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잘하는 소. 밀양시 제공
폭우에 떠밀려 실종됐던 소가 강을 따라 80킬로미터를 떠내려간 곳에서 발견됐다.
11일 오전 경남 밀양시 하남읍 야촌마을 낙동강 둔치에 웬 소 한 마리가 풀을 뜯고 있었다. 주민 신고로 구조된 이 소는 지난 8일 경남 합천군에서 폭우로 실종됐던 한우로 밝혀졌다. 밀양시에 따르면 이 소는 합천 황강과 낙동강을 따라 80㎞를 떠밀려 헤엄쳐 온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밀양시 축산기술과 직원들이 현장에서 기지를 발휘해 유실된 한우를 구조했다. 귀에 붙은 이표를 확인한 결과 이 소는 합천군 율곡면 이모 씨의 소유로 확인됐다. 소의 귀표에 찍힌 일련번호를 확인하면 면 단위까지 주소지를 파악할 수 있다. 밀양시 측은 합천군 축산과에 연락해 확인작업을 거쳤고 주인에게 소를 데려갈 것을 요청했다.
이씨가 밀양에서 되찾은 소는 86개월된 암소로, 그동안 7마리의 송아지를 낳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 주인 이씨는 “황소가 물에 떠내려가 예민한 상태였을 텐데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해줘서 놀랍고 감사하다”며 직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씨는 모두 83마리의 한우를 키웠는데 지난 폭우로 대부분의 소가 떠내려갔다. 13마리는 폐사했고 이날 밀양에서 찾은 소를 포함해 58마리를 찾았다. 나머지 소들은 아직 찾지못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소. 말양시 제공
이날 밀양에서 구조된 소는 구조 당시 배 쪽에 작은 상처가 있었을 뿐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는 황강변인 합천 율곡면과 낙동강 창녕·의령을 거쳐 80㎞ 하류인 낙동강변 밀양 하남읍 수산리까지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된다.
발견 당시 소는 태연하게 풀을 뜯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가 정확히 어떻게 80km나 떨어진 곳까지 오게 되었는지는 말없는 소만이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