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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손님이 돈 적게 냈다”는 ‘커피 프렌즈’ 기부금 논란

  • 입력 2019.02.20 11:23
  • 기자명 버락킴너의길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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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면 얼마를 냈을까?'

tvN <커피 프렌즈>를 보면서 수없이 들었던 물음이다. 유연석이 만든 흑돼지 토마토스튜와 귤카야잼이 듬뿍 발라진 프렌치토스트를 먹고 얼마를 내는 게 적당할까? 손호준이 손수 내려준 고소한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고 얼마를 계산하는 게 적당할까? 최지우가 갈아준 100% 감귤 주스의 적정가는 얼마일까? '알바생' 백종원이 특별 제작한 딱감바스 파스타에 얼마를 지불해야 '잘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커피 프렌즈>는 쉽고 간단한 방식으로 즐기며 기부하는 문화를 일컫는 '퍼네이션(Funation)'을 담아내는 프로그램이다. 많은 사람을 기부의 장으로 이끌어 참여의 기쁨을 나눠주는 한마디로 '착한' 예능이다. 시청률도 6.135%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얄궂다는 생각도 든다. 왜냐하면 (가장 중요한) '가격'이 없기 때문이다.

흑돼지 토마토스튜 얼마, 프렌치토스트 얼마, 감귤 주스 얼마, 이런 식으로 각각의 메뉴에 가격표를 달아놨다면 고민이 없었을 것이다. 손님들은 적혀 있는 가격만큼만 지불하고 집으로 돌아가면 그만이다. 그런데 <커피 프렌즈>의 메뉴판에는 가격이 없다. 굳이 규칙이 있다면 '내고 싶은 만큼' 내는 것이다.

당장 돈을 생각할 필요가 없으니 주문도 쉽다.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으니 일단 시켜보는 것이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다는 반응이다. 출연자들이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문제는 식사 후에 벌어진다. 이제 슬슬 고민이 시작된다. '우리 얼마 내야 하지?'

정해진 '답'은 없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비슷한 종류의) 요리와 프랜차이즈 커피의 값을 생각하면 대략적인 틀은 나온다. 거기에 수익을 좋은 일에 사용한다니 생각했던 금액보다는 조금 더 내야 하지 않을까? 물론 그 판단은 오로지 고객의 몫이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그리 이론적으로 흘러가진 않는 모양이다. <커피 프렌즈>의 '매출액(기부금)'을 둘러싼 논란이 제법 시끄럽다.

지난 2월 15일 방송된 <커피 프렌즈> 여섯 번째 영업의 총매출액은 2,081,500원이었다.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래 최고 기록이었다. 이 금액을 확인하고 출연자들은 토끼 눈을 하며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물론 충분히 큰 금액이긴 하다. 그러나 출연자들이 점심부터 저녁까지 쉴 새 없이 일한 노력과 카페의 높은 퀄리티에 비하면 왠지 모르게 소소해 보인다.

일부 시청자들은 몇몇 손님들이 굉장히 '짠' 금액을 내고 간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여러 잔의 음료와 여러 개의 음식을 시켜놓고 2~3만 원을 내고 나가는 장면도 여러 차례 눈에 띄었다. 물론 정확한 데이터가 공개된 게 아니라 확인할 방법은 없다. 그와는 별개로 제주도의 물가, 재룟값 등을 고려하면 만족스러운 액수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제작진은 "금액을 떠나 기부가 편하고 즐거울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한 취지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카페를 찾아주신 손님들은 이 취지에 기꺼이 동참해주신 고마운 분들이다. 앞으로 손님들과 <커피프렌즈>를 재미있게 보고 계신 시청자분들로부터 나눔을 생활화하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액수보다 기부 문화의 정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액수에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우리의 기부 문화를 돌아보는 좋은 계기로 삼을 수는 있을 것이다. 아직 첫걸음일 뿐이다. <커피 프렌즈>는 더욱 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기부의 생활화를 추구한다. <커피 프렌즈>의 담대한 걸음이 기부 문화를 환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직썰 필진 버락킴너의길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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