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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지도로 살펴본 대한민국의 참 모습

  • 입력 2020.05.06 12:56
  • 기자명 잡곡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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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온 국민이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무사히 총선이 끝났습니다. 추가적인 감염자 확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총선에서 어느 정당이 승리하고 패배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거를 치르고도 코로나가 확산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정치적 견해가 비슷한 많은 분이 전국 곳곳에서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개표 방송을 시청하셨을 겁니다. 출구조사 결과만으로도 마음이 놓였을 것이고, 박빙 승부처가 많았지만 과반수 넘겨 놓고 보는 것이라 여유가 있었겠지요.

하지만, 제가 사는 창원시의 선거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에 제 주변 사람들은 기분 좋게 개표 방송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전국적으로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만, 창원의 경우는 미래를 봐도 기대보다 훨씬 나쁜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방송사 출구 조사 결과를 토대로 만든 예상 의석 수를 보여주는 지도를 보면서 참 부자연스러웠습니다. 파란색 상징색을 사용하는 정당의 과반 이상 당선이 예상되는 상황인데도 지도만 놓고 보면 분홍색 상징색이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얼핏 지도만 보면, 파란색 상징색을 사용하는 정당과 분홍색 상징색을 사용하는 정당이 비슷하게 당선된 것처럼 보입니다. 이 지도는 면적에 따라 선거구별로 당선 정당을 색깔로 표시했기 때문입니다.

분홍색 정당이 많이 당선된 경상도 지역은 면적이 넓고 파란색 정당이 많이 당선된 수도권은 좁은 면적에 많은 국회의원이 당선됐습니다. 그걸 지도에 옮겨 놓으니 파란당과 분홍당 면적이 비슷비슷하게 보이는 것이지요.

위 사진은 최근 치러진 세 번의 총선 결과를 표시한 지도입니다. 늘 분홍과 붉은색 계열 정당이 더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가운데 사진이 지난번 총선 결과인데, 의석수로 보면 파란 당이 국회 1당이 됐는데 지도에는 붉은색이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제가 구독하는 종이 신문에 나온 지도는 면적을 무시하고 국회의원 선거구 별로 당선자 지도를 만들었더군요. 이 지도를 보면 면적을 무시하고 선거구별(인구)로 표시가 되어 있기 때문에 한눈에 봐도 파란색 정당이 압승을 거뒀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면적만 빼고 한국 사회의 인구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영향력 지도를 그려도 비슷한 모양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 지도를 보면 남한 면적의 절반 이상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입니다. 강원도는 오른쪽 끝으로 쪼그라들었는데, 면적 대비 국회의원 숫자가 가장 적고 어찌 보면 한국 사회에서 영향력도 가장 작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상도가 전라도보다 인구를 비롯한 사회적 온갖 영향력에서 우위에 있다는 것도 지도 색깔로 단번에 알아챌 수 있습니다. 이 지도를 보면 전라도는 실제 면적보다 쪼그라들어 있고, 경상도와 부산, 울산, 대구광역시는 실제 면적보다 훨씬 확장돼 있습니다. 광주도 실제 면적보다 크지만 부산이나 대구에 비길 바가 못 되지요.

경상도 지역에서도 대구, 울산, 부산 등 광역시가 경상도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도 쉽게 확인됩니다. 상대적으로 경상남도나 경상북도는 실제 면적보다 훨씬 쪼그라들어 있습니다.

물리적인 영향력과 실제 면적을 빼고 나면 이 지도가 한국 사회를 훨씬 저 정확하게 보여주는 지도라고 생각합니다. 수도권 집중 분산과 지역균형 발전이 왜 더 중요하게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지도입니다. 평소에도 위에 지도와 아래 지도를 비교해서 보면서 사고해야 할 것 같아 기록으로 모아둡니다.

직썰 필진 잡곡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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