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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익 챙기기?’ 한국당 박순자가 국토위원장 못 잃는 이유

  • 입력 2019.07.10 11:07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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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내놓지 않겠다며 버티고 있자 당 지도부는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보통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전반기 2년, 후반기 2년이 임기입니다. 하지만 위원장을 하고 싶은 사람은 많고 자리는 한정돼 있다 보니 보통 당내 2명이 합의하에 1년씩 돌아가며 맡습니다.

2018년 7월 자유한국당 김성태 지도부는 국토위원장 자리에 전반기는 박순자 의원이, 후반기는 홍문표 의원이 앉히기로 조정했습니다. 이제 1년이 지났으니 홍문표 의원이 맡을 차례지만, 박순자 의원이 버티면서 위원장 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박순자 의원은 “국회법에선 상임위원장의 임기를 2년으로 정하고 있는데 저의 임기가 1년이라고 말한 분은 없었다”라며 국토위원장을 사임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둔 버티기? 신안산선과 국토위원장

국토교통위원회는 국회 상임위 중에서도 노른자라 불립니다. 대규모 도로, 철도 사업 등의 예산과 허가 등을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구 추진 사업을 통과시켜달라는 ‘쪽지 예산’ 이 가장 많이 오가는 이유입니다.

▲ 경기 지역 언론사들은 ‘신안산선 복선전철 사업’과 박순자 국토위원장을 연관해 보도했다. ⓒ경인매일 캡처

2018년 12월에 ‘신안산선 복선전철 사업’이 기획재정부 심사를 통과했습니다. 국토부는 총 사업비 3조 3,465억 원이 투입되는 ‘신안산선 복선전철 사업’을 2019년 하반기에 착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박순자 의원의 지역구는 ‘안산 단원구을’입니다. 신안산선 복선전철 사업은 박 의원의 지역구에서 환영받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만약 올해 하반기부터 공사가 시작되면 박순자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됩니다.

“신안산선 복선 전철 사업을 위해 10년 동안 의정활동에 노력해온 결과 금년 착공이 눈앞에 있음을 감안해 공평하게 조치해달라.” (박순자 의원)

그래서일까요? 박순자 의원은 6개월 더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남은 6개월은 홍문표 의원에게 양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내년 1월이면 이미 총선 준비로 사실상 식물 국회가 되기 때문에 위원장직이 의미가 없습니다.

현재 박순자 의원은 병원에 입원해 있으며 국토위 회의 때만 국회에 출석 중입니다.

24시간 국회 출입증을 받은 박순자 의원 아들

ⓒMBN 캡처

민간기업에서 대관·홍보 업무를 담당하는 박순자 의원의 아들은 올해 2월까지만 해도 박순자 의원실의 ‘입법보조원’으로 등록돼 있었습니다. 박순자 의원의 아들은 24시간 국회 출입이 가능한 출입증을 발급받아 작년부터 사용했습니다.

일반인들이 국회에 출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방문 목적을 적은 신청서와 신분증을 제시해 방문증을 받아야 출입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박순자 의원의 아들은 어머니가 국회의원이라 특혜를 받은 셈입니다.

이에 대해 박순자 의원은 “출입증 발급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 아들과 보좌진이 이야기해서 한 일 같다”며 “미리 꼼꼼히 챙기지 못한 제 불찰로 그 사실을 안 직후 출입증을 반납하도록 했다”고 해명했지만, 공적 기관인 국회를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관련 기사: “엄마가 국회의원” 박순자 의원 아들의 수상한 국회 출입증)

딸 결혼식, 축의금 줄만 50m

▲ 2009년 6월 8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박순자 의원 딸 결혼식 기사 ⓒ조선일보 캡처

2009년 6월 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었던 박순자 의원의 딸이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안산에서 결혼식을 치렀습니다. 당시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결혼식이 열렸던 한양대 안산캠퍼스 게스트하우스는 몰려든 하객들의 차량으로 주차난이 벌어질 정도였습니다.

결혼식 축하 화환은 건물을 감싸고 남았고 축의금을 내려는 사람들이 50m가량 줄을 서기도 했습니다. 이날 모인 하객만 1,000명은 넘었다고 합니다.

“화환이 외부로 이어진 것은 ‘당일 예식장이 대학 캠퍼스 내 세미나 목적의 장소’인 이유로 내부 공간이 협소했으며 실제 수용 규모 또한 200석 내외로 소규모였다. 당일 하객에게 제공된 음식 또한 뷔페, 스테이크 등의 호화로운 음식이 아닌 갈비탕 또는 국수에 불과하다.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여 검소하고 소박하게 치르기 위해 노력했다.” (박순자 의원 보도자료)

박순자 의원의 딸이 결혼하던 시기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정국이었습니다. 딸의 결혼식이라지만, 추모 분위기에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한 김형오 국회의장, 이상득 의원, 정몽준, 허태열, 공성진 최고위원 등 여권 핵심인사를 대거 초청해 여론의 비난을 사기도 했습니다.

박순자 싸구려 노동판에서 왔냐

▲ 2018년 12월 11일 박순자 국토교통위원장은 일방적으로 회의 시간을 변경했다면서 항의하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어디서 싸구려 노동판에서 왔나. 어디서 말을 함부로 하고 있어? 완장이라니!’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JTBC 캡처

2018년 12월 11일 오전 11시 KTX 사고 현안 보고를 위한 국토교통위원회 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시작 전부터 고성이 오갔습니다. 박순자 국토위원장이 회의 시간을 일방적으로 변경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윤관석 의원은 “간사끼리 회의 시간을 조정 중이었는데 위원장이 한국당 의견만 받아서 민주당·바른미래당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연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바른미래당 간사인 이혜훈 의원 역시 “회의 개최 얘기를 일절 듣지 못하고 언론을 통해 들었다. 의원들이 사보타주할 땐 위원장이 직권으로 열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절차를 지켜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여기가 깡패집단이야? 그만 하세요.”

“싸구려 노동판에서 왔나 어디서 말을 함부로 하고 있어? 완장이라니!”

박순자 의원은 “오늘 오후 3시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진다”며 회의 시간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박순자 위원장은 다른 당 위원들에게 ‘싸구려 노동판’ 등의 막말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박순자 의원은 여러 차례 국회의원직을 과도한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비록 불법은 아니지만, 국민들은 반감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상임위원장 자리를 ‘나눠 먹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선거를 위해서 6개월을 더 하겠다는 주장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직썰 필진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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