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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비판한 '수상한 기부금' 어디로 갔나 살펴보니

  • 입력 2020.06.11 10:58
  • 수정 2020.06.11 10:59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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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0일 중앙일보는 <[견제 없는 권력, 시민단체 <>] 후원금·일감 주고받는 그들만의 경제 공동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진보진영 단체끼리 자금 품앗이를 하며 회계 검증이 불가능하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시민단체 기부금이 진보계열 업체로 들어갔다며 마치대기업 일감몰아주기와 유사하다며 비난했습니다. 또 문재인 정부 들어 시민단체 국고 지원금이 늘어났지만, 회계는 부실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중앙일보의 기사가 사실에 근거한 보도인지 살펴봤습니다.

전태일 추도식 지출? 알고 보니 전태일노동상 상금

중앙일보는 기사 첫 문단에전태일재단이 노동자 지원 명목으로 이주노동희망센터( 40) 등에 4124만원을 지급했고, 11월에는 전태일 추도식을 위해 부산 지하철노조( 43) 등에 4085만원이 쓰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전태일 노동자를 기념하는 재단에서 노동자단체를 지원한 것이 문제일까요? 중앙일보는 전태일재단이 추도식을 위해 부산 지하철 노조 등에 4085만 원을 지급했다’’고 덧붙이며 마치 호화로운 행사를 치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듭니다.


2019 11월 전태일노동상을 받은 부산지하철노조 임은기 위원장 공공운수노조

전태일 추도식 비용에는 전태일노동상에 대한 상금이 포함돼 있습니다. ‘전태일재단은 매년 한 해동안 가장 모범이 되는 노동운동을 한 단체나 개인에게전태일노동상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2019 11월 부산지하철노조는 통상임금 소송분과 휴일수당 등으로 마련한 재원으로 청년 일자리 540개를 만들어낸 성과를 인정받아전태일노동상을 수상했습니다. 당시 전태일노동상 심사위원회는부산지하철노조의 사례는 새로운 차원의 일자리 연대라며사용자의 반대와 탄압에도 노조가 스스로 만든 재원을 공공성 회복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노력한 노동조합 운동의 사회연대 전략을 뿌리내린 모범 사례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실제로 부산지하철노조의 사례는 이후 비정규직·협력업체와의 임금격차 해소 등을 위한 민주노총 금속노조 및 사무금융노조의하후상박 연대임금전략공공상생연대기금·우분투재단등의 연대기금 조성 등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상금 500만원에 조합원 모금 1200만원을 보태 다른 노동자를 도운부산지하철노조


▲부산지하철노조가 전태일노동상 상금 500만원과 조합원이 모금으로 마련한 1200만원은 10개 노동자 단체와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씨에게 전달됐다. ⓒ부산지하철노조

부산지하철노조는전태일노동상으로 받은 상금 500만원을 어디다 썼을까요? 중앙일보는 부정한 흐름이 있는 것처럼 묘사했지만, 이 노조는 당시 투쟁사업장에 상금을 전액 기부했습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상금 500만원에 조합원이 따로 모금한 1200만원을 더해 총 1700만원을 공공운수노조 산하 제주지역 노조와 지역 비정규직위원회, 요양서비스노조, 지하철 메트로9호선 지부 등에 전달했습니다.

특히 부산지하철노조는 355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인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씨에게도 모금된 돈 일부를 계좌이체를 통해 전했습니다. 중앙일보가 지적한 전태일재단 추도식 비용은 오히려 다른 노동자들을 돕는 기폭제가 된 셈입니다.

부산지하철노조 남원철 교육부장은 부산지하철노조가 전태일재단으로부터 어떤 근거로 지급되었는지 전화 한 통이면 확인이 가능한데, 단순한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이라며 삼성재벌을 물주로 둔 중앙일보의 시각으로는 노동계와 시민단체의 품앗이 사회적 연대활동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삼성과 같은 재벌들의 오너 일가를 위한 불법적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시각으로 바라본다. 뭐 눈에 뭐만 보이는 꼴이라며 비판했다.

다른 부산지하철노조 관계자는 중앙일보 보도에 대해진보시민사회의 어려운 현실을 취재해준 중앙일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오히려 이 기회를 통해 진보시민단체들이 열악한 현실 속에서 열심히 노력해온 사실을 시민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답했습니다.

올해 부산교통공사는 부산지하철노조가 통상임금을 포기하고 마련한 재원으로 창출된 일자리 540개를 포함 총 670명의 신규 채용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부산교통공사 창립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채용으로, 7 5일 필기시험이 예정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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