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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명예시민증 자랑한 황교안, 정작 부산만 가면 실언 연발

  • 입력 2019.06.20 15:07
  • 수정 2019.06.20 15:08
  • 기자명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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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6월 19일 부산을 방문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제가 부산 (명예)시민인 것을 알고 계시나”라며 “공직 생활을 하며 지방을 많이 다녔는데 두 번 근무한 지역은 부산밖에 없다. 두 번째 근무할 때 부산에서 명예시민을 줬다”며 부산과의 인연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황 대표가 부산 명예시민증은 받은 건 2003년 부산동부지방검찰청 차장검사, 2011년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근무했던 이력 때문입니다.

이날 그는 부산상공회의소 조찬간담회에서 “자신이 근무하던 당시에 이 사회를 이끌어 가는 여러 리더분들과 많은 소통을 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많은 사람은 황 대표가 부산에서 한 부적절한 발언들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황교안 “부산 여자 드세다”

▲ 2004년 당시 황교안 부산동부지청 차장검사는 기독교계 기자간담회에서 “부산 여자 드세다”라고 발언했다. ⓒ한국기독신문 화면 캡처

부산동부지청 차장검사로 근무하던 2004년, 황 대표는 부산 시내의 한 식당에서 기독교계 기자간담회에 참석합니다. 당시 황 대표는 ‘아가페’라는 기독교단체 부산지부 본부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날 황 대표는 “전국 어느 곳보다 부산 지역에 홀리클럽 활동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며 그 이유로 “부산은 전국에서 뺑소니와 부인을 구타하는 폭행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인데 이 모든 원인은 술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 기자가 ‘뺑소니는 그렇다 치고 부인 구타가 전부 술 때문은 아닐 것 같다’고 묻자 황 대표는 “부산 여자들이 드센 이유도 있다. 반면 남자들은 말싸움이 안 되니까 손이 먼저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황 대표의 말을 종합해보면 부산은 술로 인한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라 자신과 같은 기독교인들이 교화에 힘써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가장 문제가 된 발언은 “부산 여자가 드세다”였습니다. 이는 부산 지역 가정 폭력의 원인 중 하나로 여성들의 성격을 꼽은 편협한 시각 때문입니다.

당시 황 대표의 발언은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도 지적받은 바 있습니다. 현재 성남시장인 은수미 당시 새정치연합 의원은 “부산 여자가 드세다”는 발언에 대해 “올해(2015년) 7월부터 총리는 양성평등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장이 되는데 여성 비하 발언을 한 분이 양성평등위원장을 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황 대표는 결국 “불필요한 얘기까지 했다”며 사과했습니다.

부산 경제가 문재인 때문에 나빠졌다?

▲ 해운대 엘시티 개발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뇌물 수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 ⓒKBS뉴스 캡처

19일 황 대표는 민생투쟁 대장정을 하며 시민들에게 ‘부산 경제가 다 무너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제가 10년 전에 떠날 때만 해도 ‘다른 지역보다는 부산이 그래도 튼튼하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부산에) 내려오기 전 경제 통계들을 뽑아보니 부산 경제가 크게 무너지고 있단 걸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부산 경제가 망가진 가장 중요한 원인은 이 정부의 경제 실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 근거로 부산 지역의 건설 수주가 이전에 비해 61.2% 감소했다는 통계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현 정부 탓으로 돌리는 건 무리가 있습니다.

부산 지역에는 대기업이 없습니다. 이전 민선 시장들은 장기적인 일자리를 만들기보다는 부동산 붐을 인위적으로 만들겠다며 개발에 집중해왔습니다. 해운대, 광안리 근처에는 초고층 호화 아파트들이 들어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역 토호 세력과 건설업자, 관이 결탁해 비리를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해운대 엘시티 게이트’입니다. (관련 기사: 엘시티 게이트 ‘황교안-서병수를 수사해야 하는 이유)

▲ 2015년 부산 경제 관련 기사 ⓒ파이낸셜뉴스 캡처

황 대표는 문재인 정부 때문에 부산 경제가 망가졌다고 주장합니다만, 2015년 부산상공회의소 자료를 보면 부산 경제는 이미 2008년부터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부산 경제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확보하지 못하고 토건 사업으로만 지탱해왔습니다. 그러다 부동산 거품이 빠졌고 부산 경제 역시 타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황 대표의 말과 달리 오히려 자유한국당은 ‘부산 경제가 망가졌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지난 20년 넘게 부산은 자유한국당 계 인사들이 요직을 도맡아왔습니다. 시장도, 국회의원도, 시의원도 모두 자유한국당이었습니다. 해당 인사들의 결정으로 부산은 개발에 치중한 사업을 진행해왔고 현 상황에 이르게 됐습니다.

‘경알못’ 황교안이 ‘경제 대안정당’ 대표?

▲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황 대표 ⓒ연합뉴스

[‘경제를 잘지 못한다’(경알못)고 지적받은 황 대표의 발언들]

“(공시가격 상승으로) 여기 계신 분 모두가 올해 ‘세금 폭탄’ 맞는 것은 아닌지 많이 걱정하고 계신 것.” (5월 14일, 수원 광교 임대아파트 주민 간담회)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상한제 때문에 (제화업이) 쇠퇴했다.” (6월 14일, 성수동 수제화거리 방문)

“외국인을 (내국인과) 산술적으로 똑같이 임금수준을 유지해줘야 한다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6월 19일 부산상공회의소 조찬간담회)

황 대표는 부산 중소기업 대표들과 만난 간담회에서 “외국인은 그동안 우리나라에 기여해 온 바가 없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똑같이 임금수준을 유지해줘야 한다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습니다. 심지어 이에 대해 “법 개정을 통해 당에서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황 대표의 발언은 분명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 발언입니다. 또한, ‘국적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는 국내 근로기준법 제6조와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제11호에 반하는 발언입니다. 황 대표의 말처럼 자유한국당이 내국인·외국인 임금 차등을 법제화하면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할 여지도 있습니다. (관련 기사: “외국인, 한국에 기여 없다”며 임금 차등 주장한 황교안)

무엇보다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이 낮아지게 되면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내국인 노동자보다 외국인 노동자로 일자리를 채우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국내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게 됩니다.

황 대표는 지난 5월 14일 수원 광교 임대아파트 주민 간담회에서 “(공시가격 상승으로) 여기 계신 분 모두가 올해 ‘세금 폭탄’ 맞는 것은 아닌지 많이 걱정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무주택 세입자들로 부동산세 인상 대상이 아닙니다.

황 대표는 6월 14일 서울 성수동 수제화 거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최저 임금과 근로시간 상한제 때문에 (제화업이) 쇠퇴했다”고 말했습니다. 제화공은 특수고용직으로 자영업자로 분류됩니다. 때문에 최저 임금과 근로시간 상한제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앞서 6월 4일 황 대표는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를 출범하며 자유한국당이 경제 대안정당이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연일 터지는 그의 ‘경알못’ 발언을 보면 경제 대안정당의 대표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직썰 필진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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