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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유골이 진흙으로 변했어요” 유족들 오열

  • 입력 2020.08.09 20:29
  • 수정 2020.08.10 07:44
  • 기자명 직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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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서 꺼낸 유골을고 있는 유가족. 연합뉴스

광주의 한 납골당에 안치된 유골함 1800기가 폭우로 침수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8일부터 9일 오전까지 광주에는 5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번 폭우로 9일 오전부터 광주광역시 북구 동림동 수변공원에 있는 한 사설납골당 지하가 완전히 물에 잠겼다.

지상 4, 지하 1층 규모의 이 납골당은 영산강 지류 극락강변에 위치해있어 침수가 우려되던 상황이었다. 일부 유족은 8일 오후 납골당을 찾아 유골함을 수습하기도 했다.

납골당 업체가 납골묘의 침수 사실을 뒤늦게 알려 유가족들의 분통을 샀다. 업체측은 유골함이 완전 침수된 8일 오후 9시경 유가족에게 문자메시지로 침수 사실을 알렸다.

유가족이 9일 오후 추모관 내 CCTV를 확인한 결과 119에 침수 신고가 접수되기 12시간전인 오전 8시부터 이미 지하 침수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CCTV에는 천정에서 물이 쏟아지자 직원들이 대형 양동이를 동원해 수습하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업체는 그로부터 13시간이 지나 "정전으로 연락이 늦었다며 유가족에게 침수사실을 전했다.

침수 소식을 듣고 납골당을 찾아온 유가족들. 연합뉴스

문자를 받고 유가족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지하층이 완전히 물에 잠긴 상태였다. 현장에 도착한 유족들은 사설 펌프차량 등을 동원해 물을 빼내는 작업을 시작했지만 계속 쏟아지는 비에 배수는 쉽지 않았다.

오전 530분쯤 살수차와 소방차 등이 투입됐고 이후 육군 31사단의 장비와 인력까지 동원되면서 배수 작업이 빨라졌다. 9일 정오쯤 지하층 3단 납골묘까지 수위가 내려갔다.

오후 2시경부터 유가족이 유골함을 순서대로 확인하기 시작했다. 확인된 유골 중에는 밀봉상태가 유지돼 물이 스며들지 않은 경우도 있었고, 빗물에 젖어 진흙처럼 변해버린 유골도 적지 않았다. 유가족 중 일부는 젖은 유골을 추모관앞에서 말리기도 했다.

일부 유가족은 업체의 뒤늦은 대응에 강하게 항의했다. 침수 전날 납골당을 찾은 유가족은지하층이 완전히 잠기기 전에 유골함을 수습할 수 있지 않았느냐고 따지기도 했고 일부 유가족은납골당이 침수됐는데도 직원들은 유골함이 아닌 사무 집기부터 옮겼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유가족은 조만간 대표자 모임을 선발해 업체 측과 복구 절차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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