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신수정 기자] “개인사업자들은 그동안 개인도, 사업자도 아닌 중간에서 그들이 받아야 할 혜택을 누릴 수 없었습니다. 대출도, 다양한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개인사업자들이 접하는 은행 거래 경험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뱅크가 내달 1일 출시를 앞둔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를 소개하며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금융 생활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출뿐만 아니라 통장 개설, 체크카드, 제휴 신용카드(삼성카드) 등 개인사업자를 위한 ‘풀뱅킹’ 서비스의 등장이다. 

이를 두고 카카오뱅크가 '혁신의 부활탄을 쐈다'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기존 경쟁사의 상품과 큰 차이는 없다'는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개인사업자 대출 후발주자 카카오뱅크…“케이·토스뱅크와 차별화 없다” 비판 직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27일 카카오뱅크는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인사업자 뱅킹’에 대한 소개와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방향을 발표했다. 

경쟁사인 토스뱅크와 케이뱅크가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출시한 이후 카카오뱅크도 후발주자로 나서 이목이 집중됐다.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최저 5.491% 금리 ▲최대 1억원 한도 ▲최소 1년부터 최대 10년의 대출기간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기업 대출을 위한 정보 제출 최소화 ▲대출이 어렵거나 한도가 부족한 고객 대상 13곳의 ‘연계 대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또 개인사업자 맞춤형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초기 1~2개월 영업 매출이 잡힌 사업장의 정보가 잡히는 고객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를 두고 새로운 '개인사업자 뱅킹'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가 하면, 일부는 냉담한 반응이다. 업계 일각에선 기존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개인사업자 대출과 카카오뱅크 간의 큰 차별점이 없다고 판단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 조건도 타사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패키지 느낌으로 묶어서 나오니까 조금 새롭다는 느낌이 드는데, 엄청 새로운 것들은 아니라서 시장 경쟁력이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을 경쟁사인 토스뱅크·케이뱅크의 상품과 비교하면 어떨까? 

토스뱅크는 올해 2월에 인터넷은행 최초로 비대면 무보증·무담보 신용대출인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했다. 대출 조건은 ▲최저 연 3% 초중반대 금리(변동금리) ▲최대 1억원 한도 ▲최소 1년부터 최대 5년의 대출기간(만기시 연장) ▲중도상환수수료 무료(면제)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100% 비대면 진행 ▲무보증·무담보 대출 등이다. 

토스뱅크는 개인사업자를 위한 ‘마이너스통장’도 선보였다. 대출 조건은 ▲최저 연 4% 초반대 금리(변동금리) ▲최대 5000만원 한도 ▲최소 1년부터 최대 10년의 대출기간(만기시 연장)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100% 비대면 진행 ▲무보증·무담보 대출 ▲통장 개설 후 사용 시 대출 승인과정 생략 등이다. 

두 상품 모두 대상 고객은 사업자등록번호를 갖고 실제 1년 이상 사업을 영위했으며 최근 6개월 이상 매출액이 발생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다. 최소 증빙 연소득은 각각 소득금액증명원 기준 1000만원 이상, 500만원 이상이다. 또한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매출 규모와 정기적인 수입 여부 등 소상공인에 특화된 심사로 고객 맞춤형 한도와 금리를 산정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5월과 9월 각각 보증서담보대출인 ‘사장님 대출’과 신용대출인 ‘사장님 신용대출’을 시장에 내놨다.

‘사장님 대출’은 신용보증재단과 제휴한 비대면 특례보증 상품으로 대출 심사만 통과하면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누구나 연 3.42%의 동일금리를 적용받는 것이 특징이다. 이외 대출 조건은 ▲3000만원 한도 ▲5년 대출기간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기존 신용보증재단 대출과 중복 대출 가능 등이다. 대상 고객은 신용보증재단 보증서 발급이 가능하며, 사업자등록 후 1년이 경과한 개인사업자다. 

비대면 신용대출 ‘사장님 신용대출’은 ▲최저 연 4% 초반대 금리 ▲최대 1억원 한도 ▲1년 대출기간(만기시 연장가능)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등의 조건으로 개인 신용에 따라 대출을 진행하는 여신이다. 대상 고객은 사업자 등록 후 1년이 경과해 실제 사업을 운영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다. 

◆카뱅의 새로운 ‘혁신’…개인사업자 ‘금융 생활’ 편리함 강조

“대부분 은행들이 비슷해진 게 아니냐고, 지금 쓰고 있는 뱅킹(앱)이 이미 간편해진 게 아니냐고들 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모든 은행의 개인사업자 상품을 이용해본 결과, 여전히 개인사업자들에게는 은행이 불편하고 어려웠습니다.” 

이날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를 소개한 이병수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스튜디오 팀장의 말이다. 이 팀장은 그간 시장의 지적대로 대부분 은행들의 비대면 서비스 및 자사 뱅킹 강화로 카카오뱅크를 포함한 인터넷은행만의 혁신과 경쟁력이 사라져가고 있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나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의 단순 비교를 벗어나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은행을 이용하는 것 자체가 불편한 경험이었다는 것을 지적하며 이를 편리하게 개선한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꼽았다. 

이 팀장은 “개인사업자들은 은행을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을까? 의문을 시작으로 저희는 모든 은행의 개인사업자 상품을 이용해 봤다”며 “정상 계좌 사용만을 위해 은행 영업점에 방문해 서류를 제출해야 했고, 기업 뱅킹을 위한 전용 앱을 따로 설치하는 등 여전히 개인사업자들에게 은행은 불편하고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뱅크가 선보인 ‘개인사업자 뱅킹’은 ▲약관 동의, 신분 확인, 사업자등록번호 입력 등 정보 입력 최소화 ▲기존 개인 통장의 사업 목적 통장 전환 ▲모든 은행 거래수수료 면제를 보장하는 통장 개설부터 ▲전월실적 없이 사업업종 캐시백 ▲사업자를 위한 블랙·레터링 디자인을 담은 체크카드·제휴 신용카드 등의 서비스를 담았다.

또 카카오뱅크 앱 안에서 사업자 카테고리를 개설해 통장, 카드, 대출 서비스 이용과 개인사업자를 위한 정보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개인사업자 고객은 별도의 기업 전용 앱 설치 없이 카카오뱅크 어플 하나로 개인과 사업자 금융을 모두 관리할 수 있는 편리함을 가진다. 

카카오뱅크는 이런 ‘풀뱅킹’ 서비스를 기반으로 개인사업자가 편리한 금융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 것이 '새로운 혁신'이란 입장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똑같은 비대면 뱅킹에서도 카카오뱅크는 뭔가 차별화된 편리함과 친절함이 있다”며 “이는 아주 미세한 차이일지도 모르지만, 개인사업자만을 위한 금융 생활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개발자와 서비스 기획자들이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사업자 고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한 프로세스 모든 것을 저희의 혁신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