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직썰] 정치 테마주 광풍…‘묻지마 투자주의보’

이재명 테마주↑···‘불출마’ 오세훈 테마주↓ 널뛰는 주가에···“펀더멘털이 우선돼야”

2025-04-20     최소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연합뉴스]

[직썰 / 최소라 기자] 최근 주식시장에서 정치 테마주가 광풍을 일으키며 투자자 주의보가 발령됐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상지건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 약 2주 만에 448.27% 급등했다. 상지건설 주가는 6940원에서 4만8250원까지 치솟으며 경고·위험 종목으로 지정됐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상승률이 4.42%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100배 이상 높은 수치다. 또 다른 이재명 테마주인 오리엔트정공도 지난 1년간 1052.96% 폭등했다.

범보수 대선주자 1위를 기록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관련 테마주도 강세를 보였다. 한덕수 테마주로 꼽히는 시공테크는 이번 주에만 40.43% 상승했고, 자회사 아이스크림에듀 역시 50.44% 급등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관련 테마주는 급락세를 보였다. 오 시장과 고려대 동문인 양준영 부회장이 2대 주주로 알려진 진양홀딩스 관련 종목인 진양화학, 진양산업, 진양폴리는 각각 46.67%, 31.85%, 24.86% 하락했다.

문제는 기업의 실적이나 본질적 가치와 무관하게 정치인과의 학연·지연 등의 연결고리만으로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 일정, 여론조사, 정치인의 발언 하나에 따라 주가가 급변하면서 투자자들이 하루아침에 큰 손실을 입을 위험이 커졌다.

이 같은 과열을 막기 위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정치 테마주에 대한 투자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은 주요 테마주의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조정하거나 신용거래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증거금률 100%는 현금으로만 주식을 매수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당국 역시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금융감독원은 “정치 테마주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무관하게 주가 변동성이 극심해 투자자 피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시장의 건전성을 해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특정 정치인과의 인연보다 기업의 펀더멘털을 냉정하게 살피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