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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품평, 강제 스킨십’ 줄줄이 쏟아지는 교대 성희롱 제보

  • 입력 2019.03.22 16:26
  • 기자명 직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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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피디아

예비 선생님을 양성해야 할 교대에서 ‘성희롱’ 관련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성희롱 의혹이 가장 먼저 나온 곳은 서울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다. 이들은 ‘남자대면식’이라는 모임을 통해 새내기 여성 학생들의 개인정보와 사진 등을 모은 자료를 선배 혹은 졸업생에게 PPT로 만들어 제공했다. 이들은 이 PPT를 돌려보고 소위 말하는 ‘얼평(얼굴 평가)’ 등 지속적으로 성희롱을 한 사실이 드러나 피해자 및 학과 학생들에게 사과했다. (관련 기사: 여자 신입생 ‘얼굴평가’ PPT 만들어 돌려본 서울교대 학생들)

국어교육과에 이어 서울교대 초등교육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한겨레에 따르면 3월 21일 저녁 서울 교대 교내에는 ‘서울교대 초등교육과 남자대면식 사태 규탄문’이라는 대자보가 걸렸다. 초등교육과 13~17학번 여성 109명 중 89명이 동의한 대자보다.

이 대자보에 따르면 국어교육과와 마찬가지로 초등교육과에도 ‘남자대면식’이 있었다. 초등교육과 남학생들은 남자 신입생을 한 명씩 불러 신입생 혹은 재학생 중 ‘마음에 드는 사람’을 세 명 꼽게 했다. 여성 학생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화면에는 얼굴이 띄워졌고 선배들은 “안 귀여우니까 술 마셔”, “얜 성괴잖아” 식으로 외모 품평을 일삼았다. 국어교육과 때와 같이, 이 또한 초등교육과의 전통이었다.

©경인교육대학교 대나무숲

이뿐만이 아니다. 경인교육대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21일 페이스북 경인교육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경인교대 체육교육과 15학번 남학생이 모인 단톡방에서 여성 학생들을 성희롱하고 욕설을 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카카오톡 캡처의 내용을 보면 이들은 ‘휴가 때마다 XX(학생 이름)랑 XX(성관계)하면서 군대 한 번 더 vs 대학 내내 XXX(성관계 안 하기)’라는 식의 말이나 특정 학생의 외모를 품평하거나 성희롱하는 말을 주고받았다. 여자친구와 싸웠다는 한 학생의 말에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 여성을 조롱할 때 주로 쓰던 ‘삼일한(여자는 삼 일에 한 대씩 때려야 한다)’이란 용어로 대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구교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처

지난 19일에는 EBS 뉴스를 통해 대구와 청주 등의 교대에서도 유사한 사태가 벌어졌음이 알려졌다. 대구교대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남자 선배들과 남자 동기가 ‘X파일’이라는 이름으로 여학생 얼굴 순위를 매겼다”라고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또한, 신입생 환영회에서 남자 선배 손에 뽀뽀해야 하는 게임을 강제로 해야만 했으며 ‘빼빼로 게임’ 또한 거부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청주교육대학교의 한 남학생은 자신이 신입생 때 선배들이 “여학생 선배 중 가장 예쁜 사람 3명을 말해보라”라는 질문을 꾸준히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에 대답하면 동기생의 품평이 이어졌다고 한다.

여러 교대에서 성추행이나 성희롱 관련 이야기가 쏟아지자 각 학교는 자체적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예비 초등교사나 이미 교사가 일하고 있는 이들이 성희롱을 일삼은 만큼, 일회성 사과로는 부족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일부는 가해자들의 실명을 공개한 사과문이나 대학이나 교육청 수준의 징계 처분을 요구했다.

대부분 교대는 남성보다 확연히 여성이 많은 구조다. 그 안에서 꾸준히 성희롱이 이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현직 초등학교는 EBS 인터뷰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면) 제가 남성연대 속에서 나가야 하는 건데, 그 모임을 혼자서 나가는 게 쉽지가 않죠. 교사가 되면 다 선후배 사이로 만나게 되거든요”라고 밝혔다.

직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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