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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지도 저러지도…’ 황교안, 단식 그만두기 어려운 이유

  • 입력 2019.11.26 11:00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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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대표의 단식 텐트를 설치 중인 자유한국당 관계자들 ⓒ자유한국당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7일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11월 26일 기준)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3명 중 2명(67.3%)은 황 대표의 단식 투쟁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황 대표의 단식을 가리켜 ‘황제 단식’이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황 대표는 텐트 설치가 불가한 청와대 앞에서 비닐 천막을 치고 단식하다 25일부터 몽골 텐트를 세웠습니다.

청와대는 황 대표 측에 천막 철거를 요청했지만, 황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제1야당 대표가 엄동설한에 목숨을 건 단식 투쟁을 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화답은 없고 천막을 철거하라는 것이 과연 문재인 대통령의 뜻인지 알고 싶다”며 천막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청와대 인근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1인 시위 등을 합니다. 하지만 규정에 따라 그 누구도 천막을 세우지 못했습니다. 제1야당 대표라는 이유로 튼튼한 몽골 텐트를 설치해 그 안에서 단식을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납니다.

삭발에 이어 단식 투쟁에 돌입한 황교안 대표. 그가 단식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리더십 부재’ 당내 불만 단식으로 모면

▲ 황교안 대표의 단식 현장을 찾은 김세연 의원 ⓒ연합뉴스

황 대표가 단식하기 바로 전,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지도부 및 중진 의원의 총선 불출마 요구와 지지부진한 보수통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당 쇄신에 대한 요구가 계속해서 터져 나온 동시에 황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황 대표는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고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으로 보입니다.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자유한국당을 ‘좀비 정당’으로 일컬으며 완전한 해체를 요구했던 김세연 의원은 단식 중인 황 대표를 찾아 “불출마 발표를 할 때 미리 상의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관련 기사: 자유한국당 해체 요구 ‘김세연’ 누군가 보니)

줄곧 비판의 목소리를 내오던 김무성 의원과 홍준표 전 대표도 황 대표를 찾았습니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과 이완구 전 총리 등 보수 인사들도 황 대표를 방문했습니다.

황 대표가 단식하면서 당내 불만의 목소리가 어느 정도 사라졌습니다. 보수통합을 위한 외부 인사들도 황 대표에게 몰려들고 있습니다. 불안했던 리더십이 안정되는 듯한 모양새가 됐습니다. 단식으로 얻은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12월 3일까지 버텨야 한다

▲ 단식 중인 황교안 대표가 김도읍 비서실장의 부축을 받는 모습 ⓒ자유한국당

황 대표는 단식 현장을 찾은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사실 (단식의) 시작은 선거법 개정안 때문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단식의 최종 목적이 선거법 개정안 철회, 연동형 비례대표제 저지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입니다.

황 대표는 단식 등을 통해 오는 12월 3일 예정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선거법 개정안의 본회의 부의를 막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건강 상태입니다. 황 대표는 단식 5일 차에 접어들며 급격한 건강 악화를 호소했습니다. 현재는 단식 현장에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7일을 추가로 단식하는 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만약 황 대표가 패스트트랙 본회의 부의 전에 단식을 포기한다면?

단식이 흐지부지 끝난다면 리더십 부재에 대한 불만이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를 것입니다. 여기에 공수처 설치와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황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설 자리가 좁아질 것입니다.

결국, 황 대표가 살길은 12월 3일까지 단식을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황 대표의 단식을 끝까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직썰 필진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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