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기술] ⑮채권, 내 전략이 되다…이제는 실전이다

“반복에서 전략으로, 전략에서 구조로…당신만의 투자 설계를 완성하라”

2025-07-31     안중열 기자
채권은 금융의 언어이고, 금리는 그 문법이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 익숙한 개인에게 채권은 여전히 낯선 자산이다. 그러나 경제 흐름과 자산시장의 방향을 제대로 읽고 싶다면 채권부터 이해해야 한다. 채권은 단순히 이자를 받는 수단이 아니다. 경제의 맥박을 가장 먼저 감지할 수 있는 직관적인 도구다. 이 시리즈는 채권의 기초부터 실전 전략까지, 시장을 해석하는 감각을 키우는 길잡이다. [편집자주]
[그래픽=안중열 기자·챗gpt]

[직썰 / 안중열 기자] “채권 투자의 핵심은 금리 예측이 아니라, 전략의 구조화다.” 3개월간 이어진 [투자의 기술] 시리즈는 단기 수익률이나 시장 타이밍 예측이 아닌, 반복 가능한 행동 전략과 구조화된 포트폴리오 설계를 중심에 뒀다. 반복은 예외를 감지하게 하고, 예외는 복귀 구조를 설계하게 만든다. 그렇게 전략은 시스템이 되고, 시스템은 내 것이 된다. 이제 마지막 질문만 남았다.

당신의 채권 전략은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가.

◇예측이 틀렸을 때, 복귀 전략은

채권 투자에서 금리 예측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금리는 복잡한 변수를 따라 움직이며, 그 변동성은 투자자의 통제 밖에 있다. 따라서 핵심은 예측이 빗나갔을 때 전략의 작동 여부가 중요해졌다. 시장이 예상과 다르게 흘렀을 때, 전략이 즉시 복귀 지점을 확보하거나 조정 가능성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

예컨대 금리 하락기에도 단기채 중심 포트폴리오가 이익 실현에 성공했는지, 장기물을 일정 비중 유지해 반등 기회를 남겼는지, 리밸런싱은 수익률이 아니라 시장구조 변화에 따라 이뤄졌는지가 핵심이다. 전략이 실제로 작동했다면, 그것은 금리가 아닌 구조로부터 얻은 성과다. 예측 실패가 치명적이지 않은 이유는, 전략이 복귀 구조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전에서의 기준축…수익률 곡선, 스프레드, 신용등급

반복 가능한 전략은 구체적인 구조가 필요하다.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는 금리 방향보다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는 경기 인식을 반영하며, 포트폴리오 내 만기 분산과 리밸런싱 타이밍의 기준으로 작동한다. 특히 금리 역전 구간에서는 단기물 중심의 수익 실현 전략이 유효했고, 정상화 구간에서는 균형 잡힌 만기 배분이 성과로 이어졌다.

신용 스프레드는 리스크 프리미엄의 직관적인 지표다. BBB급 이하의 스프레드가 급등했을 때, 일시적 저가 매수 기회를 포착할 수 있었고, 안정화 구간에서는 차익 실현이 가능했다. 스프레드의 확대와 축소는 단순한 시장 반응을 넘어 전략의 기민한 방향 전환을 유도하는 구조적 기준으로 기능했다.

신용등급 역시 전략의 내구성을 좌우했다. 투자등급 하향 리스크가 커질수록 등급 분산이 실전에서 방어력을 발휘했다. 특히 BBB- 이하 자산의 비중 제한과 위험 이벤트 발생 시 작동하는 체크리스트는 구조적 복귀 설계를 가능하게 했다.

실제로 어떤 축이 가장 강력하게 작동했는가는 투자자의 전략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투자자에 따라 수익률 곡선이 타이밍을 알려주는 나침반이기도, 스프레드가 리스크 조절의 수단이기도, 등급 분산이 핵심 방어선이기도 했다. 이들 요소가 단순한 지표가 아닌 고도의 전략으로 내면화된 작동 시스템이었다.

◇전략이 작동했다면, 점검 루틴도 작동해야 한다

구조화된 전략이 실전에서 반복되기 위해선, 점검 루틴 역시 설계돼 있어야 한다. 포트폴리오가 특정 금리 구간이나 등급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지는 않은지, 수익률 곡선·스프레드·신용등급이라는 세 가지 축이 균형 있게 반영돼 있는지 먼저 진단해야 한다.

그다음 리밸런싱은 정해진 주기나 금리 구간, 혹은 시장구조 변화에 따라 실행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판단 기준은 감각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이어야 하며, 변화에 따라 반응하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예외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작동하는 대응 구조가 필요하다. 스프레드 급등, 신용등급 하향 같은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사전에 정해둔 행동 기준이 있는지, 전략이 일시적으로 이탈하더라도 스스로 복귀할 수 있는 설계가 되어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 세 단계의 루틴은 보편적인 공식이 아니다. 오히려 투자자가 자신의 전략 구조를 점검하고, 반복하고,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설계 프레임이다. 결국 투자 성과는 예측의 정확도보다 전략의 내면화 수준에 달려 있다.

◇실전에서 작동한 구조의 기록

[투자의 기술] 시리즈에서 제안한 전략은 실제 시장에서도 다음과 같이 작동했다.

2023년 수익률 곡선이 역전됐을 때, 단기물 중심 포트폴리오가 수익 실현에 성공했고, 장기물을 일정 비중 유지함으로써 장단기 정상화 시기에 반등 기회를 포착할 수 있었다. 예측은 빗나갔지만 전략은 복귀했다.

2022년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됐을 때, BBB 등급 채권을 매도하고 우량 등급 중심으로 리밸런싱한 전략은 차익 실현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스프레드는 시장을 읽는 구조적 기준으로 기능했다.

2023년 환율 급등기에는 달러표시 채권을 일부 편입하면서도 환헤지를 병행해 통화 분산 전략이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에서 모두 유효하게 작동했다. 통화는 전략 안에 내재된 일상적 도구가 되어 있었다.

시장은 늘 예측을 벗어났지만, 전략은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것이 반복 가능한 투자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해 온 증거다.

◇[투자의 기술] 시리즈를 마치며

시장은 언제나 예측 불가능하고, 금리는 누구도 완벽히 맞힐 수 없다. 그러나 투자자는 예측이 아니라 구조로 대응할 수 있다.

[투자의 기술] 시리즈는 수익률이 아닌 구조, 감각이 아닌 시스템을 통해 반복 가능한 전략을 어떻게 설계하고 복귀 구조로 진화시킬 수 있는지를 다뤘다. 반복은 예외를 감지하게 만들고, 예외는 복귀 시스템을 설계하게 만든다. 전략은 그렇게 실행 가능한 구조가 된다.

수익은 쫓는 것이 아니라 따라오는 것이다. 운에 기대지 않고 구조를 갖춘 순간, 투자자는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가진다.

이제 당신의 채권 전략은 종이 위 계획이 아니다.

시장 속에서 작동하고, 복귀하고, 진화하는 ‘실행 가능한 구조’가 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