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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 지키기’ 작심 비판한 임은정 검사

  • 입력 2019.05.17 17:50
  • 수정 2019.05.17 18:07
  • 기자명 직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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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 ©연합뉴스

문무일 검찰총장의 ‘윗옷 흔들기’에 청주지검 임은정 부장검사가 전면으로 반발했다.

5월 16일 문무일 검찰총장은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도중 기자들이 검찰의 중립성에 대해 질문하자 양복 윗옷을 벗어 흔들었다. 문 검찰총장은 윗옷을 흔들며 “옷이 흔들리고 있다. 그런데 흔드는 것은 어디인가”라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옷을 보고 말하면 안 된다”, “흔들리는 것이 어느 부분에서 시작되는지를 잘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이야기할 때 검찰보다는 이를 실제로 흔드는 세력을 문제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동시에 문 총장은 “세력이 자기에게 유리한 (사법적) 결론을 얻으려는 걸 비난하면 안 된다. 헌법에 보장돼 있으며 당연하다. 어느 부분에서 흔들리는 게 시작되는지를 잘 보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이를 정치 권력 외압에 수사가 영향받았을 때 책임을 묻는 것보다 외압의 발생 지점부터 그런 일이 없도록 제도를 갖춰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임은정 부장검사 페이스북 캡처

문 총장의 행동에 청주지검 충주지청 임은정 부장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문 총장의 ‘옷 흔들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거악을 척결하라고 막중한 권한을 부여하며 신분도 보장하고 명예와 높은 직위도 보장한 건데 누릴 거 다 누리고 거악에 영합하여 호의호식하다가 기득권을 빼앗길 위기에 이르러 ‘거악이 흔들면 흔들려요’라 변명하면 너무 초라하지 않습니까?”라며 문 총장의 발언을 지적했다. 이어 “총장님이 옷을 벗어 흔들며 ‘옷이 흔들린다. 그러나 흔드는 건 어딘가?’라 말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실소가 터졌다”라며 “검찰이 영혼 없는 옷이라고 자백하는 걸까요?”라고 덧붙였다.

한편, 임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게시판에서 한 검사와 나눈 이야기를 함께 적으며, “지금도 이명박의 검찰, 박근혜의 검찰, 우병우 라인에 섰던 사람들이 신분세탁에 목을 맨다”라며 “그때 그놈들이 그대로 있는데 무슨 정의로운 검찰이에요. 대통령이 바뀌었을 뿐”이라 말하며 검찰 조직을 비판했다. 더불어 그는 “우리가 정치검찰화된 걸 남탓하는 걸 흔히 보았습니다”라며 “독립은 누가 시켜주는 게 아니고 스스로 쟁취하는 겁니다. 부탁하지 마세요. 그러면 흔들려요”라고 적었다.

임 부장검사는 마지막으로 “검찰이 문제라 생각하는 사람은 검찰에 남아 검찰을 바로 세우고, 정치권이 문제라 생각하는 사람은 검찰이 아닌 정치권으로 가 검찰을 흔들지 않으면, 나라와 검찰이 다 바로 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라고 적으며 검찰의 자정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달 19일 김수남 전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검 차장, 황쳘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 등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그는 고발장에서 김 전 총장 등이 2016년 당시 부산지검 소속 검사가 사건처리 과정에서 민원인이 낸 고소장을 위조했음을 적발하고도 징계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임 부장검사를 5월 31일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직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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