크리트 기둥이 서 있다. 기둥이 하필 12개인 것은 1960년 3·15 마산의거 당시 경찰이 쏜 총탄에 학살된 12명의 열사를 기리기 위한 것이었다.김주열의 시신이 안치된 도립마산병원 앞에서 침묵으로 시위하는 어린이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12열사가 아니라 사실은 14열사였다이들 12열사는 김영호(당시 19세·마산공고), 김효덕(19·직공), 김용실(18·마산고), 김영준(20·무직), 전의규(18·무직), 김삼웅(19·무직)
“고용노동부 양산지청은 지난 17일 작업자가 사망한 사고가 난 양산 ㄱ산업에 대해 안전진단 명령과 함께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창원시 신촌동 한 스테인리스 강판업체에서 (…) 몸이 기계에 빨려 들어가 ㄱ(26·진주시 도동천로) 씨가 압사했다.”위에 인용한 글은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전하는 기사 중 일부다. 사고가 발생한 회사 이름을 익명으로 처리하고 있다. 왜 회사 이름을 밝히지 못했을까. 사실관계 확인이 미흡해서? 그 회사가 명예훼손으로 걸 수 있어서? 아니면 로비를 받아서? 셋 다 아닐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그냥 관성적
제 고향은 경상남도 남해군입니다. 고향에 집이 있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비어있습니다. 논도 있지만 이웃 어른이 부치고 있습니다. 산기슭에 있던 밭은 방치한 지 오래돼 사라졌습니다.제가 태어나고 자란 마을에는 이제 아이나 젊은이가 아예 없습니다. 그나마 젊은 사람이 70대고 나머지는 모두 80대 이상입니다. 그분들이 돌아가시면 우리 집처럼 대부분 빈집이 될 겁니다. 이웃 마을도 대개 마찬가지입니다.제가 자라던 시절 남해군 인구는 10만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4만 5,000명이 채 안 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전국 228개
아무렇게나 막말을 내뱉고 극단적인 증오 발언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유명정치인 중에도 많은데요.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정치인의 언행을 접하기도 합니다.그들은 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최근 심리학 관련 서적들을 보면서 그런 분들의 심리를 어느 정도나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라는 책에서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응석받이 아이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어른'을 언급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자기중심성(ego-centrism)'이라고 합니다.발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16년 12월 창원광장. 한 청년 노동자가 연단에 올랐다. 노동자 4년 차인데 월 최저임금 120만 원을 받는다는 그는 이렇게 묻는다.“여러분들에게 정말 묻고 싶었다. 박근혜가 퇴진하면 나의 삶은 나아지는가? 이대로 계속 20~30년 살라면 나는 더 이상 살 자신이 없는데, 여러분들은 어떠십니까?”당시 집회 사회자는 “여러분들의 마음도 이 노동자와 똑같을 것”이라고 마무리했지만, 다르게 생각하는 이도 있었다.이 영상을 본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전 정책보좌관 최병천 씨는 “우리나라의
어느 페이스북 친구가 페메(페이스북 메시지)로 말을 걸어왔다."지금 바쁘신가?"누군지 확인해봤다. 프로필을 보니 2012년에 올린 사진이 가장 위에 있는 거로 보아 오랫동안 페북을 방치해놓고 있는 친구였다.직감적으로 피싱 사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수법도 짐작이 갔다. 해킹한 페이스북으로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급하게 돈 쓸데가 있으니 빌려달라"는 식의 사기.대체 어떤 사람이 이런 짓을 하는지 궁금하여 말을 받아줬다."아니. 왜?"아니나 다를까. "지금 급하게 결제를 해줘야 하는데 혹시 이체 가능할까 해서."라는 답이 곧바로 올라
31년 전 1987년의 사람들이 언론에 호출되고 있다. 영화 '1987' 덕분이다.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어른과 형 박종부 씨,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어른은 물론이고, 영화 속 검사 최환, 중앙일보 기자 신성호, 동아일보 기자 윤상삼, 의사 오연상과 황적준, 재야인사 이부영과 김정남, 교도관 안유, 한재동, 전병용까지 언론에 등장했다.이들 중 문제가 되는 인물이 있다. 영화 속 영등포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재야인사 이부영에게 고문치사 사건이 축소조작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안유 보안계장이다. 1987년에 그랬던 그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