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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바꾸자” 돌아온 안철수, 현실은 또다시 ‘분당 정치’

  • 입력 2020.01.29 11:09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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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연합뉴스

지난 1월 19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유학을 떠난 지 1년 4개월 만에 귀국했습니다. 이날 인천공항은 그의 지지자들과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안 전 대표는 입국장에 들어서자마자 큰절하며 마중 나온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언론은 안철수 전 대표의 귀국 소식을 잇달아 보도했고, 그는 순식간에 정치계의 뜨거운 감자가 됐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그의 행보는 순탄치만은 않아 보입니다.

귀국 후 첫 회동 “비대위원장 내게 달라”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악수 중인 안철수 전 대표 ⓒ연합뉴스

안철수 전 대표는 귀국 후 8일 만인 1월 27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만났습니다. 28일 바른미래당 소속 안철수계 의원들과 만나기 전 손학규 대표와 먼저 만나 향후 당과 자신의 행보를 논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됐습니다.

회담 다음 날, 손학규 대표는 안 전 대표와의 비공개 회당 발언을 특별 기자회견을 통해 상세하게 밝혔습니다.

“안 전 대표에게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안 전 대표는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의했고, 내가 “비대위를 누구에게 맡길 거냐” 물으니까, 그는 “제게 맡겨 주면 열심히 하겠습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전당원투표제와 전당대회, 재신임투표 등을 거론하면서 지도부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제가 제 입장을 말하려고 하자, 지금 답하지 마시고 생각해 보셔서 내일 의원들과 오찬 하기 전까지만 답해주시면 된다고 하면서 이 말씀 드리러 왔다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본론을 말한 것은 약 2-3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1월 28일 특별 기자회견문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많은 기자, 카메라를 불러놓고 (한 말이) 저에게 물러나라고 하는 일방적 통보, 언론에서 말하는 소위 ‘최후통첩’이 될 것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며 “개인 회사의 오너가 CEO를 해고 통보하는 듯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에게 기대했던 것은 당의 미래에 대한 걱정과 힘을 합칠 방안이었지만, 과거 유승민계나 안 전 대표 측근들이 했던 얘기와 다른 부분이 없었다”며 “왜 지도체제 개편을 해야 하는지, 왜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신당 창당 아니라 왜 바른미래당?

▲ 28일 ‘무너진 사법정의를 논하다’ 간담회에서 물을 마시는 안 전 대표 ⓒ연합뉴스

안철수 전 대표가 정치에 복귀한 후 그의 보수통합 참여 여부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먼저 안 전 대표는 손학규 대표의 사퇴와 비대위원장 자리를 요구했습니다.

안 전 대표는 신당 창당 대신 바른미래당 당권 회복 카드를 먼저 빼 들었습니다. 이는 자신과 뜻을 함께하는 의원들 대부분이 바른미래당 비례대표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바른미래당 소속 안철수계 의원은 권은희·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총 7명입니다. 권은희 의원을 제외한 6명이 전부 비례대표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가 7명을 이끌고 신당을 창당할 경우 비례대표 6명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됩니다. 공직선거법 192조는 “합당·해산·제명” 등 자의와 무관한 이유로 당적이 바뀌거나 당을 잃으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손학규 대표가 손학규 대표가 해당 비례대표 의원들을 제명하면 의원직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만약 안철수계 비례대표 6명이 의원직을 상실하면 안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한다고 해도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원내 1인 정당(권은희 의원)으로 후보 번호 ‘3번’이 아니라 ‘10번’으로 밀려날 수 있기 때문에 총선에서의 불리함을 극복해야 합니다.

* 1월 29일 기준 국회 의석수 현황

- 더불어민주당 129석

- 자유한국당 108석

- 바른미래당 20석

- 새로운보수당 8석

- 대안신당 7석

- 민주평화당 4석

- 우리공화당 2석

- 민중당 1석

- 미래를 향한전진4.0 1석(이언주 의원)

안철수 전 대표 입장에서는 신당 창당에 드는 자금이나 소속 의원, 총선용 후보 번호 등을 고려하면 바른미래당에서 총선을 치르는 게 유리합니다.

안철수 최후통첩으로 쪼개지는 바른미래당

ⓒ연합뉴스

손학규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가 요구한 ▲안철수 비대위원장 ▲조기 전당대회 개최 ▲지도체제 재신임투표 등에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안 전 대표는 자신이 최후통첩으로 요구한 사안이 거부되면 독자적인 신당 창당에 나설 전망입니다. 이럴 경우 호남계 의원들의 합류는 불투명합니다.

바른미래당 소속 주승용 국회부의장은 호남계 회동 직후 “당이 분열한다면 이쪽(손학규 측)도 저쪽(안철수 측)도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대안신당이나 민주평화당 등 호남계 정당과의 통합으로 가겠다는 의도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새로운보수당과 자유한국당의 보수통합에 “관심이 없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바른미래당에서 안철수계 의원을 끌고 나오는 신당 창당이라는 선택밖에는 없습니다.

신당 창당-합당-분당으로 대표되는 ‘안철수식 정치’가 되풀이되는 걸까요?

직썰 필진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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