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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포항 지진으로 돌아온 MB의 지질발전소 사업

  • 입력 2019.03.21 14:27
  • 기자명 직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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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한국은 1978년부터 지진을 과학적으로 측정해왔다. 이중 가장 큰 지진은 규모 5.8로 2016년 발생한 경주 지진이다. 두 번째는 2017년 11월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 지진이다. 지난 3월 20일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은 포항 지진의 원인이 지열발전소 때문이라고 밝혔다. 포항 지진은 세계적으로도 예외적인 사례다. 지금까지 지열발전이 원인으로 꼽힌 지진의 규모는 전부 4.0 미만이었기 때문이다.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은 포항 지진이 인공 지진이라는 근거로 당시 지하에서 지진이 발생한 위치, 진원 깊이와 지열발전소에서 지하에 물을 주입한 구멍 깊이가 일치한다는 점을 꼽았다. 포항 지열발전소는 2015년 1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지하층을 시추했다. 물 주입과 배출 과정에서 63회의 유발 지진이 발생했다. 연구단장 이강근 대한지질학회장은 “땅 위에서 주입한 수백t의 물에 의해 발생한 높은 압력이 단층면에 소규모 미소(微小) 지진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대형 지진이 촉발됐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포항 지열발전소는 이명박 정권의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 중 하나였다. 사업자로는 ㈜넥스지오가 선정됐고, 2011년 4월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가 지열발전소 부지로 정해졌다. 포항시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넥스지오는 지질자원연구원과 연합해 국내 최초로 지열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를 세웠다.

본격적으로 물을 주입한 건 2016년 11월부터다. 지열발전소가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2016년 말 시험 가동을 시작하며 주기적으로 수백t의 물을 땅속에 주입했다. 2016년 12월 15일부터 7일간 지하 4km의 구멍에 총 3,681t의 물을 주입했다. 이후 23일 포항 북구에서 규모 2.2 지진이 발생했다. 물 주입을 재개한 이후에도 비슷한 곳에서 지진이 관측됐다. 물 주입을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한 2017년 3월 16일에도 같은 곳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다.

포항 지진 이재민의 임시구호소 ©연합뉴스

이후 2017년 11월 15일에 규모 5.4의 큰 지진이 일어났다. 당시 피해는 부상 92명, 이재민 1,797명에 재산피해는 672억 원에 다다른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인 양동마을의 고택이 일부 파괴되기도 했다. 이 정도의 피해를 준 재앙이 인위적으로 발생한 만큼 포항 지열발전소의 건립과 운영에 관련된 기관들이 책임을 맡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발전소 설립과 운영에 어떤 업체가 참여했는지, 용역은 어느 회사가 담당했는지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시 정부와 넥스지오는 미소 지진에 대한 관리방안과 보고서 결과를 은폐했다. 원인을 감춘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포항 지진 당시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에 책임을 묻고 있다. 지진 가능성에 대한 사전검토 없이 수백억 원을 투입한 배경과 과정을 밝혀야 한다는 게 그들의 의견이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 포스코, 한국수력원자력 등 정부 기관과 민간기업이 동원된 점 역시 의혹으로 꼽았다.

©연합뉴스

현 정부는 포항 지열발전소를 영구 중단하기로 발표했다. 하지만 포항 지진 이재민들은 아직도 이재민 임시구호소의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작년 2월 이주 대책을 세워달라고 집회를 열기도 했다.

직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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