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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의놀이’를 아시나요?

  • 입력 2020.08.14 11:45
  • 수정 2020.08.14 12:07
  • 기자명 직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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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학의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김) '학의놀이' 게시물들

학의 분기점 도로 표지판에 한 남성이 웃고 있는 사진이 합성된 이미지에는 ‘주말에 막히나요? 저쪽으로 빠져서 별장 가야 하는데라는 코멘트가 달려있습니다. 이 게시물에는 아래와 같은 댓글들이 달렸습니다.

‘여기로 도망가면 검찰이 못 알아봅니다


‘여기 지나갈 때 블루스 한 번 추고 지나가셔야 합니다

학의라는 발음을 비슷하게 이용한학익스’, ‘수학의 정수같은 합성 이미지들도 만들어져 올라왔습니다.

본인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저작권 없는 이미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학의놀이' 관련 설명. 김학의 전 차관이 본인이 아니라고 주장하기에아무나 가져다 써도 되는 초상권 없는 사진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별장 성접대 영상에 등장하는 이름 모를 남성의 캡처 게시물에는 아무나 가져다 써도 되는 초상권 없는 사진이라는 제목이 달려있습니다. 게시자는 김학의랑 아주 닮았는데 본인이 아니라고 하니 아무나 쓰셔도 됩니다라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이 게시물들은 별장 성접대 사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가리키는 일종의 정치 풍자입니다.

2013년 박근혜 정부는 김학의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장을 법무부 차관에 임명합니다. 김 차관이 임명된 이후 별장 성접대 사건이 터집니다. 건설업자 윤중천이 전현직 고위층 인사들을 자신의 원주 별장에 불러 성접대한 사건입니다.

동영상에는 김학의 차관과 몹시도 닮은 인물의 낯 뜨거운 장면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당시 사건을 접한 국민들은 모두들 경악했습니다. 건설업자가 검찰 간부에게 성접대를 했고 마약과 최음제 등을 사용해 강제로 성폭행을 했다는 사실까지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김학의 법무부 차관은 영상 속 남성이 본인이 아니라고 전면 부인했지만저의 이름과 관직이 불미스럽게 거론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저에게 부과된 막중한 소임을 수행할 수 없음을 통감한다며 임명 6일 만에 직에서 사퇴했습니다.

동영상 속 인물과 김학의는 동일, 그러나 1심은 무죄

2013년 검찰은 1차 조사에서 김 전 차관에 대한 특수강간 사건을무혐의로 결정을 내립니다. 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발족된 대검찰정 과거진상조사위원회가 이 사건의 재조사를 결정합니다.

2019 3 15, 당시 출국금지 상태였던 김 전 차관은 검찰의 소환 조사에 불응하고 3 22일 밤에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을 시도합니다. 당시 김 전 차관은 자신과 비슷한 외모의 남성을 내세우고 본인은 선글라스와 목도리로 얼굴을 숨긴 채 몰래 공항을 빠져나가려다 제지 당했습니다.

2019 5월 김 전 차관은 뇌물과 성접대 혐의로 구속됩니다. 2013년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이 불거진 지 6년 만이었습니다.

김학의 전 차관. 연합뉴스

YTN이 공개한 고화질 동영상 원본을 봐도 김 전 차관의 얼굴이 뚜렷하게 보이지만, 김 전 차관은 1심 재판에서 본인은 별장에 간 사실이 없으며 동영상 속 남자도 자신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김 전 차관이 윤씨로부터 성접대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며 동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이 동일하다고 판결문에 명시했습니다. 하지만 김학의 전 차관은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끝났기 때문입니다.

2020 6월 김 전 차관의 항소심 첫 재판이 열렸습니다. 검찰은 건설업자 윤씨를 증인으로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언론이 보도하지 않으면 일반인들은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학의놀이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혀진 사건을 다시 끄집어 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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