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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충 단상: 방사능 위험 물질은 격리만이 답이다

  • 입력 2016.08.10 13:29
  • 수정 2016.11.15 15:02
  • 기자명 김모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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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을 좋아하는 일베충

일베에 대한 쿨게이들의 반응은 크게 두가진데 하나는 '우리 안의 일베'고 다른 하나는 '그들만의 리그'다. 항상 그렇듯이 쿨게이들의 이야기는 수사는 멋있지만 내용은 여지없는 엉터리다. 그래서 더 문제.
쿨게이: 한 척 하는 시판 용자. 어떤 쟁점에 대해 어느 쪽의 편도 들지 않고 모두를 비판하나, 그 비판에 별 근거도 없고 심지어 그 양비론적 태도가 이중잣대인 사람을 지칭하는 인터넷 은어. (엔하위키 미러)

유사한 말: 관심종자, 중2병
'그들만의 리그' 즉 "지들끼리 모여서 쑥덕쑥덕하는 걸 굳이 관심 줄 필요있나, 일베가 없어지면 쟤들이 흩어져서 더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주장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인가는 어제 사태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졌다. (아직도 소수가 난동부리는 거 보고 왜 그리 호들갑이냐고 쿨몽둥이로 개패듯 패야 정신차릴 사람들도 있긴 하더라만)

일베는 관심을 안주면 되는 존재가 아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지금 떠도는 많은 엽기적 표현의 근원은 일베가 아니라 야갤(디시인사이드 야구갤러리)이다. 맨정신인 사람이 야갤가면 이건 그냥 인간이 아닌 야차들이 집합한 곳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럼에도 왜 야갤은 이슈가 되지 않는데 일베는 이슈가 되는가?

바로 그 차이가 중요하다. 이걸 모르면서 우리안의 일베니 그들만의 리그니 하는 소리 해 봐야 하품나는 지식인의 개소리일 뿐이다. 야갤이 그 엽기성에도 불구하고 이슈가 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은 자기들의 유희를 위해서 금기를 넘나드는 짜릿함을 즐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기들이 하는 짓이 무엇인지 알고 그 위험성도 알고 그것이 일상에까지 연장되어선 안된다는 것도 안다. 그러면서 그야 말로 배설을 즐기는 것이다.

출처: 일간워스트

하지만 일베는 전혀 다르다. 그들은 자기들이 하는 짓이 뭔지도 잘 모르고 위험성도 모른채 오히려 정의롭다고 여기며 그래서 그것이 일상으로까지 확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기다 야갤과는 다르게 아주 강한 정치성을 갖고 있으며 목적의식적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이들은 끊임없이 자신들의 엽기적, 반인륜적 행태들에 대한 시민권을 요구한다.

일베를 무시해야 한다고 했던 건 관심을 안주면 저절로 해결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에게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시민권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일베는 이 사회의 다양한 사상 중 하나가 아니다. 이 사회를 위협하는, 사회가 공존할 수 있는 토대 자체를 붕괴시키는 사상이다.

민주주의의 가장 큰 약점이 민주주의 자체를 붕괴시키려는 시도를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방어적 민주주의라는 것인데 그 방어적 민주주의의 측면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일베처럼 시민이 시민을 공격하고 타인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는 것이다. 이건 민주사회의 근간을 부정하는 것이다.

일베의 우상 '전땅크'

일베를 더 이상 관심 안주면 해결되는 관종들로만 보지마라. 그리고 제발 그런 멋들어진 수사로 쿨한 척 폼잡지 좀 마라. 지금이라도 시민사회가 자신의 존재기반을 허물어뜨리려는 존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극심하게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문제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대단히 높은 수준의 문제제기, 깊이있는 토론에 의해 지적 산출물이 축적되어야 보다 성숙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추상적인 얘기만 한 것같아 좀 더 보태자면, 시민권을 주지 마라는 이야기가 뭔가 하면 일베가 사회적으로 적극적으로 관리되어야 할 존재라는 것에 대한 시민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행동이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는 것을 명백히 하지 않으면 이 금치산자들은 끊임없이 자신들의 행위를 일반화하려는 시도를 하려 들 것이다. 자신들의 행위가 용납되지 못하는 것인줄 알면서 유희를 위해 하는 것과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고 협소한 금기를 깨트리는 선구자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일베 글이라면 링크도 걸지 말고 일베를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하는 발언은 하지도 않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나 표현의 자유 같은 이야기는 꺼내지도 마라 제발.

그런 점에서 세월호 대책위가 일베를 대상으로 성명을 발표한 것도 좋은 선택은 아니고 일베충들을 만나서 진지한 대화를 하거나 서로 화합한다는 의미에서 웃으며 사진 찍는 것도 그다지 좋은 시도가 아니다. 방사능 위험 물질은 철저한 격리만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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