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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커피가 떨어졌을 때 절대로 읽으면 안 되는 만화 6편

  • 입력 2013.09.05 14:04
  • 수정 2013.09.05 14:10
  • 기자명 루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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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만화의 무기는 상상력이라고 한다. 흔한 이야기 구조라도 적당한 뻥을 겯들여 만든 특식같은 맛이 만화의 무기다. 하지만 그로는 모자라 다른 무기를 들고 오는 만화들이 있다. 일명 ‘소재만화’라고 일컬어지는 만화들은 발랄한 상상력의 세계에서 놀기보다 현실세계의 소재를 그리는 만화다. 현실성을 갖지만 만화의 상상력도 놓치지 않아 또다른 재미를 준다.

치밀한 조사와 자료수집은 필수이며 실존하는 단체나 인물을 다룰 때는 주의해야할 여러 제약들이 있다. 단독으로 취재하기 어려운 만화가보다는 편집기자의 지원이 탄탄한 일본에서 많이 나오는 편이며 그래서인지 작품보다는 상품에 가까운 특징이 있다.

소재만화가 다루는 소재는 요리가 주를 이루는데 대표작으로 <미스터 초밥왕>, <식객>, <신 중화일미(애니판: 요리왕 비룡)> 등이 있다. <미스터 초밥왕>은 신라호텔 직원 교육용 필독서로 채택될 정도로 뭇 어르신들의 호의를 얻어냈으며 <식객>의 위상이야 더 보탤 말이 없을 정도.

가끔 괴랄한 맛 묘사가 나오지만…


커피가 소재인 만화들은 소재만화에 속하는 작품들이 많지만 감성을 담기 좋은 소재인 탓에 에세이류의 작품도 있다. 커피가 소재만화 특유의 뻥(아래 그림 참조)을 치기엔 좀 뭣한 소재인 탓도 있겠지만. 찬공기 불어 커피가 더욱 향기로운 요즘, 향기와 더불어 읽을 만화들을 소개한다.

현직 소믈리에는 <신의 물방울> 디캔팅 장면을 보고 “이건 물엿이에요.”라고 단칼에 잘라 말했다


1. 오늘의 커피


한국의 니노미야 토모코, 기선 작가의 역작이다. 특이하게도 YES24에 연재되었으며 커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절대미각을 지닌 주인공 오난지와 극렬 에스프레소 주의자인 나기태가 벌이는 개그 배틀물(?). 전문가와 대중의 불협화음을 빗댄 듯한 캐릭터 구성에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나 각 에피소드의 완결성을 위해 다소 나이브한 전개를 일삼는 것이 단점. 하지만 기선 작가의 독특한 센스가 즐거움을 준다.

Trivia. 완결되지 않은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나온 여러 커피 만화중 소재와 시나리오가 가장 유기적으로 결합된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단행본의 만듦새도 훌륭하다.


2. 커피 한 잔 더

아마도 밥 딜런 노래에서 따온듯한 제목의 판화같은 그림체의 옴니버스 에세이. 호불호가 선명히 갈릴 그림이지만 섬세한 감성으로 꾸며낸 이야기가 재미를 준다. 다소 마니악한 표현(이를테면 쌍둥이 자매 얼굴에 점이 있는데 칼리타는 세 개, 멜리타는 한 개가 박혀있다던지)이나 묘사가 커피를 어느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더욱 기쁘게 읽을 수 있도록 해준다.

드리퍼계의 양대산맥, 칼리타와 메리타. 하나씩 가지고 있으면서 비교해보면 좋다. (사진=카페뮤제오)

Trivia. 역자가 가수 오지은이란 점이 생각외로 이슈가 되지 못해 아쉬운 감이 있다…


3. 카페 드림

교토 전통 찻집 ‘시바라키 다원’ 후계자지만 커피를 무척이나 좋아해 카페를 차리는 것이 꿈인 주인공 사스케가 커피 사랑을 전하는 만화. 커피 정보를 담으려다 과식했는지 시나리오가 클리셰로 점칠되어 있다. 여자친구가 커피숍 딸이라 녹차 보수주의자인 아버지가 꺼림칙하게 여긴다는 설정은 한국드라마를 보는 듯해 한숨이 절로 나올 지경. 다만 커피에 대한 정보가 알차고 다른 곳에서 얻지 못할 상식들이 많으므로 정보책이라 생각하면 마음은 편하다.

Trivia. 방해가 되는 인물에게 주인공의 커피를 먹이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공식이 설득력없이 남발되어 만화로써의 재미는 수준 이하.


4. 커피 시간


앙굴렘 오피셜셀렉션에 노미네이트된 무겁고 축축한 만화 <언더커런트(undercurrent)>의 작가 토요다 테츠야가 그린 옴니버스 단편집. 제목에 커피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것치곤 커피 얘기가 많지 않다. 중후한 대표작과는 달리 아기자기하고 유쾌한 이야기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Trivia. 주특기가 우울함인 작가라 그런지 무거운 에피소드가 돋보이며 단편인데도 묵직한 감정들이 알뜰하게 읽힌다.


5. 바리스타


정석 그대로의 커피를 소재로 한 요리만화. 이탈리아에서 커피를 공부하고 온 주인공이 일본에 와서 견습생으로 일하며 바리스타 대회에 나간다는, 어디서 읽은 것 같은 전개가 섞여 있다.

Trivia. 많은 정보 분야가 이탈리아의 시점으로 실려 있다는 점 신선한 재미를 준다.


6. 크레이지 커피 캣


게임해설가로 유명하지만 본업은 만화스토리작가인 엄재경과 출판만화시장에서 뼈가 굵은 최경아 작가의 부부합작. 네이버 웹툰에 연재되며 폭넓은 층의 인기를 끌었다. 마구 살던 인생을 정리하고 취업 준비생인 주인공 고(양)이라가 굴지의 커피회사 동남(…)식품에 합격하고 커피에 대해 배우며 순정만화답게 잘생긴 남자와 꼬이고 썸을 타며(…) 또 인기 연예인과도 꼬이고 썸을 탄다(…). 일반 웹툰과는 달리 대사량이 많아 스크롤이 시원시원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두터운 팬층을 얻는데 성공한 작품이다.

Trivia. 직접 로스팅을 할 정도로 커피에 대한 애정이 깊은 스토리작가답게 커피 정보가 꽉꽉 들어차 있다.


보너스 1. 제목에 커피가 들어있지만 그닥 상관없는, 하지만 재미있는 만화

커피우유신화-재미는 보장한다


보너스 2. 커피를 다루고 있지만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니까, 안 읽어도 되는 만화

용량도 아깝다.jpg


읽을거리가 있을 때 커피는 좋은 서포터가 된다. 한 잔 옆에 두면 입이 심심하지 않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보다 명민해진 기분이 들어 책장 넘기기를 수월해진다. 소개한 만화가 아니더라도 책을 들었을 땐 다른 손에 커피 한 잔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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